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 KBS를 대표하는 간판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가 벼랑 끝에 몰렸다. 예능판을 주름잡았던 과거와 달리 명맥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만큼 시청률이 떨어져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1년 11월 출범해 시즌제를 거쳐 2007년부터 현재 형식을 갖추게 된 ‘해피투게더 시즌3’는 ‘사우나 토크쇼’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전무후무한 콘셉트 토크쇼에 적수는 보이지 않았다. 절정의 인기를 과시하던 중 2009년부터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으로 들어온 SBS ‘스타부부쇼 자기야’와 맞붙으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스타 부부가 출연해 사생활 치부까지 밝히는 19금 토크쇼인 ‘자기야’는 ‘해피투게더’를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실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이혼까지 이어진 스타 커플들이 꽤 됐을 정도로 ‘자기야’의 토크쇼는 자극적이었다. ‘자기야’가 수위 높은 토크와 이혼을 부추기는 프로그램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사위가 장인 장모의 집에 가서 사는 ‘백년손님’ 콘셉트로 바꿨는데 이것도 터졌다. 콘셉트 변경에도 승승장구 중인 ‘자기야-백년손님’은 ‘해피투게더’보다 2배 가까이 시청률이 잘 나오고 있다. 고정 시청자가 이동할 틈을 주지 않고 신선한 콘셉트로 잘 대응했기에 가능한 결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피투게더’는 케이블 프로그램까지 적수로 고민해야 할 판이다. Mnet 간판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7’까지 지난달 20일부터 금요일에서 목요일로 시간대를 옮기면서 ‘해피투게더’는 또 다른 위기를 맞았다. 물론 예전만큼 시청률을 운운할 정도의 막강한 적은 아니지만 화제성 면에서 ‘슈퍼스타K7’이 크게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시즌7까지 왔음에도 매번 눈에 띄는 실력파 참가자들을 발굴해낸 덕분에 오디션 프로그램 인기 하락에도 ‘슈퍼스타K’를 향한 관심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물론 ‘해피투게더’의 하락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 경쟁 프로그램의 활약에 따른 후폭풍보다 대중의 눈높이를 읽지 못한 점이 인기 하락의 결정타라 할 수 있다. 14년 전 첫 선을 보인 ‘해피투게더’는 노래를 부르다가 틀리면 쟁반이 떨어지는 ‘쟁반노래방’, 학창시절 친구를 찾아내는 ‘반갑다 친구야’ 등 기존 프로그램에서 보지 못했던 독특한 콘셉트로 유행을 선도했다. 당시 20% 시청률이 나왔을 정도로 독보적 인기였다. 시즌3로 접어든 ‘해피투게더’는 사우나 콘셉트로 돌풍을 일으켰으나 일상적인 토크쇼라는 점에서 얼마 가지 않아 인기가 떨어졌다. 2012년 6월부터는 스타들의 요리를 평가하는 야간매점을 추가했다. 시도는 좋았다. 하지만 쿡방 열풍이 오기 전에 터뜨렸기 때문일까. 초반 시선을 잡는 데 성공하더니 주춤하면서 폐점하고 말았다. 다시 사우나 콘셉트에 집중했으나 신선한 개편 시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스타 캐스팅만이 유일한 대안이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방송 출연이 거의 드물어 ‘대어’로 통하는 서태지가 출연했음에도 7.5%(2014년 10월 9일 방송)에 그쳤고, 데뷔 9년 만에 KBS 예능 프로그램에 완전체로 처음 출연한 인기 그룹 빅뱅 카드마저도 4.6%(2015년 5월 21일)에 머물고 말았다. 위기에 빠진 ‘해피투게더’는 부랴부랴 야간매점을 다시 열었다. 내용에는 살짝 변화를 줬다. 스타의 과거사와 관련된 퀴즈를 맞히면 셰프가 요리를 해주는 방식이다. 셰프테이너로 몸값이 높은 샘킴, 이연복, 홍석천까지 섭외하면서 원조 쿡방 프로그램으로 명예를 회복하려고 했으나 이번에는 시기가 너무 늦었다.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에서 이미 셰프 프로그램으로 한바탕 도배가 된 뒤라 신선함이 없었다.
제작진은 최후의 카드로 MC 교체를 빼들었다. 7년 만의 대개편으로 박미선과 김신영을 하차시키고 전현무를 투입하기로 한 것. 특히 7년간 ‘해피투게더’ 안방마님으로 활약했던 박미선까지 제외시켰다는 점에서 제작진의 결연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2009년 ‘자기야’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일 당시 원조 MC였던 박미선은 ‘해피투게더’로 옮겨와 활약하다가 결국 지상파 목요일 예능과 인연을 접게 되는 아쉬운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하차 발표 과정에서 제작진을 향한 질타와 잡음이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프리 선언 논란으로 KBS에 복귀하지 못했던 전현무까지 불러들이는 초강수를 두며 ‘해피투게더’ 살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현무가 여러 프로그램에서 진행 능력을 발휘했으나 ‘해피투게더’를 단번에 일으켜 세우기를 바란다는 것은 무리다. 결국 부진에 따른 해결책은 ‘해피투게더’ 안에 있다. 지난 2001년 11월 첫 방송된 ‘해피투게더’가 여러 MC들을 거치면서도 14년 동안이나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쟁반노래방’이나 ‘반갑다 친구야’ 그리고 ‘사우나 토크쇼’같은 무릎을 치게 만드는 기발한 콘셉트와 독보적 신선함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사우나 복을 벗는 ‘해피투게더’가 14년 내공을 보여주는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한 때다. 김은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