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팝인터뷰①]정해인 “김수현 선생님 문자, 못 지울 거 같아요”

입력 2016-08-23 07: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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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NC
사진 =FNC

[헤럴드POP=임지연 기자] “김수현 작가님 작품에 출연하는 건 대본을 읽고 카메라 앞에 서고, 선배들과의 호흡한 모든 게 ‘배움’ 그 자체였어요.”

김수현 작가의 ‘그래 그런거야’가 지난 21일 종영했다. 이 드라마는 가족극의 거장인 김 작가의 작품답게 가족의 문화가 변하고 있는 사회에서 대가족의 한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와 가족의 이름으로 서로를 사랑하고, 위로하고, 갈등을 극복하는 모습을 통해 깨닫게 되는 가치를 그렸다.

‘그래 그런거야’에는 이순재, 강부자, 김해숙, 홍요섭, 양희경 등 일명 김수현 사단이라 불리는 베테랑 배우들이 출연했다. 조한선, 남규리, 서지혜 등 젊은 배우들도 김 작가와 한 번 이상 호흡을 맞췄던 이들. 이런 가운데 연기 경험이 적은 정해인이 ‘그래 그런거야’에 합류한다는 소식은 다도 생소했다. 당사자 역시 처음 ‘그래 그런거야’ 캐스팅 소식을 전해 듣고 얼떨떨했다.

“처음에 캐스팅 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얼떨떨했어요. 믿기지도 않았어요. 언제 이런 작품을 해볼까 싶었고, 이런 작품을 해본다는 거 자체가 영광이라고 생각했어요. 많은 신인 배우 중 김수현 선생님의 작품에 참여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정해인의 맑은 이미지는 김수현 작가가 구상한 유세준과 닿아 있었다. 정해인이 큰 기회를 얻은 이유 중 하나다.

“제작진과 처음 만남을 가졌을 때 맑은 이미지가 좋았다고 하셨어요. 작가 선생님이 그려놓은 캐릭터에 나의 말투나 이미지가 맞았다고 생각하신 거 같아요. 그리고 나중에 들었는데 자신감과 태도가 좋았다고 해주셨어요. 제가 감독님과 오디션을 볼 때 많이 안 떨었거든요(웃음). 그런 모습을 잘 봐주셨던 것 같다. 그 후 작가 선생님께도 1주일 뒤에 같이 해보자는 연락을 받았어요.”

정해인은 ‘그래 그런거야’ 방영 초반 김수현 작가로부터 짧은 메시지를 받았다. 경험 적은 배우를 독려하는 내용의 메시지였다. 그 메시지는 여전히 정해인의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다.

“김수현 작가에게 드라마 완전 초반에 문자를 받았어요. 제가 아무래도 신인 배우고 처음 그룹에 합류해서 긴장도 많이 하고 얼어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셨던 거 같아요. 그래서 '수인아 잘하고 있어' 딱 이 짧은 메시지를 보내주셨어요. 잘해서 보내주셨다기 보다는 긴장하지 말고 잘 하라는 의미로 보내신 거 같아요. 문자를 받고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었어요. 지금도 그 문자를 간직하고 있는데, 못 지울 거 같아요(웃음).”

긴 호흡의 작품, 내로라하는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춘다는 부담감이 따랐다. 쉽지 않은 현장이었지만, 정해인은 ‘그래 그런거야’ 촬영장에 있는 거 자체가 행복했다. 배움 그 자체인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긴 호흡의 작품이라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 고민했었어요.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두려움 반 설렘 반이었죠. 폐만 끼치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현장에 갈 때마다 ‘오늘도 배우러 가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연기를 오래 하신 분들은 그만큼 노하우와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선배들의 연기, 스태프 주변 동료들과 호흡하는 태도 등을 보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고, 배우고 싶은 부분이 많았어요. 29살인데 막내였어요. 사실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열심히 선생님들께 들이댔어요. 그래야 마음을 열어주실 것 같았거든요. 가족처럼 대해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선생님들이 디렉션을 주시기도 해요. ‘이렇게 해라’가 아니라 권유를 해주시는 거죠. 그런 시간들이 너무 좋은 배움으로 남을 것 같아요. 사실 현장 분위기가 무거울 줄 알았는데, 정반대였어요(웃음). 더 화기애애하고 선생님들이 농담도 잘 던지시고요. 그러다가도 촬영에 들어가면 놀랍게도 집중하시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어요.”

