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빈 틈 없는 대본, 배우들의 호연, 감각적인 연출. 이 삼박자가 딱 맞아 떨어지면 흔히 ‘명품 드라마’라 부른다. 여기에 하늘만이 내린다는 시청률까지 선물로 받으면 금상첨화다. 그런 점에서 종영까지 4회를 앞둔 KBS2 수목드라마 ‘어셈블리’는 누가 봐도 인정하는 명품 드라마다. 게시판은 매번 호평 일색에 선플 달기로 들끓고 있다. 단지 ‘시청률 보너스’를 덤으로 받지 못해 6% 머물고 있다. 이 이유만으로 다수에 의해 ‘그들만의 잔치’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오롯이 빛나는 ‘명품 배우’가 있다. 바로 데뷔 21년을 맞이한 송윤아다. 사실 ‘어셈블리’에 출연 중인 배우들은 누구 하나 허투루 뽑힌 이가 없을 정도로 저마다 제 역할을 하고 있다. 방영 전부터 ‘환상의 조합’이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았을 정도로 연기파 배우들만 모아놨다. 데뷔 20년만에 드라마에 도전한 배우 정재영의 호연은 극 전체를 이끄는 핵심 인물로서 든든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연기의 달인’ 박영규, 장현성, 김서형, 정희태, 성지루의 맛깔 나는 연기는 국회에서 몸담은 경험이 있나 할 정도로 장면마다 살아있다. 이 중에서 송윤아의 연기가 빛난다는 평가를 받는 건 이들 ‘명품 연기’의 지지대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투명한 정치를 하는 진상필(정재영)의 속 깊은 조력자로서 물 흐르듯 조용히 전진한다. 완벽한 성격을 가진 여자답게 사사건건 트집을 잡기도 한다. 그러다가 결정적 순간 톡 쏘는 연기를 쏟아낸다. 특히 지난 3일 16회 방송에서는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는 백도현(장현성)의 비열한 수작에 맞서며 “남의 약점이나 수집하러 다니는 저질 정치인이 돼 버렸다는 것이죠”라고 쏘아 붙었다. 이는 극중 백도현 뿐만 아니라 현실 속 썩은 정치인들을 향해 날리는 강력한 한 방과도 같은 울림이 돼 시민의 대변자가 되기도 했다.
송윤아는 다작을 하는 배우가 아니다. 지난 2008년 SBS ‘온에어’ 이후 6년간 절치부심하면서 선택한 작품이 MBC ‘마마’였다. 몇 년에 한 작품 할까 말까한 그가 ‘마마’를 끝내고 바로 ‘어셈블리’를 택했다. 폭발적인 성원과 높은 시청률까지 안겨준 ‘마마’ 덕분에 최고의 스태프와 함께하고 싶은 열망을 감추지 않았다. 무엇보다 대본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지난해 정통 사극에 숨을 불어넣어준 명품 각본 ‘정도전’을 쓴 정현민 작가의 차기작으로 10년간 국회의원 보좌관 생활을 했기에 ‘날 것’의 국회 이야기가 생동감 있게 풀어질게 뻔했다. 여기에 연기파 배우들의 대거 합류로 천군마마를 얻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어셈블리’에서 송윤아의 연기가 반짝거리는 또 다른 이유는 매번 다른 연기로 깊이 있는 변화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셈블리’ 속 송윤아는 전작 ‘마마’와 다른 연기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마마’에서 맡은 한승희 역은 인생의 시간이 정해진 시한부인 데다 금쪽같은 아이를 둔 엄마였다. 극한의 인물이기에 밑바닥 앙금까지 분출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였다. 매회 눈물을 쏟아 극한의 연기를 보여줘야 했다.
‘어셈블리’ 캐스팅 소식이 들렸을 때에도 전작과 비슷할 거라는 예측이 들었다. 요행을 모르고 고집이 강한 최인경이라는 캐릭터 설명만 봐도 그랬다. 감정을 쏟아내기에 바쁜 캐릭터가 아닐까 싶었기 때문.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송윤아는 고요한 울림이 주는 진한 연기의 힘을 믿는 듯 날카로운 말투 속에 묵직한 한 방을 실어 날린다. 정치라는 무거운 주제를 뾰족한 대사로 쑤시는 정 작가의 마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은 4회까지 송윤아의 연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은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