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유진 인턴기자]나영석 PD의 '승기 사랑'은 이번에도 옳았다. 그는 과거 '1박 2일' 멤버 중 유일한 '무결점' 멤버 이승기를 필두로 '신서유기'를 제작해 새로운 예능 플랫폼 '웹예능'의 시대를 성공적으로 열었다.
지난 2007년 예능 훈풍을 몰고 온 '1박 2일' 이후 '꽃보다 누나'로 대박 행진을 이어가며 둘의 조합이 흥행을 넘어 '대박' 보증수표임이 입증된 가운데 나영석은 '신서유기'를 통해 또 한번 증명해냈다.
나영석은 '1박 2일' 초반 하차한 노홍철을 대신해 어린 가수 이승기를 투입했다. 당시 이승기는 2004년 '내 여자라니까'로 데뷔 후 '하기 힘든 말' '삭제' 등 발라드계 '엄친아'로 불리며 가수로서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당시 나영석은 이승기의 '1박 2일' 합류 이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승기의 실제 모습은 그간 귀공자 이미지와 다소 다르다.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엉뚱한 경우가 많다"며 예능 초짜 이승기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나영석의 말대로 이후 방송에서 드러난 이승기의 완벽하지 않은 모습은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이승기는 틈만 나면 히트곡을 열창하거나 신곡을 홍보하는 행동으로 엉뚱함을 드러냈다. 또 강호동을 무서워하면서도 잔머리를 굴려 할 말은 다 하는 당돌함을 보여 잔잔한 웃음을 선사했다.
나영석은 이승기의 부족한 모습에 초점을 맞춰 캐릭터를 부여했고 이승기는 '허당 승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결국 이승기의 '1박 2일' 출연은 운 좋게 자신의 이미지를 확립하게 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승기는 이후 '황태자' '귀공자' '엄친아' 등의 수식어와는 정반대인 '허당'의 이미지를 내세워 승승장구했다.
나영석은 2013년 '꽃보다 누나'에서 이승기와 재회했다. 나영석은 앞서 '꽃보다 할배'에서 '국민 짐꾼' 타이틀을 얻으며 큰 사랑을 받았던 배우 이서진의 바통을 이승기에게 넘겼다. 나영석은 이전 시리즈에서 신중하고 노련한 모습으로 활약했던 이서진과는 확연히 다른 캐릭터를 원했다. 그는 풋풋한 연하남과 허당의 이미지를 가진 이승기가 적합하다고 판단, '1박 2일' 이후 예능 휴식기를 가지고 있던 이승기를 불렀다.
아니나 다를까 이승기는 중년 여배우들을 상대로 든든한 가이드 역할을 하면서도 기존의 허당스러운 모습을 드러내 잠자던 예능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제작진들로부터 "짐꾼이 아니라 짐 아니냐"라는 놀림을 당하며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고 성공적으로 프로그램을 마쳐 나영석의 판단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이렇듯 쉴 틈 없이 나영석과 호흡을 맞춰온 이승기는 최근 공개된 '신서유기'에서 한층 더 노련해진 입담과 예능감을 뽐내며 '문제아' 형들을 리드했다. 우려 속에서 출발한 만큼 멤버들의 긴장도 더했을 터.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는 형들과 달리 이승기는 물 만난 고기 마냥 쉴 새 없이 끼를 부렸다. 이승기는 논란 이후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수근을 향해 '상암동 배팅남'이라고 칭하며 그의 오점을 가감 없이 드러냈고 은지원에게는 '여의도 이혼남'이라고 부르는 등 이전에 없던 독설 섞인 입담으로 큰 웃음을 선사했다.
그의 과감함은 '감을 잃었다'는 평으로 위축된 강호동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쳤다. '관찰 예능' 형태에 적응이 덜 된 강호동의 어설픈 진행이 나름대로의 재미를 이끌어낸 가운데 이러한 강호동의 모습을 놀리듯 거침없이 토크를 이어가는 이승기의 모습은 과거 '1박 2일' 시절의 모습과 대조되며 새삼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이승기는 "나영석과 일할 때마다 신분이 낮아진다. 이제는 거의 추노 꼴"이라며 불만을 표하면서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영석과 오랜 기간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의리와 믿음, 그리고 실력"이라고 답하며 애정 어린 존경심을 드러냈다.
나영석이 이승기의 '엄친아' 껍질을 벗기고 '허당'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이승기는 훌륭한 예능인으로 자라 나영석의 든든한 예능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모범생 발라드 가수 이승기의 알맹이를 한눈에 알아보고 8년간 이끌어 온 나영석의 '승기 사랑'은 처음부터 옳았고 앞으로도 옳을 예정이다. 두 사람의 끈끈한 의리와 신뢰는 앞으로도 시청자들의 웃음으로 이어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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