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 ‘스타 PD’ 나영석의 첫 시작은 여느 PD들과 마찬가지로 미미했다. 2001년 KBS 27기 공채 프로듀서로 입사해 ‘출발 드림팀’ 조연출로 일을 시작했다. 이후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을 거쳐 오늘의 그를 만들어준 ‘해피선데이 1박2일’을 운명적으로 만났다. KBS를 떠나기 전에는 ‘인간의 조건’을 연출했다. 여기까지 KBS 시절의 이야기다.
나영석의 스타성은 ‘1박2일’에서 움텄다. PD의 목소리나 얼굴이 나오면 ‘NG컷’이라 여겼던 방송판에서 나영석은 “그러면 왜 안돼”를 외쳤다. ‘1박2일’ 제7의 멤버로 불려도 될 정도로 화면에 자주 잡혔다. 육성으로 미션을 주기도 하고, 심지어 멤버들과 어울리는 모습도 서슴없이 보여줬다. 대중은 ‘튀는 PD’ 나영석을 주목했고, 회를 거듭할수록 프로그램은 재미를 더했다. 시청자는 ‘1박2일’만큼 나영석이라는 이름을 많이 들었다.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나영석 PD가 보여준 리얼 버라이어티 경계를 허무는 모습은 훗날 탄생될 여러 히트작을 알리는 서막이 됐다. ‘1박2일’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꼬박 5년을 일했다. KBS에 시즌제 도입을 제안했으나 거절을 당했다. ‘광고 완판’을 안겨주는 효자 프로그램이 쉬어서는 안 됐다는 것이었다. 스태프들이 하나 둘 쓰러지는 모습을 보며 결정을 내렸다. 결국 2013년 KBS를 나왔다. 이때부터 둥지를 튼 CJ와 합이 잘 맞았다. “뭐든 해봐라”며 판을 깔아줬다. 그렇게 6개월을 고민하고 런칭한 프로그램이 CJ 대표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였다. 7080 중견 남자 배우들을 데리고 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그거 프로그램 누가 보겠냐”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결과는 초대박. ‘꽃보다 할배’ 히트로 중견 여배우의 여행기를 다룬 ‘꽃보다 누나’ 청춘들의 일탈을 담은 ‘꽃보다 청춘’까지 나오게 됐다. 이 모든 것은 오랜 시절부터 손발을 맞춰온 이우정 작가와 이명한 본부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아날로그를 좋아하다 보니 천천히 가는 것들에 관심이 많다”는 나영석 PD의 소신이 대중의 간지러운 부분을 어우만져준 것이다.
연속 3연타 홈런을 친 나영석. ‘나영석이 CJ E&M을 먹여살린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방송인은 누구나 기복이 있다. 잘 될 때가 있으면 안 될 때도 있다. 이는 나영석에게도 해당되는 것이었다. “설마 계속 히트를 치겠어”라며 나영석의 미래를 두고 누구 하나 핑크빛 전망을 쉽게 내놓지 못했다. 연속 히트는 전례가 없었던 상황이었기 때문. 케이블의 반란은 ‘꽃시리즈’에서 끝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나영석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쉽게 가자”는 전략을 쓰기로 했다. 이번에는 시골에서 밥을 해먹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온 게 지난해 10월 런칭한 tvN 대표 프로그램 ‘삼시세끼’. 여기에 ‘꽃보다 할배’ 짐꾼 이서진을 다시 한 번 기용하는 파격 행보를 보여줬다. 사실 이미 히트한 프로그램에서 나온 인물을 재투입시킨다는 것은 대단한 베짱이 아니면 어렵다. 이미지 소모가 상당히 된 인물이기에 다시 터진다는 보장이 없다. 그럼에도 나영석은 이서진을 썼다. 파트너로 2PM 옥택연을 선택했다. 아이돌로서 예능에 여러 번 나왔지만 방송인으로서는 자질이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라 모험과도 같은 캐스팅이었다. 이서진과 옥택연을 놓고 볼 때 이질감이 들었다. 그럼에도 결과는 또 대박. 정선은 순식간에 방송의 불모지에서 개척지가 됐다. 나영석은 ‘삼시세끼’의 히트를 확인한 두 후속작에 돌입한다. 그렇게 나온 게 ‘정선편’에 이은 ‘어촌편’. “평소 알고 지내는 인물이나 예전 프로그램에서 눈여겨 봐둔 인물을 캐스팅 한다”는 나영석. 지난 2006년 방송된 MBC ‘일밤-차승원의 헬스클럽’에서 차승원과 유해진의 조합을 기억해뒀다가 캐스팅 했다. 다들 나영석의 대히트를 예감하며 첫 방송을 기다리던 중. 큰 사건이 터졌다. 차승원 유해진과 함께 투입시킨 한류 스타 장근석의 세금 탈루 의혹이 나오면서 프로그램도 자초 위기에 처했다. 결국 한 주 프로그램을 미루는 초강수를 두고 재촬영을 했다. “이번에는 잘 안 되겠다”고 고개를 젓던 이들의 우려를 한 방에 날린 통쾌한 시청률. 매 작품마다 기록하는 시청률 경신을 이번에도 이뤘다. 지난 5월에는 다시 ‘정선편2’를 찍어서 4개월간 시청률 농사를 잘 지었다. 곧바로 ‘어촌편’ 촬영에 돌입했다.
‘어촌편’ 첫 방송을 앞두고 내놓은 대작이 ‘신서유기’다. “아날로그를 좋아한다”는 나영석이 이번에는 앞서 나갔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신개념 방송이다. 이승기,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1박2일’ 영광을 재현했던 멤버들만 모아서 중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얼핏 보면 ‘꽃보다’ 시리즈 같은데 그 속에 게임 장치를 접목해 ‘1박2일’의 재미를 뽑았다. 속단은 이르지만 결과적으로 나영석 PD가 또 옳았다. 주제별로 쪼개서 5개로 공개한 1회는 현재 770만 클릭을 기록하며 매섭게 전진하고 있다. 방송과 달리 언제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클릭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정해진 일반 방송과 달리 주제별로 자유롭게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콘텐츠만 뽑아서 올릴 제작 환경이 마련된다. 결국 좋은 콘텐츠로 승부하니 ‘신서유기’를 찾는 이들이 늘어갈 것이다. ‘신서유기’가 끝날 무렵 ‘삼시세끼’ 어촌편이 출격할 것으로 보여 히트 프로그램이 순환적으로 도는 ‘나영석 제국’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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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