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김윤석이 장르 연기에 이어 섬세한 감정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배우 김윤석은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감독 홍지영/제작 수필름) 인터뷰를 갖고 몸을 쓰는 연기보다 감정을 소모시키는 연기만의 매력을 최근 더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게 된 현재의 수현(김윤석)이 30년 전 자신인 과거의 수현(변요한)을 만나 평생 후회하고 있던 과거의 한 사건을 바꾸려 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윤석, 변요한이 2인1역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수현을 연기했다.
이날 김윤석은 “영화를 보면서 밥 딜런의 음악이 나오는데 마음이 뭔가 이상하더라. 딸과 커가는 걸 한 프레임 안에서 보여주는데, 내 모습과 되게 비슷했다. 실제 딸이 있으니까”라며 “20대를 거쳐 50대 중년이 되는 수현의 모습을 보면서 실제 내 모습을 배제시키지 못하겠더라. 내 모습이 투영된 느낌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아직도 영화의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 한 김윤석은 “영화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우리가 생각했던 로맨스 영화이기도 하지만, 우정도 있고 성장에 관한 영화인데다 부녀와 가족, 친구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여기에 적절한 코미디와 감동도 주는 작품이다. 이정도면 겨울에 개봉하는 따듯한 마음을 주는 영화로는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윤석은 기욤 뮈소의 원작과 영화를 비교하는 시선에 대해서도 “원작 소설을 먼저 본 사람들은 약간의 이질감이나 아쉬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각색 과정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원작에만 충실했다면 우리나라에서 영화로 못 만들었을 것이다. 원작처럼 만들려면 완전히 미니시리즈 드라마로 만들어야지”라며 “홍지영 감독이 억지감동, 신파를 너무 싫어한다. 홍지영 감독 본인의 자존심을 걸고서라도 그렇게는 만들기 싫다고 했는데 그게 잘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타짜’에선 화투를 치고, ‘도둑들’에선 와이어를 타고 다이아몬드를 훔치고, ‘추격자’에선 살인마를 뒤쫓고, ‘황해’에선 둔기를 들고 폭력을 자행했던 김윤석. ‘검은 사제들’에서는 악령을 쫓아내는 구마의식까지 한 김윤석이다. 그런 김윤석이 섬세한 멜로연기를 펼친다니. 그에게 파격을 기대했던 관객에겐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감정 연기를 통해 일상의 파격을 이끌어낸 김윤석이다.
“난 사실 요즘은 감정연기가 더 좋다. 일상이 주는 파격이 있잖나”라고 강조한 김윤석은 “가까운 사람들과의 대화 같고, 세밀한데다 직접 피부에 와 닿는 이야기잖나. 이젠 액션연기를 하기엔 힘도 없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김윤석은 “감정연기도 세밀한 액션이라고 보면 된다. ‘감정액션’이다. 드러내는 대신 절제도 해야 하고. 그런 재미가 좋았다”며 “가장 힘들었던 장면이 바로 극중 딸 수아(박혜수)에게 밥을 먹으면서 자신의 병을 고백하는 신이었다. 정말 힘들었다. 실제 그렇게 된다면? 상상도 못 하겠다. 덤덤하게 말을 하지만 그 속에서 눈빛을 보면 되게 미안해하는 게 보일 거다. 딸을 홀로 남겨두고 떠난다는 것. 그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더구나 낚시터에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못 보면 어떡해?’라고 딸이 묻는데, 그 장면도 정말 짠했다”고 털어놨다.
늘 변신을 마다하지 않는 배우 김윤석. 그에게 앞으로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지 물었다. 이에 김윤석은 “언제나 하는 이야기지만, 세월이 흘러도 좋은 작품을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김윤석은 “장르적으로 스릴러나 액션 같은 건 많이 해봤잖나. 요즘 들어 느끼는 건, 어떤 하나의 장르에 치우친 영화보다는 일상이 주는 파격이 크다는 거다. 그게 더 세밀하고, 더 밀도 있다고 본다. 더 치열한 전쟁은 일상에서 일어나고 있단 생각이다. 그런 걸 담아내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 정말 시나리오를 잘 써야만 그 파격이 느껴지겠지. 자칫 잘못하면 신파에 기댄다. 그게 쉬우니까. 난 그게 아니라 이성을 붙들고 파고드는 작품에 매력을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당신, 여기 있어줄래요’를 택했다”고 전했다.
한편 전세계 30개국 베스트셀러 1위 작가인 기욤 뮈소의 동명 소설을 전세계 최초로 영화화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지난 14일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