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수정 기자]악동뮤지션의 새 앨범 크레딧을 보면 항상 이찬혁이 모든 곡을 단독으로 작곡, 작사한다. 친남매 듀오이기에 자연스레 두 사람이 음악적 의견을 교류할 수도 있을 텐데 이수현의 활약에서 보컬에서 더 빛이 난다. 악동뮤지션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음악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악동뮤지션의 음악과 이찬혁의 음악 그리고 이수현의 음악이 모두 달랐다.
악동뮤지션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서 수현은 리스너로서 감상을 전하는 편이다. 수현은 “(음악적) 의견은 제가 주지도 않고, 오빠도 받지 않는다. 우리는 따로따로 하는 스타일이다. 오빠가 새로운 노래를 만들었는데 내가 듣기에 별로일 때가 있다. 그러면 오빠는 내가 좋다고 말할 때까지 아침마다 기타를 들고 와서 세뇌시킨다. 자고 있는데 기타 치고 노래 부르면 그냥 귀찮아서 좋다고 말할 때도 있다.(웃음)”고 말했다.
수현도 자신의 자작곡을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미완성본까지 합하면 약 20여개 정도다. 하지만 오빠에게 자문을 얻지 않는다. 수현은 “예전에 오빠가 내 자작곡을 수정하려고 했는데 수정을 하는 게 아니라 싹 다시 갈아엎으려고 하더라. 그냥 오빠가 다시 쓰는 수준이다. 오빠와 작업을 하려면 아예 처음부터 공동으로 참여해야지 내 곡의 수정을 부탁하면 안될 거 같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이러한 남매의 다툼(?)이 발생하는 이유는 두 사람이 추구하는 음악적 색깔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에서도 ‘못생긴 척’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이찬혁 자신의 스타일로 만들어 수현의 파트를 넣기 위해 멜로디를 수정해야 했던 곡이다. 수현은 “나는 조금 더 여성스럽고 귀여운 이미지를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찬혁은 악동뮤지션 노래는 조금 대중에 다가가기 위해 만든 곡이며 실제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은 더 난해하다고 전했다.
이들이 진짜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고픈 갈증은 없을까. 찬혁은 “나중에 저 혼자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마이너 성향이라도 노래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진짜 음악에 대해 “괴짜 같다. 되게 아티스틱하고, 악동뮤지션보다는 조금 더 느리고 우울한 감성이 있다. 반면에 ‘못생긴 척’같은 장난스런 부분도 많고”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수현의 음악은 무엇일까. 수현은 “순수하고, 아련하고 청정 지역 같은 그런 노래를 좋아하기도 하면서 되게 감각적인 크리셋 미셀 ‘라이크 어 드림’(like a dream) 같은 끼 부리는 노래도 좋다. 테일러 스위프트 ‘22’ 같은 감성도 좋다. 발랄하고 여성스러운 그런 색깔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사춘기(하)’ 앨범에서 수현의 색을 찾는다면 수록곡 ‘유 노우 미’(YOU KNOW ME)다. 수현은 “조금이나마 매력을 어필한 노래다. 제 색깔 예고편의 예고편 정도”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서로의 솔로를 응원했다. 수현은 “예전에는 그런 노래를 쓰면 왜 이런 노래를 쓰는지 오빠를 이해하지 못했다. 악동뮤지션이 불러야 하고, 내가 불러야 하는데... 지금은 이제 그런 노래를 만드는 것도 응원하고 오빠가 멋있다고 생각한다”고 찬혁을 응원했다. 이어 “오빠가 개인적으로 하는 노래도 좋아한다. 우리가 만약 따로따로 하게 된다면 제 솔로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오빠도 솔로 욕심이 있다. 오빠의 음악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 우리들의 솔로 앨범이 나왔을 때 재미있게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각자의 감성이 확실한 두 사람이 만난 악동뮤지션 음악의 정의는 무엇일까. ‘악동뮤지션 스럽다’ 외에 어떤 단어로 대체하기 힘들다. 다만, 목표는 확실했다. 수현은 “악뮤의 음악은 악뮤스럽다. 장르도 악뮤, 스타일도 악뮤다”라고 말했다. 찬혁은 “얼마 전에 깊은 정의가 생긴 것 같다”며 “악동뮤지션은 저희가 만드는 이상적인 세상이다. 악동뮤지션의 노래로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