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업리뷰]'그물' 달라진 김기덕이 만든 불쌍한 남자 류승범

입력 2016-09-29 06: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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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소담 기자]김기덕도 류승범도 달라졌다.

영화 ‘그물’(감독 김기덕/제작 김기덕필름)이 28일 진행된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 취재진에게 첫 공개됐다. 베일을 벗은 ‘그물’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맞는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 정도로 자극성은 덜어냈고, 메시지는 강해졌다. 거친 면도 줄어들었다. 그리고 불량한 연기의 대가로 ‘세상에서 제일 불량한 남자’(세젤불)라 불렸던 류승범은 ‘그물’에선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남자’를 연기하며 연기 변신을 꾀했다.

‘그물’은 배가 그물에 걸려 어쩔 수 없이 홀로 남북한 경게선을 넘게 된 북한 어부 철우(류승범)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견뎌야만 했던 치열한 일주일을 그린다. 류승범과 김기덕 감독이 만났으며, 이원근 김영민 등이 출연한다.

‘그물’은 앞서 제7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제41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해외 언론들은 “김기덕 감독은 대한민국 현 시대 상황에 대해 과감하게 이야기한다” “김기덕 감독의 작품 세계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느꼈다” “전체주의와 맹목적인 믿음에 대한 생생한 고발” 등 극찬을 보냈다.

앞서 ‘뫼비우스’를 통해 근친상간 문제와 자극적 묘사 수위로 인해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기도 했었던 김기덕 감독. 하지만 ‘그물’에선 그러한 장면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자신이 시나리오를 쓴 ‘붉은 가족’이나 ‘풍산개’에서도 그랬듯, 오히려 남북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이념의 갈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 덕분에 김기덕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15세이상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김기덕 감독이 영화의 수위를 낮춘 것은 청소년들도 남북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김기덕 감독은 “남북문제가 열강들 사이에서 그들의 대리전이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며 “스스로 우리의 문제를 직시해보자는 생각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 다행히 15세관람가가 나와서 미래의 청소년들도 이 영활 보고 많은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세대만 생각해서 만든 영화가 아니다. 다음 세대에게 조금 더 안전한 '남북'을 물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인 김기덕 감독이었다. 달라진 것은 김기덕 감독뿐만이 아니다. 불량한 양아치 연기로는 국내서 독보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류승범은 ‘그물’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남자를 연기했다. 전재산인 배가 고장나 의지와 다르게 남한으로 흘러오게 된 철우는 간첩이란 의심을 받고 끊임없이 사상검증을 요구 받는다. 여기에 귀순하라는 설득까지. 하지만 아내와 딸이 있는 북한으로 돌아가겠단 철우의 의지는 쉽게 꺾이지 않고, 결국 그의 문제는 남과 북의 첨예한 대립까지 몰고온다.

류승범은 사상과 신념보다는 가족에 대한 애정이 더욱 각별한 철우를 연기하면서 전에 보여준 적 없는 가장 불쌍한 표정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실제 북한 어부가 아닐까 착각할 정도. 물론 북한 사투리 연기는 다소 어색한 지점이 있으나, 10일 간의 짧은 촬영기간과 그만큼 짧았을 준비 기간을 생각하면 그래도 중간 이상은 해냈다는 인상을 남긴다.

김기덕이 달라지고 류승범이 변신했다고 해서 ‘그물’이 관객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 것인지는 쉽게 속단할 수 없다. 기존의 김기덕 영화를 좋아했던 관객과 류승범을 통해 김기덕 영화를 처음 접할 이들의 간극이 어떤 반응을 불러올지도 말이다. 손익분기점 10만 명이라는 ‘그물’. 대기업의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지적하며 자신의 영화를 당분간 한국에서 개봉하지 않겠다 선언했던 김기덕 감독이 마음을 바꿔먹으면서까지 내놓은 영화 ‘그물’. 과연 관객은 ‘그물’의 김기덕과 류승범을 어떻게 바라볼까? 오는 10월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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