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강우석 감독이 한국 영화계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강우석 감독은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감독 강우석/제작 시네마서비스) 홍보 인터뷰를 갖고 충무로에서 감독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속내를 털어놨다.
이날 강우석 감독은 “한국 영화계가 많이 변한 정도가 아니라 다 바뀌었다. 점점 감독들의 개성이 중시되는 게 아니라 기계적인 제품 찍어내듯이 찍어내는 느낌이랄까. 그런 걸 보면서 난 워낙 그런 걸 거부하긴 하는데, 이제 영화가 감독의 예술이 아니구나 싶다”고 털어놨다.
이어 강우석 감독은 “투자자, 스태프, 배우가 오케이 하는 걸 감독이 수용해야하는 시대다. 이제 영화가 잘돼도 어떤 감독이 만들었는지 안 궁금하잖나. 그 감독의 다음 영화가 기대되는 게 아니라, 카메라 뒤에 있는 사람들은 다 잊혀져버린다. 1,000만 영화를 찍어도 윤제균 감독 이후엔 누가 누군지 이름을 잘 모른다고들 한다. 요즘은 1,000만 영화가 워낙 많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말이다”고 좋은 영화가 1,000만 영화가 되는 것이 아닌, 1,000만 돌파를 노린 영화가 실제로 1,000만 영화가 되는 현실을 비판했다. 강우석 감독은 “영화가 그저 기획 상품이 되어 간다고 걱정들이 많다. 시나리오가 좋아도 배우가 없으니 제작이 안 되는데, 시나리오 후진데도 톱배우가 캐스팅되면 제작에 돌입할 수 있다. 예전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배우 때문에 관객이 극장을 찾는다”고 영화 자체보다 톱스타를 내세운 기획 영화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또 강우석 감독은 “예전에는 영화가 개봉한다고 그러면 감독이 누구냐면서 감독 이름을 먼저 보고 그랬는데 이젠 관객 입에서 배우 이름밖에 안 나온다. 누가 나온다고 하면 그냥 보러가는 거지. 예전엔 다양한 영화 가운데 기획영화가 포진된 상태였다. 이름 알려진 감독이란 사람들이 다 예전 사람들이다. 김기덕, 박찬욱, 홍상수 봉준호 다음 대를 잇는 감독이 없다. 그들이 과거에 만들었던 영화가 지금은 안 만들어 지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립영화, 단편영화서도 쓸만한 감독을 뽑아서 데뷔시키고 그러는데, 자극적인 걸 찍는 사람만 뽑는다. 웰메이드가 아니라 재기발랄하거나 자극적인 면이 있으면 뽑히는 거지. 그런 애들을 뽑아서 더 자극적인 작품을 시키는 거다”고 쓴소리를 마다 않는 강우석 감독이었다.
이와 함께 강우석 감독은 “자극적이지 않으면 관객이 안 본다고? 누군가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두고 ‘영화는 좋은데 너무 착하지 않느냐’고 하더라”며 “그게 장점이 돼야지 왜 지적받을 점이 되는 건가. 착한 영화가 왜 단점이지?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인데 말이다. 특히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특정 연령층만 보라고 만든 영화도 아닌데”라고 한탄했다.
이어 강우석 감독은 “내 전작인 ‘투캅스’ ‘실미도’ ‘공공의 적’ 모두가 정서적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겪는 사회 속의 이야기를 다뤘다. 거기서 작은 분노가 일어나고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웃음으로 보여줬다”며 “이번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는 웃음은 다른 데서 보여주고, 흥선대원군과 김정호의 신분의 차이를 통해 그럼에도 자기의 이야기를 하는 김정호를 보여주고자 했다. 물론 현대극이면 감독이 관객을 가르치려 드느냐고 했을 수도 있지만, 사극이니까 가능했다”고 전했다. 한편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시대와 권력에 맞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동여지도를 탄생시킨 지도꾼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를 그린다. 차승원이 고산자 김정호를 연기하며, 유준상이 흥선대원군 역, 김인권이 조각장이 바우 역, 남지현이 김정호의 딸 순실 역을 맡았다. 강우석 감독의 스무 번째 작품이자 첫 사극 도전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