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인터뷰]'아수라' 감독 "정우성, 20년만에 처음으로 힘들다 고백"

입력 2016-09-30 14: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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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 김성수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아수라' 김성수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아수라’ 김성수 감독이 정우성과 15년 만에 재회한 뒷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아수라’(감독 김성수/제작 사나이픽처스)가 지난 28일 개봉 첫날 47만 명을 동원하며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 오프닝 신기록을 세웠다. ‘아수라’를 향한 열기가 그만큼 뜨거운 것.

‘아수라’는 지옥 같은 세상에서 오직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나쁜 놈들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액션영화. ‘비트’(1997) ‘태양은 없다’(1998) ‘무사’(2001) 이후 15년 만에 김성수 감독과 정우성이 재회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우성은 김성수 감독과의 작업이란 이유로 ‘아수라’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 그만큼 두 사람의 관계는 끈끈하고 돈독했다. 하지만 일에 있어서는 철저한 김성수 감독과 정우성이었다. ‘아수라’에서 생존형 비리 형사 한도경을 맡은 정우성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김성수 감독은 그런 정우성을 더욱 벼랑 끝으로 몰아갔다.

김성수 감독은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 인터뷰에서 “정우성은 촬영 내내 한도경이 돼서 살았다. 한도경이 된 것 같더라. 다른 사람들은 촬영장에도 왔다 갔다 하는데 정우성은 그 현장을 안 떠났다. 모든 신에 다 나오니까 쉬는 날도 나와 있곤 했다”고 정우성 칭찬으로 운을 뗐다.

영화 '아수라' 정우성, 김성수 감독/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아수라' 정우성, 김성수 감독/CJ엔터테인먼트 제공

“처음에 시나리오 받고선 정우성이 한도경에 대해 모르겠다고 했다. 그래서 할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할 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정우성이란 아우라가 너무 크니까 외모나 옷이나 헤어스타일, 눈빛, 호흡, 발성, 제스처 등 모든 면에서 정우성을 모두 버려달라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원래 정우성이 그런 표현을 쓰는 인간이 아닌데 ‘형, 내 방에 좀 올라와’라고 그러더라. 갔더니 정우성이 맥주를 마시고 취해 있더라. 내일 촬영인데 왜 그러냐고 물으니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 그만큼 ‘아수라’는 정우성에게 즐거우면서 고통스러운 작업이기도 했다. 김성수 감독은 “정우성이 원래 힘들다는 말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비트’를 찍을 때도 당구장 액션신을 촬영하다가 허리 다쳐서 서있는 것 자체도 불가능할 정도였는데 티를 안 냈다. 나중에 영화 촬영이 끝나고 오래도록 입원해있었다더라. 그때도 그렇게 아픈데 참고 액션연기를 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듣고 알았다”고 정우성의 독한 면모에 혀를 내둘렀다.

“정우성이 촬영 중 잠깐 담배 피우러 간다고 해서 ‘넌 주인공이니까 내 앞에서 그냥 펴’라고 했는데 괜찮다면서 다녀 오겠다더라. 나중에 들어보니 담배 피우러 간 게 아니라, 도저히 서 있을 수 없어서 누워있으러 간 거였다. 당구장 계단 화장실 앞에서 몇 번 누워있었다고 하더라. 그 정도로 아프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아닌데, 정우성이 이번엔 ‘괴로워서 죽겠다’고 하더라. 그리고 그게 얼굴에 보이더라. 고통스러워하고 힘들어하고 그런 불안함이 정우성 얼굴에 있었다. 한도경이란 인물이 눈치 보는 인간이잖나. 회색인, 경계인이지. 피폐해지고 눈동자가 움직인다는 것을 연기하기 힘든데 그런 불안한 얼굴로 정우성이 나오니까 너무 좋더라.(웃음) 물론 개인적으로는 안쓰럽지만 말이다.”

'아수라' 김성수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아수라' 김성수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고통을 호소하는 정우성에게 “열심히 하자”고 위로했다는 김성수 감독은 “그렇게 정우성을 위로했는데 속으로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행복했다. 힘들게 요리했고, 재료도 어렵게 구했는데 원하는 맛이 안 나면 낭패이지 않겠나. 그래서 정우성에게 계속 뭐 없냐고 물어보니까 힘들다고 하더라. ‘감독님이 원하는 게 뭔지는 알겠는데 내가 갖고 있는 건 꺼내놓지 말라고 해서 다 버렸는데, 아무것도 없는데 새로운 걸 내놓으라고 하면 어쩌냐’고 하더라. 들어보니 그 말도 맞는 것 같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 말을 하고 있는 정우성의 표정이 너무 좋더라. 한 번도 본적 없는 정우성의 표정이었다. 그게 이번 영화에도 담겼다. 박성배(황정민)가 회의장에서 바지 벗고 앉아 있을 때 그 앞에 와서 사정이 생겨서 시장님에게 갈 수 없다고 말하잖나. 경찰서에 무슨 일 생겼다고 말하다가 황정민에게 목을 잡혔을 때 정우성의 표정과 눈이 대단했다. ‘죄송합니다’라고 하는데 굉장히 눈동자가 불안하게 움직이잖나. 약간 불쌍한 척 하려고도 하고 머릿속으로 잔머리도 굴리고. 걸리면 어떡하나 불안감도 있고, 설명하기 어려운 표정이 나오더라.”

정우성만 마음고생을 한 게 아니었다. 김성수 감독은 며칠 사이 훨씬 수척해진 모습으로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단 말에 김성수 감독은 “개봉 전에 소화가 안 되더라. 긴장하고 있었나보다. 그래도 개봉하고 나니까 감개무량하다”며 “19금 영화 오프닝 신기록은 문화의 날도 있었기 때문에 큰 감흥은 없다. 개봉할 때까지 되게 조마조마했는데, 결과보다는 영화를 세상에 내놓는다는 게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아수라’는 내가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이고, 과연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만들고 나서 세상에 내놓으니까 감회가 새롭더라”고 털어놨다. 과연 김성수 감독의 자식과도 같은 영화 ‘아수라’를 관객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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