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뮤즈=김민지 기자] 영화 <괴물>을 통해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한 고아성. 그는 데뷔 20년 차에 만난 첫 멜로 영화를 통해 자신의 ‘처음’을 함께한 그때의 <괴물> 분장팀과 재회했다.
고아성은 영화 <파반느>에서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숨은 미정 역을 맡으며 눈에 띄지 않고 조용한, 자신이 못났다기보다 못났음을 알고 있는 사람의 눈빛을 보였어야 했다.
이에 외적으로도 수더분하고 꾸미지 않는 모습이 필수였는데, 영화에서 고아성은 평소보다 어두운 피부색과 잡티 등을 더해 못생김까지 연기해야 했다. 여기에 국내 최고의 분장팀도 붙었다고.
고아성은 “우리나라 최고의 분장 감독님이신 송종희 감독님도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큰 도움을 주셨다”고 말문을 열며 “사실 송 감독님은 저의 첫 영화인 ‘괴물’에서 함께 해주셨고, 중학교 시절의 제 모습부터 봐오셨기 때문에 믿음이 컸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의상 감독님께서도 섬세하게 신경을 써주셔서 훌륭한 스태프들을 믿고 가도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고아성은 “제가 보이는 일을 하다 보니, 어떤 스타일이 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지 넥 라인, 머리길이 등을 다 아는데 송 감독님께서 말씀드리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예쁘게 나오는 모습과) 정 반대되는 모습들을 준비해 주셔서 믿고 가야겠다는 마음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20년 전, 영화 <괴물>로 고아성의 시작을 함께한 송종희 감독의 노련함은 외적인 변화에만 일조한 게 아니다. 고아성은 “사실 영화에서 미정을 대표하는 신은 ‘편지 장면’이라고 생각한다”며 “편지에는 얼굴이 나오지 않고, 목소리로만 그려지는데 소설과 영화 속 미정의 열린 마음의 정도가 다르다. 이를 목소리로 표현하는 것도 송감독님의 아이디어였다”며 “이처럼 함께 참여하는 분들의 의견을 듣고 믿고 함께 만들어 갔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오로라를 담으러 간 아이슬란드 촬영을 모두가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아이슬란드는 이종필 감독과 문상민, 고아성만이 다녀왔다. 이에 고아성은 헤럴드뮤즈에 “영화에 적극 참여해 주셨던 스태프분들이 함께 가지 못해서 미정의 모습이 잘 유지될지 걱정이었는데, 그 장면은 소설인지 혹은 환상인지 누군가의 꿈인지 모르는 장면이기 때문에 그런 걱정 안 해도 된다는 말에 용기를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아성은 많은 이들이 눈치채지 못한 한 일화를 공개했다. 고아성은 “사실 미정의 요소 중 하나가 치아”라며 “은근히 드러나는 불균형을 위해 앞니 하나가 어긋나 있는 치아를 꼈는데 이 역시 송 감독님의 아이디어였다. 그런데 아이슬란드는 저만 가니까 치아 장치를 들고 가서 혼자 끼웠다”고 말했다.
고아성은 “보통 장소에 PD님이 계시고 장소가 약속된 후 임하는데 이번엔 헌팅과 동시에 감독님과 촬영하다 보니 이렇게도 영화 촬영이 가능할까 싶었지만, 이 감독님과 호흡을 맞춰본 류현경 배우가 ‘그렇게 찍는 게 잘 나온다”고 말해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종필 감독은 인터뷰에서 고아성에게 “희대의 악녀 역할도 맡기고 싶다”고 밝혔는데, 이를 들은 고아성은 놀라면서도 “직접 들어보진 못했지만 최근에 되게 악역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긴 했다”고 고백했다.
한편 고아성에게 <파반느>는 첫 멜로 영화이자, 첫 넷플릭스 영화기도 하다.
그동안 극장 영화로 얼굴을 비췄던 그에게 넷플릭스와의 협업은 좋은 부분이 많았다고. 그는 “극장 영화 달리 한날한시에 전 세계에 공개되니 너무 행복했다”며 “특히 태국에 계시는 분이 <파반느>를 보고 ‘제 안의 미정이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라고 해서 넷플릭스 영화라서만 느낄 수 있는 기분이라 새로운 기분으로 작품을 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큰 스크린으로 함께 보지 못한 아쉬움은 남는다고. 이에 고아성은 “시사회 때 스크린으로 봤는데 너무 좋아서 특별상영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끝나고 부탁해 보려고 한다(웃음)”고 조심스레 말했다.
최근 <파반느> 리뷰를 즐겨 찾아보고 있다는 고아성은 “작품이 각자의 청춘을 일깨워줬다는 말에 가장 행복해하고 있는 요즘”이라고 말했다.
고아성과 문상민, 변요한 주연의 영화 <파반느>는 지금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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