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장현성이 ‘시그널’ 립밤신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배우 장현성은 최근 서울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영화 ‘커튼콜’(감독 류훈/제작 커튼콜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 모멘텀엔터테인먼트, 영화사 시네트) 인터뷰를 갖고 악역과 선역을 넘나들며 열연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로 자신의 평범한 얼굴을 꼽았다.
이날 장현성은 아무렇지도 않게 선역과 악역을 넘나드는 것이 참으로 대단하단 말에 “아무렇지도 않게는 아닐 거다.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다”며 “내가 감사한 부분 중 하나는, 내가 얼굴이 특별히 잘생기지도 못생기지도 않았단 거다”고 운을 뗐다.
장현성은 “배우 얼굴 영역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면 먼저 원빈, 현빈, 장동건 등이 있다. 다음은 길거리형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어디서 본 것 같고, 다섯 명 중에 서있어도 크게 기억이 안 나는 얼굴을 말한다. 한석규 형님이나 나를 포함해 설경구, 김상중, 이성재 이런 얼굴 말이다. 또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면 유해진, 오달수, 이문식 같은 개성 있는 외모의 배우가 있잖나. 난 중간에 있는 평범한 얼굴이라서 악역이나 선역이나 시각적으로 어색하지 않게 봐주는 것 같다. 정말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현성은 “감정이란 것도 결국은 여러 가지 얼굴이 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내 안에 그런 게 있겠죠. 사람이 착하기만 한 사람만 있겠나. 아주 악독한 사람이라도 집에 가서 착한 아빠일 수도 있고. 그런 것들을 계속 찾아보면서 어떤 얼굴들을 강화하고 극화해서 표현해야 하는지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장현성의 연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바로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 야비한 표정을 지으면서 능청스럽게 립밤을 바르는 장면이었다. 이는 개그프로그램에서 수차례 패러디되기도 했다. 그만큼 파급 효과가 컸다.
이에 장현성은 “‘시그널’에서 립밥을 바르는 장면은 내 애드리브였다. 그렇게까지 후폭풍이 강할 줄은 몰랐다”며 “연기를 하다보면 생기는 공간과 시간이 있다. 굉장히 짧지만 배우에겐 견디기 힘든 순간이다. 조진웅과 경찰서 복도에서 실랑이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카메라 리허설을 해도 뭔가 조금 부족한 것 같고 그래서 잠깐 세우고 이야기를 했다. 뭔가 비는 것 같은데, 이 감정이 뭔지는 몰라도 어떻게든 채웠으면 좋겠다고 말이다”고 밝혔다.
“잠깐 쉬는 시간이 생겼다. 그래서 이제 시간을 역 추적해 보건데, 점심시간쯤 되고 드라마 상에서 밖에 나갔다가 점심을 먹고 들어왔다 치면 어떨까 싶었다. 또 당시 배경이 굉장히 추운 겨울이었다. 그 신을 자세히 보면 이야기를 하면서 뭔가 이빨에 껴있는 음식물을 쩝쩝거리다가 뱉고 시작한다. 또 밥 먹고 입이 트고 건조하잖나.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은 아니니까, 거칠어 보이지만 사실은 입술 까진 것에 예민할 것 같고, 왠지 립밤을 쓸 수 있겠다 싶었다. 과거 장면이니까 지금 나오는 립밤 말고 예전 제품은 없냐면서 모든 배우, 스태프에게 립밤 동원력을 내렸다. 그 중 하나의 포장을 벗겨서 티 안 나게 사용했다.”
자신의 디테일을 알아봐준 시청자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장현성은 “배우가 연기를 할 때 발차기를 한번 하려면 그걸 1,000번 이상 연습해야 한다. ‘시그널’ 립밤 장면을 알아준 것도, 그런 것에 대한 격려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노력했을 때 이렇게 격려를 받으면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장현성의 인생작은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그런 질문을 늘 받는데, 이젠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내 인생작은 ‘커튼콜’이다”고 밝힌 장현성은 “모든 제작진, 출연진과 나눈 시간들 그리고 이 작품 때문에 같이 고민했던 영역들, 그런 것들을 지나서 이 작품이 만들어진 이후에 관객의 호평까지.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상상했던 것들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구현돼서 작품으로서 주는 감동이 크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작은 영화, 큰 영화가 따로 있나? 물론 제작비 수백억 원이 들었다고 하면 8~9,000원을 들여서 영화를 봐도 아깝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60분짜리 영화보다는 120분짜리 영화를 봐야 손해 안 보는 것 같고. 하지만 그것도 사실 역시나 정밀하게 재단된 투자 배급 제작의 형식일 수 있다. 예술작품이란 건 사랑이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도 수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결국 늘 새로운 사랑 이야기가 나오고, 사람들은 눈물 흘린다. 어떤 형식을 빌어서 어떤 새로움으로 사랑을 보여주느냐가 문제이지. 그런 면에서 ‘커튼콜’은 개인적으로는 새로움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 또 적은 제작비 이면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합의가 있었다. 영화를 잘 만들어보자는 목적이 같았고, 덕분에 이런 영화를 만들려면 포기하는 것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의 합의가 있었다. 그래서 나 또한 ‘커튼콜’에 노개런티로 출연했다.” 한편 ‘커튼콜’은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삼류 에로 극단이 마지막 작품으로 정통 연극 ‘햄릿’을 무대에 올리면서 예상치 못한 위기와 돌발 상황 속에 좌충우돌 무대를 완성해가는 라이브 코미디 영화다. 장현성, 박철민, 전무송, 유지수, 이이경, 채서진, 고보결 등이 출연한다. 지난 8일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