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POP초점]악역은 아무나 하나? 엄기준이 증명한 악역의 품격

입력 2017-01-24 13:35:06
    • 복사완료!

[헤럴드POP=박아름 기자]'악역장인' 엄기준이 증명했다. 악역에도 품격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SBS 새 월화드라마 '피고인'이 지난 23일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첫 발을 내딛었다. '대상배우' 지성의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은 '피고인'은 첫 회부터 폭발한 엄기준의 강렬한 악역 연기로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SBS '피고인' 캡쳐
SBS '피고인' 캡쳐

'피고인'에서 극과 극 성격인 쌍둥이 형제 차선호, 차민호 역으로 1인 2역에 도전한 엄기준은 법 없이도 살 선량한 형 차선호와 무자비한 악행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동생 차민호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대체 불가 연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망나니 차민호일 때는 살인을 저지르고도 뻔뻔한 태도를 보여 '피고인'을 공포 드라마로 만든 엄기준. 엔딩에서는 형의 죽음 앞에 웃는듯 우는듯 가증스런 오열 연기로 시청자들을 소름돋게 만들었다.

엄기준은 연이은 악역 연기로 자신의 이미지가 악역 이미지로 굳혀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또 악역으로 돌아왔다. 그 이유가 뭘까. 차민호는 기존에 그가 연기했던 악역들과 목적과 이유가 달랐고, 1인 2역 역시 도전하고 싶은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엄기준은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역할을 위해 특별하게 준비한 건 없지만 캐릭터가 작품 안에서 살아 숨쉬려면 그 목적과 이유가 분명해야 그 연기가 선명해진다. 두 명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도 흥미롭지만 극의 전개에 따라 이후에는 엄기준이 아닌 차민호가 두 명 분을 해내야하는 어려움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엄기준은 보는 사람들도 절로 박수치게 만들 정도로 몰입도 높은 연기력을 선보였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자신이 등장하는 하이라이트를 지켜본 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뼈저리게 든다"고 자책하고, "힘들겠지만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전한 것. 이와 함께 엄기준은 "악역이지만 갈수록 불쌍해질 것 같다", "희대의 악마라 하는데 차민호도 사실 살아남으려고 몸부림치는 역할이니 예쁘게 봐 달라"며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동안 ‘복면검사’ ‘골든크로스’ ‘유령’ 등 다수의 작품에서 강렬한 악역 연기로 '악역장인'이란 타이틀은 물론, 호평을 이끌어냈던 악역 베테랑 엄기준. 그의 소름끼치는 연기는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캐릭터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애정, 더 리얼하게 연기하기 위한 노력 등이 뒷받침돼야 완벽한 악역이 탄생할 수 있다는 걸 그가 보여줬다.

KBS 제공
KBS 제공

'악녀 전문 배우' 왕빛나의 '악녀 철학'도 주목할 만하다. ‘두 여자의 방’ ‘아이가 다섯’, 그리고 '다시, 첫사랑'까지 연이은 악녀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왕빛나 역시 최근 진행된 KBS 2TV 일일드라마 '다시, 첫사랑'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안 나오면 드라마가 끝나기 때문에 미움은 받겠지만 내가 할 역할이고 이 안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데 즐기려고 한다"며 "이미 엎지러진 물이다. 사건 하나마다 수습하고 두려워하고, 덮으려고 머리를 계속 굴리면서 사건이 전개될 것 같은데 작가님이 써주시는 게 기대가 된다. 작가님이 어떻게 날 또 설레게 하실지 매번 대본이 나올 때마다 긴장되고 기다리게 된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건데 내가 악역이고 싫은 인물이긴 하지만 내 나름대로 내 인물을 사랑한다. 진심이다. 그렇게 안되면 나도 그 신을 소화할 때마다 힘들다. 그래서 '내가 하는 행동과 생각이 옳고 맞다고 생각해야 모두가 잘될 거다'고 생각하고 연기한다. 내 나름대로의 진실성을 봐준다면 시청자들도 더 재밌게 봐주지 않을까 싶다"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면서 왕빛나는 "날 미워해 주셔도 시청률이 높아지고 많이 봐주시는 게 더 행복하다"며 미움 받을지라도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어 오히려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매 작품마다 악역으로 등장하는 배우들은 온갖 악행과 밉상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분노 지수를 높인다. 근데 악역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결국은 그 악역들 때문에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가 되는데 아무에게나 덜컥 그 중요한 역할을 맡길 수 있겠는가.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주인공과 함께 팽팽한 대립구도를 형성하며 극을 이끌어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에 악역은 매우 중요한 존재다.

악역도 주인공이다. 주인공못지 않게, 아니 그보다 더 사랑받을 수 있다. 이유리가 바로 지난 2014년 MBC '왔다, 장보리!'로 그 해 MBC 연기대상을 수상하는 신화를 낳으며 이같은 사실을 증명해냈다. 악역 전성시대는 계속되고 있다.

이 기사가 어떠셨나요?

LATEST MUSE

MOST READ

#이달의 아이돌
CLICK
블랙핑크 지수, 제니 이어 솔로 컴백
미스터리한 놀이공원으로의 초대
CLICK
#이달의 영화
오디세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신작
세계 최초 전편 IMAX 촬영
오디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