정해인은 대선배 김혜숙과 모자 호흡을 맞춰 좋은 케미스트리를 보여줬다. 정해인은 정말 막내아들처럼 대해준 선배 김혜숙에 고마움을 전했다.

“지금도 선생님께 전화하면 ‘엄마’라고 부르고, 아들이라고 해주세요(웃음). 개인적으로 연락도 자주 드렸고, 한 번은 집에도 초대해 주셔서 밥을 먹기도 했었어요. 사실 젊은 배우에게 손을 내미는 게 쉽지 않은데, 너무 잘 챙겨주셨어요. 방영되면서 진짜 모자 같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는데, 선생님 덕분인 것 같아요.”

대선배들 외에도 조한선, 남규리, 윤소이, 서지혜 등과의 호흡도 중요했다.

“젊은 배우들끼리는 드라마 전부터 단합대회를 많이 해서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그래서 촬영할 때 재밌게 수월하게 했던 거 같아요. 그 중에서도 조한선 선배와 친해요. 정말 막내 동생인 것처럼 잘 해주셨어요. 사적으로도 자주 만나고, 연락도 자주 하는 편이에요. 둘이 서있으면 형제 같아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좋은 분이에요.”

극중 정해인이 연기한 유세준은 유쾌하고 붙임성 있는 동시에 진중한 캐릭터다. 정해인은 세준과 “닮으면서 안 닮았다”고 했다.

“세준과 진지한 모습은 비슷해요. 저 역시 생각을 오래 하는 타임이거든요. 그런 부분은 닮았어요. 목표나 이루고자 하는 거에 대한 부분도 닮은 것 같아요. 그런데 돈 때문에 사랑을 포기하고, 돈이 생겨 다시 사랑을 찾아가는 그런 우유부단한 모습을 나와 다른 것 같아요. 나는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면 조금 직선적이고 돌진하는 스타일이에요. 연애관이 달라서 연기에 앞서 세준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는데, 세준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했던 거 같아요.”

세준은 나영(남규리 분)과 러브라인을 이뤘다. 첫 멜로 연기라 아쉬움이 많이 남은 눈치였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멜로 연기를 했어요. 키스신도 처음이었죠.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워요. 조금 더 풋풋하게 했어야 하는데...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초반에는 풋풋했던 거 같은데 가면 갈수로 무거워 진거 같아요. 조금 더 막내답게 가볍고 유쾌하게 풀었어야 했는데, 조금 무거웠던 거 같아요.

남규리 선배와 호흡은 너무 좋았어요. 정말 열심히 하는 배우예요. 대본도 많이 보고요. 세 살 누나인데 그런 게 안 느껴질 정도였어요. 귀엽고, 애교도 많고 생각보다 털털해요(웃음). 조금 깍쟁이같이 보이고 까다로울 거 같았는데, ‘형’ 같아요(웃음). 그래서 더 친해지기 쉬웠던 것 같아요.“

약 8개월간 세준으로 살아왔다. 아쉽지만 이젠 세준과도 첫 장편 드라마였던 ‘그래 그런거야’와 이별해야 할 시간이다. 정해인은 ‘그래 그런거야’ 종영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로 ‘모니터링’을 꼽았다. 그동안 지겹게도 붙들고 있던 대본이고, 보고 또 본 드라마지만 브라운관 속 자신의 모습을 다시 확인하는 작업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아직 종영이 믿기지 않아요. 마지막이라니 조금 허무하기도 해요. 실제로 내가 유세준이 도니 거 같았고, 가족들이 생긴 것 같았는데 끝이라니 아쉽고 또 아쉬워요. 세준이와도 이별이네요. 선배들과 함께해서 영광이었습니다.

“저는 경험이 부족한 배우잖아요. 연기를 시작한돼지 얼마 안 되서 나의 장단점을 잘 몰라요. 배우는 자신의 장단점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게 부족하고 어떤 건 또 잘하는지 아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대중 앞에서 조금이라도 더 그럴싸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요. 여유가 있는 동안 ‘그래 그런거야’를 다시 한 번 볼 생각이에요. 방영 중에도 꾸준히 모니터링을 해왔지만 아무래도 촬영 중에는 제 모습을 자세히 보기 어렵더라고요. 1회부터 천천히 살펴보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보는 작업을 거치고 싶어요. 그 외에도 운동도 해야 하고,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책도 많이 봐야 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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