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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인터뷰]김소연 “‘가화만사성’, 연기 갈증 해소시켜준 작품”①

입력 2016-09-03 1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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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노윤정 기자]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촬영, 마지막 장면을 찍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쏟아지던 눈물. 8개월을 동고동락한 작품을 떠나보낸 배우 김소연의 소감이다.

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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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은 지난 8월 21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에서 봉해령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봉해령은 어린 아들을 사고로 잃고 시어머니와 남편의 냉대 속에 상처를 가득 안고 살아가는 인물. 그 어느 곳에도 표현하지 못하고 홀로 속앓이 하다가 겨우 끔찍했던 집에서 나와 행복을 찾아가지만, 이후의 삶 역시 파란만장했다. 듣기만 해도 숨 막히는 봉해령이라는 사람의 인생을 연기한다는 것은 23년차 베테랑 배우 김소연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연기 인생 통틀어서 가장 힘들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라고 말할 정도.

“수요일 날 대본이 나오는데, 그 날마다 심장이 떨리는 거예요. 왜냐하면 앞으로 해령에게 벌어질 일들을 저는 알잖아요. 남편이 불륜을 저지르고, 사랑하는 남자가 아들의 죽음과 연관돼 있고, 남편이 시한부고. 시놉시스 상에 나와 있는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 다가올 걸 알고 있으니까 대본을 볼 때 덜덜 덜릴 정도였어요. 그리고 매회, 어쩜 매회 그렇게 절절한지…. 그런데 한편으로는 내가 언제 이렇게 연기해볼까 하는 생각이 정말 컸어요. 배우 생활 하면서 그동안 갈증 같은 게 없지 않아 있었거든요. 연기에 있어서 더 폭발하고 싶고 뭔가 더 하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는데, 그런 과거의 저를 생각하면 이런 씬들이 나에게 주어졌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순간인가 생각했어요”

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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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폭발’하고 싶었다는 이 말은 김소연이 보여준 연기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첫 회에서부터 절절한 눈물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내며 ‘믿고 보는 배우’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과연 김소연이라는 배우가 ‘엄마’ 역할을 얼마나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의심이 들던 마음도 그녀의 연기를 본 후 기우였음을 깨닫게 됐다. 이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한 씬 한 씬 열과 성을 다해 임했던 김소연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42회 납골당 씬을 찍는데, 진짜 (대본에서) 그 씬을 보고 ‘감독님, 이거 제가 할 수 있어요? 작가님이 제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쓰신 거겠죠?’ 이랬어요. 너무 어마어마한 씬인 거예요. 촬영이 다가오는 게 너무 두렵고 대사도 많고…. 그런데 이 씬을 정말 잘하고 싶었어요. 그동안 봉해령이 답답하다는 반응이 있었는데 제가 이 씬을 잘하면 봉해령이 왜 그런 마음을 품고, 왜 저렇게 할 수 밖에 없는지를 설득시킬 수 있는 씬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밤을 새서 준비했어요”

“저는 쓰면서 외우는 편이에요. 그런데 그 씬은 손목이 아플 정도로 (대사를) 썼는데도 잘 안 외워지고, 그날 주차장에 내려가서 차 안에서 소리를 막 지르면서 리허설을 했어요. 카페나 집에서는 그렇게 소리를 못 지르니까 주차장에서 소리 지르면서 연습했죠. 그런데 그날 낮 씬도 정말 힘들게 찍었거든요. 납골당 씬까지 정말 열심히 찍고 나니까, 마지막 컷 때 목소리가 안 나오는 거예요. 대본 상 절규를 해야 하는데 소리가 안 나오더라고요. 살면서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그러고 나서도 더 해야 했을 것 같고, 다른 배우들과 같이 하다 보면 준비한 것과 다르게 연기가 되니까 아쉽기도 하고 잘 한 건가 싶어서 방송되기 전까지 덜덜덜 떨었어요. 스태프들 붙잡고 계속 잘 나왔냐고 물었죠. 제가 그렇게 불안에 떨었던 씬인데, 그 장면이 방송되고 메시지를 많이 받았어요. 슬펐다고, 저희 어머니도 같이 울었다고 메시지 보내주셨어요”

“배우로서는 복 받았다고 생각해요. 제 나이 또래에 이런 연기를 할 수 있는 게 복 받았다고 생각했어요. 하면서 너무 고통스럽고 힘든데, 언제 이런 씬들을 해볼 수 있을까, 이런 기회가 앞으로도 있을까, 그런 마음으로 했습니다”

