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쇼핑왕 루이'가 해냈다. 최약체로 분류되던 작품이 써내려간 역주행, 시청자가 키운 드라마의 저력이다.
28일 오전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극본 오지영/연출 이상엽)는 전국 평균 시청률 10.5%를 기록했다. 이는 동시간대 1위에 해당한다. 반면 그간 지상파 수목극 1위를 고수하던 SBS '질투의 화신'은 10.2%에 머물며 20회를 기점으로 '쇼핑왕 루이'에 왕좌를 내줬다.
'쇼핑왕 루이'의 역주행은 여러가지 약점을 극복한 결과이기에 더욱 드라마틱하다. 이 작품은 복잡한 소비의 도시,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 온실 속 기억상실남 루이(서인국)와 오대산 출신 산골처녀 고복실(남지현)의 파란만장 서바이벌 로맨틱 코미디다. 재벌남과 캔디녀의 로맨스, 여기에 더해진 기억상실까지. 이는 수많은 드라마에서 보아온 클리셰 그 자체다. 안 봐도 본 것 같은 설정이기에 기대감을 갖기 힘들었다.
난관은 이뿐만이 아니다. '쇼핑왕 루이'의 경쟁작은 대단했다. 로맨틱 코미디 여왕 공효진과 '로코킹' 조정석이 뭉친 '질투의 화신', 흥행보증수표 김하늘의 KBS 2TV '공항가는 길' 등이 이 드라마의 라이벌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일에는 2016 DMC페스티벌 '여러분의 선택! 복면가왕' 방송으로 결방이란 악재까지 이어졌다.
그럼에도 '쇼핑왕 루이'는 시청률 역주행을 이어갔고, 마침내 동시간대 1위까지 이르렀다. 5.6%로 시작한 시청률은 약 두 배인 10.5%까지 치솟았다. 대체 이 드라마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이는 '쇼핑왕 루이'의 애칭인 '시청자가 키우는 드라마'란 수식어에서 찾을 수 있다.
'쇼핑왕 루이'는 재벌과 캔디녀의 로맨스란 뻔한 설정을 다루고 있지만, 풀어가는 방식은 낯설다. 등장인물들은 선의만 가지고 있으면 세상을 살아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대표적인 예가 루이와 고복실 커플이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해도 남을 원망하거나 복수하려 하지 않는다.
또한 믹스커피 한 잔과 컵라면 한 사발 등 소소한 일상에 만족하며, 서로 눈만 마주쳐도 웃는다. 착하다 못해 모자라 보이기까지 하는 루이와 고복실은 거친 세상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살아간다. 이는 등장인물들을 향한 시청자들의 응원으로 이어진다. 자극적이고 기 빨리는 전개에 지쳤던 이들이 '쇼핑왕 루이'를 애청하는 이유다.
어찌 보면 답답할 수도 있는 전개다. 하지만 서인국과 남지현이 순박하고 맑은 인물의 정서를 잘 표현해내면서, '쇼핑왕 루이'는 호구들의 드라마가 아닌 '힐링물'이 됐다. 케이블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서인국은 이 드라마를 통해 지상파 미니시리즈 남자주인공으로 안착했다. 아역 시절의 인상이 강했던 남지현 역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쇼핑왕 루이'는 16부작으로, 앞으로 5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오랜만에 등장한 착한 드라마가 써 내려갈 역주행 기록 행진의 끝은 어디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