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마냥 유쾌할 것 같은 남자 유준상(48). 하지만 그는 연기에 대해서만큼은 투철한 직업의식으로 무장한 배우다. 유준상에게 그만의 배우학개론을 들었다.
지난 5일 오후 유준상은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감독 강우석/제작 시네마서비스) 홍보 인터뷰를 진행했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시대와 권력에 맞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동여지도를 탄생시킨 지도꾼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를 그린다. 차승원이 고산자 김정호를 연기하며, 유준상이 흥선대원군 역, 김인권이 조각장이 바우 역, 남지현이 김정호의 딸 순실 역을 맡았다.
특히나 유준상의 변신을 눈여겨볼만하다. 패기만만한 흥선대원군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 한 나라의 왕보다 위에 있는 절대 권력자 '대원위 합하'다. 왕권 강화를 위해 세도정치의 축인 안동 김씨 가문을 휘어잡는 그의 카리스마는 유준상의 탄탄한 연기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유준상은 흥선대원군을 연기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러닝타임은 129분이지만, 유준상이 배역 연구를 위해 공을 들인 시간은 수치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다. 난을 치는 게 취미인 흥선대원군을 위해 붓을 잡기도 했다.
"이번에 흥선대원군을 연구하면서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그의 흔적을 쫓으면서 여행도 했다. 평소에도 미술관 이런 곳을 자주 찾는다. 그런 걸 보면 책 한 권을 읽는 것만큼 좋은 영향을 많이 받는다. 어딜 가더라도 다 아름답고 역사가 숨겨져 있다. 마음적으로도 되게 풍요로웠다."
대중에게 유준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한 긍정'이다. 스크린과 브라운관, 무대를 오가며 쉴 새 없이 활동하는 그는 지칠 줄 모르는 사나이다. 음악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최근에는 음반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내가 음악을 하는 건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함이다. 매너리즘을 방지하고 싶다. 나도 사람인데 왜 지치지 않겠나. 하지만 어떻게 하면 지혜롭고 현명하게 살 수 있는지 인생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결국 배우는 사람에 대한 탐구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닌가. 그러면서 스스로 공부를 해나간다."
또한 유준상은 배우는 전혀 특별한 직업이 아니라며,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어쩌면 배우만큼 반복적으로 똑같은 일을 하는 직업이 없다. 단지 얼굴이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일 뿐이다"라며 "배우이기 전에 한 나라의 국민이고 시민이다. 이 일을 20년 넘게 꾸준히 하고 있는데, 반복을 통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소신을 밝혔다.
때문에 '고산자, 대동여지도'가 유준상에게 가지는 의미는 특별하다. 자극적인 이야기가 난무하는 시대에 온 가족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평소 팟 캐스트를 자주 듣는다. 요즘 여러모로 사회에 혐오가 만연해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 영화는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고산자, 대동여지도'가 담은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 나 또한 이야기의 전달자로서 그런 부분에 중점을 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