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임지연 기자] "개그맨으로서 욕심이자, 자부심이죠."
공개 개그 프로그램이 예전과 다르게 힘이 빠졌다 평가받는 요즈음. tvN '코미디빅리그'는 여전한 관심 속에 순항 중이다.
2001년 시작돼 올해 다섯 번째 생일을 맞은 ‘코미디 빅리그’는 KBS 2TV '개그콘서트‘, SBS '웃을을 찾는 사람(웃찾사)’보다 늦게 탄생했다. 비록 후발 주자지만 프로그램 최초로 리그제를 도입해 공개 코미디에 차별성을 부여했다. 단순히 개그만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매라운드와 쿼터 우승팀을 점치는 재미까지 더해 불꽃 튀는 웃음 경쟁으로 또다른 재미를 안겼다. 시즌제를 거쳐 현재 쿼터제에 이르기까지 한시적 웃음 경쟁 구도를 통해 식상함은 빼고 신선함을 더했다. 재미요소를 업그레이드하는 변주를 통해 관객들에 새로운 웃음을 주려는 시도를 계속해왔다.
지상파 공개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둔 부분은 프로그램 콘셉트 뿐만이 아녔다. 과거 '개그콘서트‘를 이끌었던 김석현 CP는 2011년 무대를 tvN으로 옮긴 후 '코미디 빅리그'를 준비하면서 기존 지상파 3사에서 활약 중이거나 또는 새로운 무대가 필요했던 개그맨들을 영입해 무대 위에 올렸다. 시작 당시 기대보다 쓴소리가 많았다.
김 CP는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코미디빅리그‘ 준비 당시를 떠올리며 “’버린 사람들 데려다 무슨 코미디쇼냐‘라는 악성 댓글이 있었다. 당시 나도 기분이 참 안 좋았는데, 우리 연기자들이 어떤 마음일지 마음이 아팠었다”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더불어 "시즌제를 연기자, 시청자, 제작진 모두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 고정된 생각과도 싸워야 했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김 CP는 공채 기수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지상파 코미디 프로그램과 달리 유연하고 열린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다. 선후배 등 서열이나 출신을 따지기보다 잘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자 했다. 더불어 연기자들의 스케줄과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회의 시간을 조절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보장하는 환경도 마련해주고자 노력했다. 공채 기수 시스템으로 운영돼 활동에 제한이 있는 지상파의 시스템과 분명 달랐다.
‘코미디 빅리그’만의 자유롭고 유연한 분위기는 연기자들의 열정과 창의성을 이끌어냈다. 이는 히트 코너와 스타 탄생으로 이어졌다. "의~리", "호로록", "개X같은 소리하고 있네" 등 유행어가 만들어졌다. 양세형, 박나래, 이국주, 장도연, 이진호, 이세영 등은 ‘코미디 빅리그’를 너머 예능에서 맹활약하는, 주목받는 개그계 스타가 됐다.
지상파와 달리 개그맨 공채 시험이 없지만, 꾸준히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고자 노력 중이기도 하다. 김 CP는 “공채 시스템에도 빛이 있고 그림자가 있다. 거기서 성공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 방송국이 월급 주는 건 아니다”면서 “공채가 아닌 상황에서 신인들 뽑을 수 있는 기회가 뭘까 많은 고민을 했다. 오디션도 보고 대학로에 찾아가기도 하고 선배들의 추천을 받기도 했다. 그 친구가 자율적으로 열심히 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다"고 '코빅' 만의 시스템 장점을 설명했다. 그렇게 탄생한 스타 중 한 명이 현재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동 중인 이세영이다.
‘코미디빅리그’의 자유롭고 유연한 분위기는 출연자들이 코미디에 열정을 쏟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박나래, 양세형 등 많은 이들이 문자 그대로 예능으로 ‘빵’뜨고도 여전히 약 5분간 진행되는 코너를 위해 시간을 쪼개 노력을 쏟고, 큰 웃음을 전달하기 위해 ‘코미디빅리그’ 무대 위에 오르는 이유다.
박나래는 “다들 바쁜데도 불구하고 '코미디 빅리그'를 하고 있다. 개그맨으로서의 욕심인 것 같다. 양세형은 매번 ‘무대에서 용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런 그가 승천하는 모습을 봤다. 다들 그런 욕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바쁜데도 '코미디 빅리그'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욕심이자 자부심“이라고 설명했다
후발주자지만 앞서 달려가는 선배들과 다른 길을 선택한 제작진의 실험정신과 연기자들의 열정이 어우러져 지금의 ‘코미디빅리그’가 만들어졌다. 출연자들은 10년, 15년 그 후의 ‘코미디 빅리그’를 기대했다. 더불어 “지금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개그맨들 중에 정말 끼 있는 이들이 많다. 언젠가 빛 볼 이들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매주 일요일 오후 7시 40분 방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