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뮤즈=김나율 기자]배우 정진영은 하응과 닮아 있었다.
‘아버지의 집밥’은 평생 부엌 근처엔 가본 적도 없는 가부장 아버지 하응(정진영 분)이 까탈스럽게 삼시세끼를 찾다가 순애(이정은 분)가 요리 백지증에 걸리면서 생존을 위해 인생 첫 요리에 도전하는 내용으로, 이준익 감독의 첫 세로형 영화다. ‘아버지의 집밥’으로 숏드라마에 도전한 정진영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4일 오전 서울 성동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헤럴드뮤즈와 만난 정진영은 “이정은과는 편한 사이다. 부부로서의 호흡은 걱정할 필요 없었다. 아내에게 지배받는 남편이 되는데, ‘요리’로 지배 관계가 표현되는 것도 재미있다. ‘집밥’이라는 가치가 지배 정치적 관계로 볼 게 아닌데, 이 작품 속에서는 그렇다. 전반적으로 코믹 코드가 깔려있어서 즐겁고 편안하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작품이 정말 좋아서 가로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단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운명적으로 극장에서 개봉할 줄 정말 몰랐다. 이 이야기의 운명인 것 같다. 이루어지지 않을 거로 생각했는데, 바라는 대로 됐다.”
하응과 비슷한 면이 있다며 “수염 나고 배부른 모습이 제 나이 또래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하응처럼 못되게 굴거나 극단적인 상황에 부닥치지 않더라도, 오래된 부부는 옛 첫사랑의 뜨거움을 잊고 밋밋해진 상태가 많다. 나 역시 아내와의 첫 뜨거움을 기억하며 살아야 하는데, 하응을 보고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요리를 못 한다며 “제가 요리하는 걸 아내가 좋아하지 않는다. 아내가 요리는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요리하면 ‘만족했지 못 했나?’라고 생각이 든다더라. 그러나 아내가 지금쯤 후회할지도 모른다”고 웃었다.
정진영은 하응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집밥을 꼬박꼬박 받아먹어야 한다는 남성이다. 아이들에게 곰살맞게는 못해도, 학비를 벌기 위해 일한다. 아버지는 다 똑같다. 저 역시 아이들을 어떻게 먹여 살릴지 고민하고 강박을 가지며 살아왔다. 세상을 여유롭고 만만하게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응은 그리 특별하지 않고 뻔한 사람이다. 관객들이 감정을 깊이 따라갈 수 있는 인물이다.”
‘아버지의 집밥’에는 수많은 요리가 등장한다.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없었다며 “촬영지가 재개발을 앞둔 응암동이다. 사람이 없고, 화장실에 물도 안 나온다. 조리 시설도 없다. 연출팀이 옆방에서 조리해서 만든 거다. 열심히 준비해 줘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집밥 같았다. 저는 자장면이 먹고 싶었다”고 전했다.
한편 ‘아버지의 집밥’은 오는 9일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한다.
([뮤: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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