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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NOW] ‘프로듀서의 나라’ 향한다..韓 오는 해외 작곡가들, K팝의 빛과 그림자

입력 2025-10-10 08:01:00
수정 2026-01-16 16: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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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중음악 동경했던 K팝, 글로벌 주류로 자리잡다

‘송캠프’로 몰려드는 외국 작곡가들..K팝 홀릭

“국내 작곡가 설 곳 줄어들어” 우려도

이수만 프로듀서/사진 = A2O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수만 프로듀서/사진 = A2O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박서현기자]“한국은 이제 단순히 아티스트를 배출하는 나라를 넘어, 세계의 문화 설계자를 키워내는 ‘프로듀서의 나라’로 나아가야 한다.”

SM엔터테인먼트 창업주이자 A2O엔터테인먼트의 핵심 프로듀서인 이수만은 최근 열린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유학 중이던 1981년 프로듀서의 중요성을 처음 실감, MTV의 탄생을 목격하며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의 전환을 체감하고 귀국 후인 89년 SM기획을 설립했다는 ‘K팝 선구자’ 이수만은 H.O.T를 시작으로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F(x), EXO, 레드벨벳, NCT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팝 아이돌들을 배출해냈다.

미국 대중음악을 동경하며 출발한 한국 대중음악 K팝은 이제 글로벌 주류로 자리매김했으며, ‘프로듀서의 나라’로 나아가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 A씨는 헤럴드POP에 “음악을 장르로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K팝’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때 더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느낌이 있다”며 “스포티파이 수치상 K팝의 점유율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그러나 과거 해외 프로듀서나 뮤직비디오 감독에게 협업을 요청하던 때와 달리, 이제는 이들이 먼저 (K팝과의)협업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M의 ‘송캠프’ 도입 후 16년..K팝은 어떻게 달라졌나

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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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뮤콘(MU:CON) 2025’에서 미국 유명 독립 레이블 ‘엠파이어’의 가지 샤미 대표는 “한국에서 나오는 음악은 ‘훌륭하다’는 말로 부족하다”며 극찬했다. 최근 넷플릭스와 빌보드를 석권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를 ‘K팝의 정점’이라고 표현했으며, 지드래곤을 미국의 저스틴 팀버레이크에 견주었다.

관계자 A씨는 “‘뮤콘’을 가보면 확실히 (해외 작곡가들의)니즈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불과 5년, 7년 전만 해도 ‘송 캠프’를 하기 위해 외국 작곡가들을 초청했다면, 요즘은 온라인으로 많이 진행되기도 한다”며 달라진 현장을 전했다. 이 같은 국내외 평은 K팝이 이제 단순한 문화 현상이 아니라, 인재 배출과 국가 경쟁력 확보의 플랫폼으로 확장됐음을 뜻한다.

K팝을 알린 건 빅뱅,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이돌 스타들이지만, 이들을 완성할 수 있었던 건 시스템이다. 과거에는 해외 작곡가들의 곡을 구입하거나 주문 제작하고, 해외 작곡가들을 서울로 불러와 프로듀싱을 맡겼다면, SM은 지난 2009년 여러 작곡가가 모여 의견을 주고 받으며 함께 작업해 곡을 수급하는 방식인 ‘송 캠프’(song camp)를 처음으로 도입해 K팝을 빠르게 경쟁궤도에 올려놨다.

‘송 캠프’는 하이브·SM·JYP·YG 등 대형기획사들이 정기적으로 여는 작곡 시스템이 됐고, 개최할 때마다 해외 각국의 작곡가들이 모여든다. 이들이 한국으로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 B씨는 헤럴드POP에 “스포티파이 수치만으로 케이팝의 규모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며 “케이팝은 하나의 곡이 뮤직비디오, 퍼포먼스, 팬덤 활동까지 이어지며 만들어내는 종합적인 문화적 파급력이 큰 특징이다. 글로벌 팬덤은 단순히 스트리밍 숫자보다 훨씬 큰 시장을 형성한다. 이런 구조는 해외 작곡가들에게도 안정적인 저작권 수익과 영향력을 보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라고 봤다. 결국 케이팝은 단순히 차트 성적 이상의 산업적 매력과 창작적 플랫폼을 제공하기 때문에 많은 해외 작곡가들이 참여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K팝스러움’..해외 리스너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컷/사진=넷플릭스 제공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컷/사진=넷플릭스 제공

‘케데헌’ OST ‘Golden’(골든)은 지난 7월 첫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에 올라 6주째 정상을 지키고 있다.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 SNS에는 외국인들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케데헌’ OST에 맞춰 춤을 추고 챌린지에 도전한다. 그렇다면 해외 작곡가에 이어 세계인들이 ‘K팝스러움’의 정석이라 불리는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룹 스트레이 키즈 멤버 창빈, 아이엔은 TVING(티빙) 다큐멘터리 ‘케이팝 제너레이션’에서 K팝을 “음악과 춤, 패션을 아우르는 종합예술”이라고 정의했다.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문화적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들이 말하는 ‘K팝’의 정의는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와 정확히 일맥상통한다. 중독성 강한 후렴구에 반전을 주는 브릿지가 포인트인 곡에 빠른 비트에 정확히 맞아 떨어져 전율을 느끼게 하는 칼군무, 화려한 비주얼과 의상은 K팝을 연상케 하는 대표적 요소다. ‘케데헌’의 OST인 ‘Golden(골든)’ ‘Your Idol(유어 아이돌)’ ‘Soda Pop(소다 팝)’ 등이 정확히 일치한다. 이는 ‘케이팝스러움’이라는 키워드로 압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K팝스러움’에 익숙한 리스너들은 호평을 내놓으면서도 일각에서 “특별하지 않다”, “어디서 들어본듯한 음악”이라고 반응할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했듯 스포티파이에서 아직 큰 파이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K팝은 해외 리스너들에게 신선하게 느껴졌고, 이같은 신드롬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가요 관계자 A씨는 “‘케데헌’의 글로벌 성공으로 글로벌 송캠프, 협업들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해외 작곡가 만난 K팝의 미래와 남은 과제

스트레이 키즈/사진=윤병찬 기자
스트레이 키즈/사진=윤병찬 기자

K팝의 미래는 밝고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관계자 B씨는 “K팝은 이제 단순히 아티스트와 음악을 수출하는 단계를 넘어, 인재와 시스템까지 함께 수출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까지 해외 인재들이 한국 시장에서 배우는 흐름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한국에서 성장한 작곡가, 프로듀서, 퍼블리셔, A&R, 마케팅, 브랜딩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스카우트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이수만 프로듀서가 언급한 ‘프로듀서의 시대’로 발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K팝의 글로벌화가 거둔 성과는 막대하지만, 이에 대한 상반된 시각도 존재한다. 일각에서 외국 작곡가들이 케이팝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국내 작곡가들의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이에 대해 관계자 B씨는 “케이팝의 국제화가 진행되면서 해외 작곡가들과의 협업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는 국내 작곡가들의 설 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외 작곡가들은 글로벌 트렌드와 다양한 음악적 아이디어를 가져오고, 한국 작곡가들은 케이팝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이를 현지화하고 완성도를 높인다. 특히 한국 작곡가들이 지닌 문화적 맥락에 대한 섬세한 감각과 케이팝 시스템 안에서 축적된 노하우는 단순히 대체될 수 없는 강점”이라며 “결국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창작자들이 만나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협업은 K팝이 더 넓은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데 필수적인 동력이 되고 있다. 해외의 신선한 아이디어와 한국 작곡가들의 총체적 안목이 결합될 때, 케이팝은 더욱 독창적이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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