[헤럴드POP=이금준 기자] 메르스가 한 달째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방역당국은 한 고비를 넘겼다고 발표했지만, 그 여파는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공연 업계는 지난해 세월호 사고에 이어 올해 메르스라는 연속 폭탄을 맞고 위기에 봉착해 있다.
당장 예정된 공연들은 메르스로 인해 티켓 판매부터 적신호가 켜졌다. 실제로 예정된 공연들은 줄줄이 취소되고 있으며, 공연을 강행한다고 해도 관객들은 물론 아티스트와 스태프들도 불안감을 숨길 수 없는 상황이라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한정된 공간에 다수의 관객이 들어차는 공연장의 특성상 바이러스 전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 지난 주말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동방신기 콘서트에는 대형 방역기와 열화상탐지카메라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문세는 지난 5일 공연을 5시간 앞두고 취소라는 강수를 내렸다. 사태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긴급히 이러한 결단을 내렸고 공연은 결국 11월로 미뤄졌다. 정기고와 매드클라운도 공연을 며칠 앞두고 취소했으며 김장훈도 관객들의 건강을 이유로 공연을 열지 않았다. 정동하는 지난 14일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관객을 만나려고 했다가 8월 23일로 연기를 결정했으며, 남성 4인조 하이포(HIGH4)는 오는 21일 멕시코 단독 공연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전인권 밴드도 전국 투어 콘서트 제주도 공연을 열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행사업체 관계자는 최근 헤럴드POP과 만나 “메르스 때문에 각종 공연들이 취소되면서 다들 한숨만 내쉬고 있다. 업계 전체에 메르스 비상이 걸렸다”고 한탄했다.
그는 “공연 업계에서는 날씨가 따뜻해지는 5월부터 10월까지 성수기로 친다. 특히 대학들이 종강을 맞는 6월말 소위 말하는 ‘대목’ 기간이다. 이때 벌어들인 수익으로 겨울을 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메르스로 인해 수입이 대폭 감소하고 말았다”고 심각한 상황을 설명했다.
하루벌이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고. 이 관계자는 “공연 업계라는 것이 일반 회사처럼 월급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다. 행사가 주요 수입인데 메르스로 인해 줄줄이 취소돼 먹고 사는 걱정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을 치르는 대관 업체들의 사정도 막막하다. 그는 “공연장을 가진 사람들은 그나마 비교적 사정이 낫다. 공연장을 임대해 대관 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속은 정말 타들어가고 있다. 아예 사업을 정리하고 업계를 떠날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를 향한 불만도 터져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사스나 신종 플루 때도 이렇게까지 업계 전체가 얼어붙지 않았다. 메르스 발병 초기에 정부가 제대로 대처했더라면 이렇게까지 힘든 상황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끝으로 “지난해 세월호 애도 분위기 속에서 침체를 겪었던 공연 업계가 메르스 공포로 인해 다시 한 번 얼어붙었다.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아 답답한데 메르스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제발 하루 빨리 메르스 확산이 멈췄으면 좋겠다”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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