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천만 배우 공유의 '밀정' 출연, 지금은 당연해 보이는 결과지만 사실은 꽤 많은 비하인드가 숨어있었다.
7일 개봉한 영화 '밀정'(감독 김지운/제작 영화사 그림)은 1920년대 말, 일제 주요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다.
또한 '밀정'은 김지운 감독의 6년 만의 한국 영화 연출작으로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 역 송강호, 의열단의 리더 김우진 역 공유의 대립을 중심으로 한지민, 엄태구, 신성록이 출연하며 이병헌, 박희순이 특별출연에 나섰다.
특히나 공유의 캐스팅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그간 '도가니'(2011) '용의자'(2013)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긴 했지만, 최민식 송강호 이병헌 등 익숙한 배우들의 출연이 잦았던 김지운 감독의 작품에서는 새로운 선택이었기 때문. 또한 공유는 청춘스타의 이미지가 강하기에 장르적 정체성이 분명한 김지운 감독의 영화에 녹아들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김지운 감독은 "의외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더라. 나도 처음이라 어떤 면에서는 모험일 수도 있다고 봤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작품 하면서도 그런 모험은 해볼 만하지 않나. 배우 본인에게도 의외란 캐스팅으로 성취를 이뤄낸다면 연기자로서 새로운 전기나 변화를 맞이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우진이란 역을 통해 새로운 젊은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초인적이고 과시적인 인물이 아니다. 당시 의열단은 20~30대의 나이에 처절하게 항일 운동을 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그분들이 어떤 나이브한 부분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 수행해야 할 미션은 막중하지만 미성숙한 면모도 있었을 것이다."
즉, 김지운 감독은 공유를 통해 강하게 살 수밖에 없지만 속은 여린 인물을 그리고자 했다. 그는 "사색적이고 번민이 많은, 생각으로 가득 찬 젊은 지도자를 그리고 싶었다. 원래 터프한 사람보다 순수한 사람이 신념이 굳으면 훨씬 강해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런 변화를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김지운 감독은 촬영장에서 배우들을 혹독하게 활용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완벽주의적 성향 탓이다. 덕분에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당시에는 그에게 '독한 놈'이란 별명이, '악마를 보았다'(2010) 당시에는 '악마'란 별칭이 붙기도 했다.
"이번엔 배우들을 굴릴만한 게 없었다. 대신 계속 쫙쫙 쪼였다. (웃음) 특히 공유에게는 스몰 액팅을 주문했다. 한 인터뷰에서 공유가 '공기반 소리반으로 대사를 쳤다'라고 하더라. 실제로 그랬다. 일상적인 말을 주고받으면서도 수면 밑으로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으면 했다. 그래서 '여기서 호흡을 머금고 해' '반만 머금고 해' '조금 있다가 풀어' 이런 식으로 디렉팅을 줬다. 우리 영화는 막 드러내는 게 아니기에 말끝의 뉘앙스나 어미 등으로 상태가 긴장을 표현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공유는 '밀정' 출연으로 쌍천만을 노리는 배우가 됐다. 2016년 첫 천만 영화 '부산행'에 이어 '밀정' 역시 개봉 11일만에 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빠른 속도로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17년 간 안주하지 않고 달려온 그는 김지운 감독을 만나 '밀정'으로 드디어 만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