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아름 기자](인터뷰①에 이어)
사극, 그리고 악역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배우라니.
지난 2012년 스타 등용문이라 불리는 KBS 학교 시리즈 ‘학교 2013’으로 데뷔해 얼굴을 알린 이지훈은 ‘최고다 이순신’ ‘황금무지개’ ‘블러드’ ‘마녀보감’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 ‘드라마 스페셜-전설의 셔틀’ , '육룡이 나르샤'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푸른바다의 전설'을 만나 꽃을 피웠다. 길지않은 연기 경력에도 왕부터 불량 학생, 그리고 비서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을 소화해내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해낸 이지훈은 '푸른바다의 전설'에서도 악역으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지훈은 자신에게 있어 JTBC ‘마녀보감’은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 했다. 열심히 연기하고 준비했던 '마녀보감'이 있었기에 '푸른바다의 전설'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이지훈은 지난해 방영된 '마녀보감'에서 나이답지 않게 기복이 심한 선조 캐릭터의 감정선을 탁월하게 그려내 연기력을 재조명 받았다. 또 선조 특유의 예민한 분노와 광기는 물론, 좋은 왕이 되고 싶다는 가슴 찡한 진심, 가끔씩 드러나는 다정함 등 다양한 얼굴을 지닌 캐릭터를 매 순간 임팩트 있게 담아내며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마녀보감'과 관련, "정말 힘들었다"고 말문을 연 이지훈은 "'마녀보감'을 선택을 한 것도 드라마를 떠나 실존 인물에 판타지가 더해지면 원래 우리가 역사로 알고 있던 선조를 다르게 표현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재밌을 것 같았다. 사실 그 때 타 방송사 드라마와 동시에 하려 했는데 하나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선조를 선택했다. 너무 하고 싶어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반응이 좋아 더 좋았다. 구설수에 오르거나 했으면 힘들었을텐데 내가 선택한 거라 더 많이 집중하려 했고, 노력해서 감사하게도 반응이 좋았다. 좋은 댓글들을 많이 써주셔서 몇 배로 더 좋았던 것 같다. 힘들었던 것들도 다 잊혀질만큼 좋았다. 의미도 있었다. 그리고 '마녀보감' 덕분에 '푸른바다의 전설'도 하게 됐다. '마녀보감' 촬영감독님께서 내가 울부짖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신을 보시고 '푸른바다의 전설' 박지은 작가님께 추천해주셨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출연작들을 들여다보면 이지훈은 발성이 참 좋은 배우다. 그래서인지 유독 사극을 했을 때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육룡이 나르샤'에서도, '마녀보감'에서도 그랬다.
"사극은 발음과 발성이 가장 중요하다. 연기를 배우는 사람 입장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정확한 발성과 발음을 기본적으로 전달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극을 꼭 해봐야 하고, 사극의 호흡을 느껴봐야 엄청난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해 사극을 해보고 싶었다."
이어 이지훈은 "'육룡이 나르샤' 땐 천민, '마녀보감'에선 왕을 했으니 다음 사극에선 호위무사, 우의정 등 주요 관직에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며 사극 욕심을 내비치기도.
그러면서 이지훈은 '우의정을 하기엔 나이가 비교적 어리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나이대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었으면 좋겠다. 젊은 사람들이 더 영악할 수도 있다. 간신과 같은 역할도 굳이 나이가 있으신 선배님들에만 국한되지 않았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지훈은 지난 2013년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 동명이인 특집에서 털어놔 화제가 됐던 폐소 공포증에 대한 뒷이야기도 들려줬다. 다행히 지금은 완치된 상태라고.
"'라디오스타' 촬영 전전날 회사 이사님이 밥을 먹자 그래서 나갔는데 우리 아파트 10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이상했다. 1층 버튼을 눌렀는데 내려가다가 7층에서 갑자기 덜컹 하더니 확 내려가더라. 몸이 붕 떴다. 3층에서 2층으로 가는 구간에서 끽 소리가 났다.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걸렸던 것이다. 1층에 딱 떨어졌는데 온 몸에 힘이 다 풀려 엘리베이터에 멍하니 있었다. 다리까지 풀렸고, 일어날 힘도 없었다. 부모님도 깜짝 놀라 뛰어 내려오셨다. 그때까지 너무 놀란 상태였는데 조금 이따가 정신이 돌아왔다. 1층에 사람들이 몰려있더라. 회색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다 젖어있어서 창피했다. 우리 집이 10층인데 그 후로 엘리베이터도 못 타고 계속 걸어다녔다. 진짜 무서웠다. 그러다 아버지가 동대표가 되신 뒤 관리 소장님한테 말씀드려서 줄이랑 장치 등을 다 교체하고 매달 점검 날짜를 정확하게 지켜서 하라고 하셨다. 사고 후 얼마간은 엘리베이터를 매니저와 같이 타고 다니다 보니까 폐소 공포증이 없어지더라."
일찌감치 군 복무까지 마친 이지훈은 이제 막 30대에 접어들었다. 그러다보니 그는 20대에 비해 몸도, 마음도 많이 달라졌다고 털어놨다. 급격한 체력 저하를 느끼는 것은 물론, 마음가짐 역시 달라졌음을 몸소 실감한다고.
"30대가 되고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작품 선택할 때도 예전과 달리 지금은 뭐든 닥치는대로 소처럼 일하고 싶단 생각이 든다. 일적인 부분이나 내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게 많아졌다. '어떻게 30대를 보내야 할까?'라는 진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친구들과 만날 때도 '우리 여행 어디갈까?' 이런 얘길 주로 하다가 지금은 직장이나 결혼 얘기를 한다. 얘기하는 것 자체가 다르다. 나도 30대 후반엔 결혼을 할 것이기 때문에 내 인생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인생도 챙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재 이지훈은 '푸른바다의 전설' 종영 후 차기작을 검토 중이다. 장르 불문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는 이지훈의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