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POP초점]'영화배우' 황정민-강동원, 왜 드라마에선 못 볼까?

입력 2016-11-07 15: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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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소담 기자]스크린에서 종횡무진 하고 있음에도 정작 안방극장에선 만나보기 어려운 배우들이 있다. 대표적 예가 바로 황정민 강동원이다.

배우 황정민은 올해 영화 ‘히말라야’ ‘검사외전’ ‘곡성’ ‘아수라’ 네 편의 영화로 2,190만 명을 동원하며 주연배우 중 유일하게 2,000만 관객을 돌파한 배우로 집계됐다. 흥행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독보적 입지를 지키고 있는 배우라 할 수 있다. 원톱, 투톱, 조연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 자신이 맡은 바, 그 이상을 보여주는 배우 황정민.

충무로에서 소처럼 일하는 배우로 손꼽히는 황정민이지만, 정작 안방극장에선 황정민의 모습을 쉽게 만나볼 수 없어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많다. 지난 2009년 방송된 KBS 2TV 드라마 ‘그저 바라 보다가’에서 우체국 말단직원 구동백 역을 맡아 순박한 모습을 보여주며 호평 받은 황정민. 그의 마지막 드라마 출연작은 지난 2012년 2월 방송된 TV조선 드라마 ‘한반도’다. 이후 황정민은 드라마에는 출연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한반도’는 100억 대작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종합편성채널 출범 초기 방송돼 0%대의 낮은 시청률로 인해 당초 계획했던 24부작에서 6부가 줄어든 18부작으로 조기종영됐다. 황정민 김정은을 내세우고도 시청률과 광고 판매 실적 부진으로 인해 굴욕 아닌 굴욕을 맛본 것.

드라마에서 보고 싶은 배우 1순위로 꼽히는 강동원은 황정민보다 공백기가 훨씬 오래 됐다. 지난 2003년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에서 순애보 의사 민지훈 역을 맡았던 강동원은 같은 해 주말 아침드라마 ‘1%의 어떤 것’을 통해 주말 아침잠을 잊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강동원은 2004년 방송된 드라마 ‘매직’에서 주연을 맡았으나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고, 시청률 또한 당시 기준으로는 그리 신통치 않았다. 결국 강동원의 마지막 드라마 출연작은 ‘매직’으로 남아 있는 상태다. 드라마 출연 제안은 많았지만, 강동원은 모두 고사했다. 그렇다면 왜 황정민 강동원은 드라마 출연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걸까? 그들이 한결같이 꼽은 이유는 바로 시스템의 문제였다. 쪽대본에 생방송 촬영이 비일비재한 현장에서 연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이다.

영화 촬영 전 대본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수없이 대사를 연습하고 수많은 의견을 나누기로 유명한 황정민은 상대적으로 준비 시간이 부족한데다 긴박하게 촬영이 이어지는 현장 시스템 탓에 자신의 연기에 자신이 없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장면을 곱씹고 또 곱씹으면서 최고의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노력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빠르게 진행되는 드라마 시스템은 황정민에겐 혼란스러울 수밖에.

황정민은 “드라마는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저 바라 보다가’ 당시 하루 두 시간 밖에 못 자면서 연기를 했다. 인간 황정민의 말투를 쓸 시간도 없이, 24시간을 극중 인물인 구동백처럼 말하고 연기해야만 했다”며 “대본만 외워서 되는 게 아니더라. 특히 드라마는 연기를 하고 나서도 내 것에 대해 자신감이 없었다”고 말했다.

강동원 또한 최근 헤럴드POP과 인터뷰서 “과거엔 알다시피 드라마 촬영 환경이 열악했다. 요즘은 전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힘들다고 하더라. 잠은 잘 자면서 일하고 싶다. 효율성 떨어지는 걸 워낙 싫어한다. 특히 예전엔 잠을 안 재우니까 싫었다”고 프리프로덕션 기간을 거쳐 수개월간 촬영하는 영화와 달리 사전제작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았던 과거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강동원은 “수면의 문제를 떠나서 그만큼 작품과 캐릭터에 대해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 때문에 드라마는 힘들더라. 시청자가 모든 걸 이해해주는 것도 아니잖나. 보는 사람은 ‘연기가 왜 저래?’라고 말하지만, 알고 보면 대사 외울 시간도 없이 분량을 찍을 때가 많았다. 준비를 못 하고 촬영을 하는 게 싫었다. 영화와는 시스템이 다르지 않나”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최근엔 사전제작 드라마도 많기 때문에 좋은 작품만 있다면 논의할 생각”이라고 덧붙인 강동원이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영화 시스템에 익숙해진 배우들은 시시각각 빠르게 진행되는데다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드라마에선 약점을 보이기도 한다. 영화에선 극찬 받다가도 드라마에 출연했다 하면 연기력 논란이 생기는 것도 그 때문”이라며 “하지만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 등 영화 작업을 주로 하던 배우도 tvN 드라마 ‘시그널’처럼 사전제작에 김은희 작가 같은 좋은 스태프가 있다면 충분히 캐스팅 가능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드라마 또한 사전제작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쪽대본 생방송 촬영은 여전히 존재한다. 사전제작에 대한 위험부담도 크다. 사전제작임에도 불구하고 제작 기간이나 방식은 여전히 기존 드라마 제작과 크게 다르지 않게 흘러가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아마도 황정민 강동원에 이어 안방극장에서 볼 수 없는 배우들이 더 많아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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