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기자]걸그룹 핑클의 막내이자 '원조 요정'으로 이름을 떨쳤던 성유리. 어느덧 13년 차 연기자로 성장한 그가 지난 28일 개봉 이후 인기몰이 중인 영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전윤수 감독)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성유리는 과거 "나는 남부여의 공주 부여주다"라는 발연기로 숱한 연기력 논란의 시간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13년이라는 세월은 그를 성숙한 연기자로 변모시켰고, 이제 성유리는 상처로 남았던 부여주도 농담으로 받아칠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생긴 모습으로 톱 여배우로서의 위엄을 보였다.
최근 하차한 SBS '힐링캠프'를 통해 가수에서 배우로, 배우에서 MC로 활동 영역을 넓혔던 성유리. 주 활동 무대였던 브라운관을 뒤로하고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그는 "최근 멜로에 관심이 많이 간다"며 우리에게 '삼천포'로 유명한 김성균과 가슴 아픈 멜로를 찍어 눈길을 끌었다.
극중 까칠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닌 섹시 톱스타 서정으로 분해 그동안 보여왔던 순수한 이미지와는 다른 반전 모습으로 색다른 변신을 꾀한 성유리. 언제나 '원조 요정'의 미모를 잃지 않으면서도 한층 배우답게 성장한 그를 헤럴드POP이 만나봤다.
Q. 영화를 처음 본 느낌은 어땠나? "긴장을 많이 하면서 본 것 같다. 특히 저희가 전혀 마주친 적 없는 다른 에피소드 부분의 경우 정말 새로운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용이 좀 슬퍼서 펑펑 울었는데 옆에 있는 성균 오빠가 더 오열하더라"
Q. 김성균과의 멜로 연기는 어땠는지? "상대 배우 중 가장 수줍음이 많고 소녀 같은 분이셨다. 원래 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인데 오히려 저를 적극적으로 만드는 마성의 남자였다. 느껴보지 못 했던 새로운 캐릭터였다"
Q. 알고 보니 김성균 씨와 1살 차이더라. 혹시 촬영 중 에피소드가 있었는가? "성균 오빠가 여고생들과 싸우는 신은 진짜 처절했다. 하루 종일 새벽에 해가 뜰 때까지 맞아야 했다. 이런 게 액션인가 싶었다. 같은 장면을 계속 찍는데도 웃겼다. 편집이 되긴 했지만 저도 여고생과 같이 욕하는 신이 있었는데 알고 있는 모든 육두문자를 써가며 배틀을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Q. 배역이 톱스타인데 실제로도 톱스타다. "처음에 시나리오로 서정을 봤을 때 여배우에 대한 모든 편견의 집결체라고 생각할 정도로 뻔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금 더 깊게 들어가다 보니까 서정이 원래 연기도 잘 하고 능력도 있는 아이인데 욕심에 못 미치는 작품을 하다 보니 이겨야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성질을 부리는 것 같더라. 불안감이 늘 있는 아이인 것 같아서 한 편으로 굉장히 짠했다. 여배우의 위기감도 공감이 됐다"
Q. 극중 서정이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한 케이스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서정이 정말 노래가 하고 싶어서 오디션을 봤을까 싶었다. 부모님도 일찍 돌아가신 것 같고 '가수하면 돈 많이 벌 수 있겠다'라는 생각에 오디션을 본 게 아닐까. 그런 마음인 것 같아서 기타 치면서 노래 부르는 장면이 예쁘면서도 슬펐다"
Q. 극중 서정이 매니저 태영을 남자로서 사랑한 것인가? 아니면 가족애나 우정이었던 것인가? "저도 항상 궁금해하며 찍었다. 감독님께 여쭤봤더니 '서정이 제일 잘 알죠. 왜 나한테 물어봐요'라고 하시더라. 계속 '사랑인가? 썸인가? 모르겠어'라는 의구심을 갖고 촬영하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꼭 남녀가 '얘 진짜 좋아해'라고 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헷갈리는 순간도 있지 않나. 헷갈리는 과정이 10년 넘게 유지된 것 같고 떠난다는 걸 안 순간 '사랑이었어'라고 깨달은 것 같더라. 아직도 그게 정확히 어떤 종류의 사랑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서정은 평생 태영을 생각하지 않을까. 그리고 서정 또한 자신의 마음에 의구심을 가지고 살아가지 않을까. 촬영을 하면서 그런 궁금증이 설레기도 했다"
Q.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할 생각은 없는지? "전 희극 배우가 제일 어려운 파트라고 생각한다. 울리는 거는 감성을 건드리면 되지만 유머 코드는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웃기는 게 제일 순발력이 필요하고 타이밍이 중요해서 항상 긴장해야 되는 연기인 것 같다. 한 번 도전해 보고 싶기는 하다"
Q. 복귀작으로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영화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가장 많이 접하지 못 한 게 영화였다. 유난히 영화를 찍을 기회가 없어서 다음 작품은 정말 영화를 찍고 싶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찾아보기도 했었고.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정말 좋았다" Q. 자신의 '사랑해' 스토리 외에 어떤 에피소드가 가슴에 와 닿았는지? "저는 지진희 선배님과 곽지혜 양의 '고마워' 파트를 보고 정말 많이 울었다. 아이만 나오면 그렇게 슬프더라. 그리고 부성애를 다룬 스토리가 별로 없지 않나. 아버지와 아이의 교감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이 많아서 눈물이 나왔다"
Q. 드라마에 출연할 계획은 없는지? "저도 드라마가 그립기 시작했다. 최근에 정려원 씨가 나오는 tvN '풍선껌'을 봤는데 오랜만에 달달한 멜로를 보니 좋더라. 같은 또래끼리 연기하니 부럽기도 하고. 요즘 멜로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Q. 수지 씨를 라이벌로 선택한 이유?
"제가 수지를 정말 좋아한다. 보고 있으면 저절로 엄마 미소가 나온다. 저런 매력을 갖고 있는 친구는 나도 이렇게 좋은데 남자들을 얼마나 좋을까 싶다. 특별히 예쁜 척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밝은 에너지가 좋다"
Q. 배우 성유리에게 연기란? "연기는 하면 할수록 모르겠고 고민이 되는 직업이다. 일을 할 때는 몸이 힘든데 공백기에는 일할 때보다 훨씬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근데 최근에 지진희 선배님이 정말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선배님께서 '배우는 사는 게 공부야. 불안한 게 공부야. 아무것도 안 하고 허송세월한 것 같지만 분명히 얻는 부분이 있을 거야'라고 말해주시니 조금 편안해지더라. 전작보다는 변화가 있는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한편, 성유리의 연기 변신이 기대되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는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마음을 표현하지 못 했던 사람들에게 찾아온 일상의 가장 빛나는 고백의 순간을 그린 옴니버스 영화다. 현재 전국 극장가에서 절찬리 상영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