김소연은 당시의 감정이 되살아나는 듯 목소리 톤까지 높여가며 촬영 당시를 설명했다. 그 만큼 감정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힘든 작품이었다. 김소연은 어렵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힘들었죠. 저 죽는 줄 알았어요. 정말 매회 ‘할 수 있을까’ 싶은 씬이 많아서 힘들었는데, 오히려 끝나고 나서는 마음이 편하고 ‘이래서 연기하나 봐’ 이럴 정도였어요”라고 웃으며 감회를 밝히기도 했다. 감정 소모가 큰 역할이라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을 법한데 다행히 그렇지는 않았다. 봉해령의 선택들에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봉해령이 다 버려가면서 결국 다시 그 집에 들어가잖아요. 그 집에서 나오기 위해서 그렇게 싸우고 울면서 난리를 치면서 겨우 탈출했는데, 과연 나라면 전 남편이 시한부라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들어갔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엄마한테 물어봤더니, ‘어떡해 같이 있어줘야지’ 이렇게 이야기를 하시는 거예요. 저도 그게 이해가 되더라고요. 그냥 이혼한 것도 아니고 불륜도 저지르고, 여자로서 수치심도 많이 느끼고, 시어머니 악행, 그런 엄청난 일들이 있지만, ‘그래도 서진이(극 중 아들 이름) 아빠인데 내 행복 잠시 양보하는 게 뭐 어때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봉해령이 그 집에 다시 들어가는 게 이해가 안 되진 않았어요”

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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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김소연과 봉해령은 선한 분위기를 풍기고 주변 공기까지 따뜻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닮은 점이 많아 보였다. 이 말을 하니 김소연은 쑥스러운 듯 그저 웃었다.

“봉해령과 가장 닮은 부분은 아이들이랑 있을 때예요. 제가 조카랑 있을 때 딱 그런 말투로 놀거든요.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씬들이 제일 편했고, 극 중간에 제가 요리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가르쳤었는데, 그 장면들이 이 드라마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이었어요”

김소연에게 ‘가화만사성’은 연기 합을 맞춰보고 싶던 배우들과 만나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다. 극 중 김소연은 이필모, 이상우와 함께 가슴 저미는 멜로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유쾌한 분위기 메이커 이필모와 진중한 이상우와의 연기 호흡은 김소연에게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저는 정말 죽기 살기로 했는데 (이)필모 오빠는 천재예요, 천재. 한 번 보면 그 긴 대사를 다 외워요. 좀 ‘사기 캐릭터’예요. 제가 만날 연기 천재라고, 줄여서 ‘연천’이라고 했거든요. 정말 신기한 사람이에요. 저는 전전긍긍하는 스타일인데, 뒤에선 어떤지 모르겠지만 오빠는 모든 걸 유연하게 대처해요. 촬영할 때는 너무 잘하고 상대방이 연기할 때도 앞에서 똑같이 해주고요. 또 (이)상우 오빠는 정말 모든 게 진실 되잖아요. 정말 서지건처럼 행동하니까 그때는 제가 또 빙의돼서 연기하고…. 두 명을 되게 잘 만난 것 같아요”

“필모 오빠는 제가 예전에 ‘사랑을 믿어요’라는 작품을 봤는데, 거기서 보여줬던 애절한 멜로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저랑 잘 맞을 것 같다, 같이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처음 대본 연습하고 술을 마시러 갔는데 필모 오빠가 딱 그 얘기를 하는 거예요. 저랑 연기를 하면 되게 잘 맞을 거라고 생각을 했대요. 김소연이라는 배우랑 멜로를 하면 좋은 장면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고 말하는데, 그 말이 정말 좋은 거예요. 아니나 다를까 오빠랑 하면서 너무 너무 좋은 연기 합들이 많이 나왔어요”

“상우 오빠도 만나고 싶었던 분이었어요. 엄마부터 시작해서 제 주변 분들이 너무 좋아하시거든요. 또 연기한지 오래 됐는데도 ‘초심’ 같은 모습이 보기 좋더라고요. 진실 돼 보이잖아요. 같이 연기하면서 정말 설레는 마음으로 찍었어요. 연기 합도 좋았고요. 리허설을 많이 하는 배우예요. 저도 그런 편이라 연습하다가 좋은 장면이 나오더라고요. 근데 필모 오빠는 리허설을 잘 안 해요. 오빠랑 할 때는 리허설 안 해서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좋은 장면이 나오기도 했고요. 두 분과 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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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배우들과 마음껏, 원 없이 폭발하듯 연기할 수 있었던 작품, ‘가화만사성’. 김소연은 자신에게 특별했던 ‘가화만사성’과 봉해령을 떠나보내며 응원과 지지를 보내준 사람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제가 이렇게 긴 호흡의 드라마로 인사드린 건 오랜만인데, 정말 좋았어요. 이런 굴곡진 인생을 연기한 것도 행복한데, 좋은 시선들이 많아서 힘이 됐어요. 고생하며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했고, 봉해령이 참 좋았어요. 1부 끝나고 ‘순정에 반하다’ 감독님께 ‘봉해령이 행복해지길 응원할게’ 이렇게 문자가 왔고 저도 ‘행복해지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연기할게요’ 이랬는데, 이 여자가 제발 그 안에서 일상적으로 행복한 여자였으면 좋겠어요. 친구와 커피도 마시고 수다도 떨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멋진 말을 하고 싶은데 생각이 안 나네요. 응원을 많이 해주세요”

“제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최대한 잘 파악해서 제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예전에는 트렌드를 쫓아간 적도 많았는데,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저를 조금 알겠더라고요. 제가 갖고 있는 걸 최대한 활용하고 제 그릇 안에서 최대한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에게 지금이 자기 영역을 빛낼 수 있는 배우가 되는 시점이었으면 좋겠어요”(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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