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대한민국 엄마’로 수십 년을 살아오며 국민을 울린 배우 고두심의 연기 원천은 10여년 전 고인이 된 엄마에게서 나온 것이었다. 고두심의 애틋한 엄마 이야기에 배우들도 눈물을 쏟았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한 음식점에서 열린 KBS2 주말극 ‘부탁해요 엄마’ 기자간담회에서 고두심은 극중 캐릭터에 대해 설명하던 중 과거 엄마와 얽힌 이야기를 들려줬다. “우리 엄마를 생각하면 소가 연상이 돼 마음이 아프다. 나이가 든 뒤에 엄마한테 가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엄마 손을 잡고 바닷가에 가서 ‘엄마가 너무 좋다’ 했다. 내가 부모가 되어 보니 (엄마의 위치와 역할이) 정말 힘들더라. 그랬더니 엄마가 ‘엄마 역할이 힘들면 내 딸로 살아라’ 하면서 손에 힘을 주시더라. 엄마가 내게 줬던 힘을 생각하며 지금까지 연기하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고두심은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치마폭이 넓다.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게 엄마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부탁해요 엄마’를 본 지인들이 ‘일찍 들어와. 오이 냉국 해놓을게’ 장면이 짠했다고 하더라. 나도 마음이 그랬다. 그게 아마도 엄마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고두심이 울먹거리면서 이야기를 하자 옆에 앉았던 배우 이미숙과 유진도 눈물을 쏟았다. 고두심의 진한 울림에 기자들까지 훌쩍거렸다.
고두심은 담담한 목소리로 “이 작품 끝날 때까지 엄마의 모습을 깊숙이 그리지 않고, 이 마음 그대로 엄마 역할을 해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고두심과 각별한 인연을 쌓아가고 있는 이미숙은 “아까 눈물이 난 건 내 엄마에 대한 기억 때문에 그랬던 게 아니다. 두심 언니와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을 잘 알고 있다. 가끔 언니에게 엄마하고 함께했던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참 효녀구나’ 생각이 든다. 언니 이야기를 듣고 한 편의 영화 같아서 눈물이 났다”라고 털어놨다.
실제로도 중학생 자녀 둘을 둔 이미숙은 현실에서 엄마 역할이 참 힘들다고 고백했다. “엄마의 삶이 고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점점 두 아이들에게 해줘야 할 것들이 많더라. 엄마는 보통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요즘 같은 세상에 어떻게 하면 좋은 성품을 지닌 아이들로 키울 수 있을까 고민을 하는데 그것을 생각하는 것도 힘들다. 고두심 언니와는 연기를 하면서 배우는 것들이 너무 많다. ‘정말 엄마의 마음은 저럴거야’ 하는 걸 느낀다”라며 고두심으로부터 좋은 에너지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출산 직후 ‘부탁해요 엄마’로 돌아온 S.E.S 출신 유진도 엄마로서 같은 마음이었다. 고두심과는 모녀 관계로 나온다. “고두심 선생님과 연기를 하면 모든 장면이 마음에 와 닿는다. 엄마와 딸의 연기를 진하게 해봐서 좋다. 선생님이 연기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내가 어떠한 엄마가 되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고두심은 오는 5일부터 동시간대 대결을 하는 MBC 새 주말드라마 ‘엄마’ 속 배우 차화연과의 엄마 연기 비교에 대해서는 “거기 엄마는 젊다”라고 웃으며 운을 뗐다. “엄마의 위치나 마음이 원초적인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이라며 엄마라는 이름이 주는 울림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두심은 ‘부탁해요 엄마’에서 생활력이 부족한 남편을 데리고 살며 삼남매를 키워온 엄마 임산옥 역으로 나온다. 이어 고두심은 “난 이 드라마를 하면서 흡족하고 행복하다. ‘엄마는 이래야 하는 것 같아’ 이런 마음이 들 만큼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행복하게 연기하는 것 같다. 지금 엄마 역할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매 작품마다 여러 부분의 엄마를 꺼내서 연기하는 고두심. 대중을 울리는 그의 진심 어린 연기는 엄마와의 소중한 추억에서 나온 것들이었다. 배우도 기자도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애절함이었다.
고두심이 엄마로 열연 중인 KBS2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는 세상에 둘도 없는 모녀를 통해 진한 가족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현재 6회까지 방영됐다. 지난 31일 방송에서 전국 시청률 22.5%(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김은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