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뮤즈=이미지 기자] 배우 이정은이 캐릭터를 위해 기울인 노력을 언급했다.
드라마 ‘아는 와이프’, ‘눈이 부시게’, ‘동백꽃 필 무렵’ 등에서 엄마 역할을 맡아온 이정은이 영화 ‘경주기행’에서도 다시 한번 엄마로 변신했다. 다만 이번에는 결이 다르다. 극 중 옥실은 막내딸 경주를 잃은 뒤 오직 복수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뮤즈와의 인터뷰에서 이정은은 공효진, 박소담의 합류로 작품에 더욱 힘이 실렸다고 알렸다.
이정은은 김미조 감독과 ‘오마주’에서 스크립터와 배우로 먼저 인연을 맺었다. 김 감독은 이미 단편영화 ‘갈매기’로 호평을 받았을 때였다.
이정은은 “보통 복수를 꿈꿔도 가다가 멈추는 경우가 많지 않나. ‘경주기행’은 끝까지 가는 이야기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사적 제재를 떠나 복수의 여정을 통해 엄마와 딸들이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되는 과정도 인상적이었다”라고 출연 계기를 전하며 “일단 주인공을 시켜준다니까 무조건 하고 싶었다”라고 솔직히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어느 날 (공)효진이, (박)소담이가 시나리오를 받고 전화가 왔다”라며 “영화팀에는 죄송하지만 ‘나 보고 하지 마’라고 했다. 진짜 좋아서 해야 후회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다고 하더라. 다들 적극적이라 깜짝 놀랐고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정은은 딸을 잃은 뒤 시간이 멈춘 듯 살아가는 옥실을 표현하기 위해 외적인 부분에도 공을 들였다. “처음에는 ‘올드보이’ 같지 않냐고 했다. 자기 머리를 돌볼 신경조차 쓸 수 없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성이 나면 머리가 더 서더라. 머리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구나 싶었다. 옷도 하나만 입고 나오는데 딸들이 냄새난다고 싫어했다. 하하.”
그러면서 옥실을 연기한 뒤에는 ‘나는 과연 끝까지 갈 수 있는 사람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지며 마음고생했다고 돌아봤다.
이정은은 “끝까지 가는 존재를 연기했지만 내가 온전히 그 감정에 닿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개봉까지 오는 2년 동안 마음고생이 있었다. 지금도 개인적인 숙제로 남아 있다”라며 “보통은 자신을 위해서라도 잊고 사는 경우가 많은데,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을 연기하면서 나에게 솔직했는지 계속 생각하게 됐다. 팔로 한 뼘, 한 뼘 눌러가면서 갔다”라고 설명했다.
“배역에서 못 깨어난 것이라기보다 제 연기에 대한 숙제 같은 부분이다. 배역은 떠나보냈지만 ‘내가 그런 사람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계속 던지게 된다. 차기작 ‘할매’도 그래서 선택했는지 모르겠다. 배우니까 계속 탐구하게 되는 감정인 것 같다. 끝까지 송곳처럼 꽉 뚫어버릴 수 있는 사람인지, 배우로서 자질이 부족한 건 아닌지 계속 의문이 든다. 평생 걸릴 숙제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한편 이정은의 신작 ‘경주기행’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 ‘경주’를 위해, 8년의 기다림 끝에 ‘죽이는’ 여행을 떠난 네 모녀의 가족 복수극으로, 현재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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