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정말 알다가도 모를 흥행 세계다. ‘형’이 정식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것.
영화 ‘형’(감독 권수경/제작 초이스컷픽쳐스)이 개봉 첫주 관객수 100만 명을 넘어섰다. 어수선한 시국 가운데서도 ‘신비한 동물사전’과 함께 주말 극장가 쌍끌이 흥행을 이어가며 한국영화 저력을 과시한 ‘형’이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형’은 지난 26일 토요일 31만8,221명, 27일 일요일엔 32만2,046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누적관객수는 103만7,839명으로 11월 개봉한 한국영화 중 유일하게 100만 돌파에 성공했다.
‘형’은 유도 국가대표 고두영(도경수)이 경기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이 소식을 들은 사기전과 10범 형 고두식(조정석)이 눈물의 석방 사기극을 펼친 끝에 1년간 보호자 자격으로 가석방돼 벌어지는 동거 스토리를 그린다.
특히 ‘형’은 영화 ‘7번방의 선물’로 1,281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 7위에 오른 유영아 작가와 박신혜가 다시 뭉쳐 주목 받았다. 하지만 우려도 있었다. ‘7번방의 선물’은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뽑아내는 영화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그만큼 신파라는 지적도 많았기 때문. 아니나 다를까 ‘형’ 또한 마찬가지였다. 전반부엔 관객을 웃기다가 후반부엔 작정하고 눈물을 뽑아내는 신파가 이어진다. 클리셰 반복에 난무하는 욕설 그리고 억지 웃음과 여성혐오 개그 요소까지 ‘형’의 흥행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아 보였다. 특히 ‘형’에 앞서 코미디영화 ‘럭키’가 700만 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하며 한바탕 극장가를 휩쓸었기 때문. 이에 관객이 또다시 코미디 영화에 지갑을 열 것인지도 의문이었다. 물론 ‘7번방의 선물’로 대중적 코드를 읽어낸 유영아 작가의 능력과 배우 조정석 도경수의 힘을 믿는 이들도 많았지만.
어쨌거나 결과적으로 ‘형’은 비수기인 11월에 몰려든 한국영화 중 유일하게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평단과 관객의 성향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는 요즘이지만, ‘형’의 흥행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과연 관객이 원하는 영화가 무엇인지 말이다. 이 같은 논쟁은 ‘7번방의 선물’ 때도 있었지만, 당시에도 류승룡, 갈소원의 연기가 이를 불식시켰다는 분석이다. ‘형’ 또한 조정석 도경수의 열연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강동원 주연의 판타지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은 개봉일을 변경하면서 수능 특수를 노렸지만, ‘신비한 동물사전’과 같은 날 개봉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되고 말이다. ‘신비한 동물사전’이 지난 27일까지 339만4,042명을 동원한 것과 달리 ‘가려진 시간’은 48만9,038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유지태가 1,000만 돌파를 희망했던 볼링 도박 영화 ‘스플릿’(감독 최국희/제작 오퍼스픽쳐스) 또한 지난 9일 개봉해 27일까지 누적관객수 74만6,698명으로 집계됐다. 100만 돌파도 버거워 보이는 상황. 때문에 예상 밖 극장가를 휩쓴 ‘형’이 받아들 흥행 성적표는 어떨지 더욱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