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의심의 여지가 없다. "허공으로 날아간 화살이 떳떳하지 않냐"던 사도의 의지 어린 말이 영화 속 송강호, 유아인의 열연을 향하고 있다.
영화 '사도'(감독 이준익)는 시작부터 임팩트 있게 관객을 사도와 영조의 갈등관계에 빠트리게 만든다. 이는 송강호와 유아인이 각각 영조와 사도 캐릭터의 감정을 격앙된 상태로 끌어올리며, 정점에 달한 갈등을 제대로 표현해주기 때문.
'사도'는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송강호 분)와 단 한 순간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사도 세자(유아인 분)의 비극적인 가족사를 담았다. 8일간의 숨막히는 순간 이외에 영조와 사도가 그동안 쌓아온 갈등을 하나씩 드러내면서 이야기는 관객을 몰입케 만든다.
각 인물과 상징적 사물이 오버랩되면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고 되돌아온다. 이 과정이 정공법적이지만, 이야기의 포인트를 잡아주면서 강렬함을 주는 효과를 낸다. 특히 정면을 응시하는 인물의 얼굴을 화면에 가득 채운 샷들은 배우의 연기를 무엇보다 부각시킨다. 화면 속 인물들은 마치 화면 밖의 관객을 향해 야심차게 이야기를 건네는 것 처럼 감정을 강하게 전달한다.
이는 송강호와 뒤주의 대화에서 가장 돋보인다. 폭발하려다 쉰소리까지 흘러나오는 그의 목소리는 복잡한 감정의 얼굴과 함께 극에 달하는 절정의 순간을 표현한다.
유아인 역시 이에 뒤지지 않는다. 뒤주에 갖혀있는 순간을 포착한 장면과 억압하는 영조로 인해 억눌린 감정을 드러내는 표정, 급기야 폭발하고 마는 순간의 광기어린 행동이 세자 사도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절정의 연기를 선사한다. 보는 이에 따라 과하다고도 할 정도의 감정이지만 인물의 상태를 극대화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몰입하면서 열연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면 영화의 시작과 함께 갈등이 폭발하면서 영조가 사도를 뒤주에 가두기까지의 순간들은 보는 이들의 심장을 쥐어짜게 만든다. 이 순간부터 사도에 몰입이 됐다면 끝나는 순간까지 관객은 영조와 사도의 기싸움에 몸을 움추리면서 긴장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가장 보편적인 주제를 수없이 대중에 노출된 사도세자 이야기로 풀어낸 이준익 감독. 그는 송강호 유아인의 조합을 낯설지 않고 신선하게 이끌었다. 두 사람의 균형있는 앙상블은 긴장감을 팽챙하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특히 정조로 분한 소지섭의 라스트 신은 의외로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면서 영조와 사도의 지독한 갈등을 여운있게 되새긴다.
이제 남은 것은 관객들의 선택이다. 역사책의 영조와 사도가 이토록 극대화된 갈등의 드라마로 재탄생한 웰메이드 사극 '사도'로 만날 것인지, 아니면 드라마 속 수많은 사도세자 이야기로 기억하고 말 것인지. 오는 16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