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아름 기자](인터뷰①에 이어)
"코미디언들이 자부심을 가졌으면.."
1993년 KBS 특채 개그우먼으로 데뷔한 송은이는 어느덧 데뷔한 지 20년을 훌쩍 뛰어넘었다. 베테랑 개그우먼으로서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송은이로부터 K 코미디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근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 등 여성 예능이 부활한 것은 물론, 김숙 이국주 박나래 김지민 등 여성 예능인들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에 국내 예능계는 한동안 주춤했던 여성 예능이 되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송은이는 이를 지켜보면서 흐뭇했다고 털어놨다.
"너무 좋은 일이다. 사실 여자들끼리 뭉치면 가관이다. 나도 여고를 나왔는데 어쩌다 남학생이 심부름이라도 나오면 다 나가곤 한다. 그런 느낌으로 여자 예능인들이 남자 예능인들과 섞여있을 땐 자기 역할을 물론 충실히 하겠지만 여자들끼리만 뭉쳤을 때 파자마 파티 같은, 겉옷을 거치지 않아도 튀는 느낌 그런 것들에 더 많은 호응이 있지 않나 싶다. 남녀를 떠나 본인이 잘하는 역할은 가리지 않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특별히 여자들이 뭉쳤을 때의 시너지, 그 맛을 봤기 때문에 예능 쪽에서 여자 예능 프로를 기획하지 않았나 싶다."
이어 송은이는 잘될 것 같은 여자 후배 예능인으로 여전히 김숙을 지목했다.
"20년동안 난 김숙을 찍어왔었다. 나도 박나래, 이국주를 옛날부터 주목하고 있었고 같이 했던 안영미도 마찬가지였다. 한 번씩은 그 타이밍이 오더라. 그리고 요즘 활동하고 있는 친구들 중에서는 홍윤화가 참 귀엽고 호감으로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만나보면 다들 따뜻한 친구들이라 그 진가가 나중에 나타날 것이다. 잘할 것 같다."
여자 예능이 기적적으로 부활한 반면, 코미디 프로그램은 침체기에 빠졌다. 송은이는 대선배로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부진으로 위축된 개그맨, 개그우먼 후배들에게 진심어린 충고와 조언도 잊지 않았다.
"다들 시청률에 일희일비한다. 아무래도 공개 코미디를 하지 않냐. 반응이 아주 즉각적이다. 아무리 재밌게 해도 반응이 그러면 어쩔 수 없이 기가 죽는다. 그게 다가 아닌데 그렇게 일희일비하는 게 안타깝다. 다음에 웃길 수도 있는데 기가 죽으면 다시 올라오기가 힘들다. 한풀 꺾인다. 꺾이지 않게 노력하는 게 좋겠다 생각한다. 코미디가 위축됐다는 건 코미디 프로그램 시청률이 옛날만 못하다는 걸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다. 기운 빠지지 말란 것이다. 기운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제일 좋은 건 자기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들 앞에서 뭔가를 하는 것이다. 팬들은 그가 뭘 하는지 궁금해서 공연에 찾아오지 않나. 그걸로 힘을 받기도 하고, 계속 시소처럼 왔다갔다 하면서 서로 힘을 주고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스타일이다."
오랜 경력의 개그우먼으로서 최근 부진에 빠진 코미디계 흐름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방송이 어려울 때 공연이라면 위기를 뚫고나갈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사실 문화라는 게 여러가지가 있다. 연극도 있고 영화도 있는데 코미디언에 대한 잣대가 유독 엄격한 것 같다. 그걸 굳이 엄격하게 보기보단 좀 더 여유있게 봤음 좋겠고, 내가 해서가 아니라 코미디언들이 하는 일, 어려울 때 웃음을 주는 건 숭고한 일이라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후배들도 어떤 무대이든 자긍심과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사실 TV에 나와야 돈도 많이 벌고 인지도도 더 쌓을 수 있고 그렇게 되겠지만 요즘은 SNS나 매체를 통해서라도 공연 콘텐츠 하나가 날개 달고 유명해지는 게 어렵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코미디언으로서 자신이 있다면 좀 더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콩트를 많이 하던 시절도 있고, 그걸 따라가기 위한 노력도 있고 어떤 식으로든 계속 올라올 거라 생각한다. 콩트, 코미디 열정이 있다. 좀 더 심각한 잣대로만 봐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방송사에서 코미디도 자신있게 만들 거고 다양한 시도를 할 거다. 코미디만큼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갇혀있는 게 많다. 최근 김병만이 V앱을 통해 수중 코미디를 시도했는데 그런 시도가 자꾸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미디는 더 '탈장르화'돼야 하고, 더 친숙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송은이에게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이하 비밀보장)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송은이와 김숙이 진행하는 '비밀보장'은 시청자들의 사연을 직접 받아 상담에 나서는 팟캐스트 프로그램. 음악 대신 강아지 소리 등 시청자들이 보내준 음원을 사용하는 등 새로운 시도와 진정성이 살아 있는 상담으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비밀보장'은 이제 다른 예능인들에게 성공모델이자 표본으로 자리매김했다. "일단 옛날부터 그렇게 생각했다. 나름의 전성기였던 시절 프로그램을 7개씩 할 때도 있었고, 유재석 이휘재랑 나란히 MC를 본 시절도 있었다. 좋고 나쁜 시절을 다 겪다보니 힘을 잃지 않으려면 결국은 감이다. 감을 잃지 않는 최적의 무대는 팟캐스트인 것 같다. 더 좋은 건 콘셉트를 공교롭게도 우리가 뭔가 소통하고 싶다.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들어주는 방송으로 출발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 프로그램에 유독 무한 애정을 주시는 분들을 많이 만났다. TV를 하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이런 애정, 충성도가 높은 청취자들을 만나서 나는 또 한 번 방송인으로서 제2의 꿈을 꿀 수 있게 된 타이밍이 됐다. 감을 잃지 않고 팀워크가 맞는 사람들끼리 뭐라도 할 수 있는 가능성의 무대다. 코미디언들도 어떻게 해야되냐고 물어보더라. 그럼 '짬날 때마다 해라' '수다를 재밌게 해서 내보내라'고 한다. 나도 '비밀보장'을 세 차례 재편집 한다. 나가면 안될 말들을 편집하고 그렇게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본인들끼리 있을 때는 막 웃길 수 있다. 근데 그게 남한테도 웃기지 않는다는 것, 남한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 그것만 빼곤 자유롭게 해라. 좀 덜 웃겨도 무리수를 두지 마라' 그런 얘기를 후배들한테 꼭 해준다. '자유롭게 아무나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게 가능하면 굳이 주머니 사정에 구애받지 않고 뭔가 할 수 있을 정도로 너희들에게 재정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해준다. 아무튼 계속 공부 중이다."
방송을 통해 얻는 대중적인 인기보다는 자신의 채널을 통해 좀 더 자유롭게 방송을 하고 싶다는 송은이는 '비밀보장'을 처음 시작했을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처음 김숙과 '비밀보장'을 시작할 땐 그게 크든 작든 오프라 윈프리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 송은이 김숙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뭔가 사부작 사부작 하는 거다. 그걸 하고 싶은 게 내 꿈이다. 김숙을 그렇게 꼬셨다. '싫어. 하와이 갈 거야'라는 김숙을 꼬셔서 여기까지 왔다."(인터뷰③에서 계속)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총괄지휘’ 송은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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