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스플릿DAY②]"충무로의 발견" 연기천재 이다윗vs악역 정성화

입력 2016-11-09 06: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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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소담 기자]유지태만 있나? '스플릿'엔 주목해야 할 배우가 더 있다. 바로 자폐 성향을 지닌 볼링 천재를 연기해낸 이다윗과 개그맨 출신 편견을 이겨내고 악역에 도전한 정성화다.

영화 '스플릿'(감독 최국희/제작 오퍼스픽쳐스)은 도박 볼링 세계에 뛰어든 밑바닥 인생들의 한판 승부를 그린 작품. 유지태가 한물 간 전직 볼링 선수 철종 역, 이정현이 허당 매력의 생계형 브로커 희진 역, 이다윗이 자폐 기질과 천재적 볼링 실력을 동시에 지닌 영훈 역, 정성화가 철종과 악연으로 이어진 악역 두꺼비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유지태 이정현의 투톱 영화로 알려졌지만, 사실 '스플릿'에서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는 바로 이다윗이 연기한 볼링천재 영훈이다. 자폐 성향을 갖고 있는 영훈은 매일 같이 볼링장에서 혼자 연습을 하는 인물. 10번 레일을 고집하고, 폼 또한 독특하다. 볼을 던진 후엔 홀로 허공에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보기만 해도 이상한 영훈이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장면엔 채 썬 오이가 꼭 들어가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좋아하는 음식은 쫀드기와 새콤달콤 포도맛 그리고 밀키스다.

자폐 성향을 지닌 캐릭터는 그동안 영화에서 수없이 다뤄졌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말아톤' 조승우다. 조승우는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호평 받았다. '말아톤' 촬영 당시 조승우의 나이는 스물다섯이었다. '스플릿' 이다윗은 그보다 두 살 어린 스물 셋이다. 이다윗 또한 그때의 조승우처럼, 나이답지 않게 천재적인 연기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충무로를 이끌어갈 기대주가 바로 이다윗이다.

'말아톤' 조승우의 연기를 수십 번 돌려보며 좌절하고 또 좌절했다는 이다윗은 이를 넘어서기 위해 한밤 중 홀로 한강을 찾아 연기연습을 하곤 했단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익혀야 하는 영훈 캐릭터를 소화해낸 이다윗. 아마도 '스플릿'을 보고 나면 영훈 그리고 이다윗이 가장 기억에 남을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뮤지컬 배우로 독보적 입지를 굳힌 정성화가 '스플릿'에 참여해 극 긴장감을 높였다. 이번엔 웃기는 역할이 아니라 카리스마 악역이다. 지난 1994년 S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정성화에겐 악역 캐스팅 자체가 감개무량한 일이었다고. 그리고 정성화는 뮤지컬계에서 성공했듯이, 충무로마저 씹어 먹을 기세로 '스플릿'의 독한 악역 두꺼비를 완성해냈다.

정성화가 연기한 악역 두꺼비는 신인 볼링선수 시절, 희진(이정현)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토우 볼링장 소속 유망주였다. 하지만 철종(유지태)에게 밀려 단 한 번도 1등을 해보지 못한 비운의 볼링 선수이기도. 철종이 승부조작 혐의에 휘말린 뒤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은퇴하자 두꺼비는 승승장구한다. 인기와 성적을 바탕으로 돈을 쓸어 담은 두꺼비는 희진의 토우 볼링장을 빼앗으려 노력하는 한편, 철종의 재기를 막는다.

이를 위해 정성화는 유지태와는 다른 파워풀한 볼링 동작을 완성해냈고, 연기에 있어서도 코믹함을 모조리 지워냈다. 유지태 또한 정성화의 연기에 감탄했다고 하니 의심 없이 믿고 봐도 되지 않을까. 노래하지 않고 연기하는 정성화의 또 다른 도전을 엿볼 수 있는 '스플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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