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싱글라이더’ 이병헌, 공효진의 미친 열연과 이주영 감독의 영리한 연출이 빛났다. 그리고 영화가 담은 비밀은 그야말로 충격 반전이었다.
영화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제작 퍼펙트스톰필름)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7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배우 이병헌, 공효진, 안소희 그리고 이주영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한 가장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병헌이 실적 좋은 증권회사 지점장이자 모든 것을 잃고 사라진 한 남자 강재훈 역, 공효진이 새로운 꿈을 찾고 싶은 재훈의 아내 이수진 역, 안소희가 재훈에게 도움을 청하는 호주 워홀러 유진아 역을 맡았다.
액션, 스릴러가 아닌 감성 연기로 돌아온 이병헌은 “특별히 선호한다거나 싫어하는 장르는 없다. 열어 놓고 있는 스타일이다. 모든 장르를 나름의 이유로 다 좋아한다”며 "한동안 액션이나 범죄물이 정말 긴 시간 동안 유행해서 그런 시나리오 위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싱글라이더’ 같은 시나리오를 받고 정말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병헌은 "시나리오가 처음 줬던 느낌이 있다. 한순간에 큰 충격을 준 것보다는 정말 오랫동안 기억에 계속 남는 이야기란 것이었다. 운명처럼 내가 꼭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며 “배우로도, 관객 입장으로도 예전의 한국 영화처럼 장르의 다양성을 되찾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기쁜 마음이 든다. 이런 종류의 영화뿐 아니라, 배우 입장에서도 관객 입장에서도 다양한 장르를 즐길 수 있어서 기쁘다. 인생에 몇 안되는, 마음을 크게 움직인 시나리오 중 하나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아내와 아들을 호주로 보내고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는 남자를 연기한 이병헌은 "예전에 아들이 있던 작품을 한 적 있는데 부성애를 제대로 연기한 건 '싱글라이더'가 처음이다. 실제 아이가 있으니까 그런 건 굉장히 큰 도움이 됐다. 게다가 이주영 감독님이 일부러 의도적으로 극 중 아들 이름을 내 아이와 비슷하게 지은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감정을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실제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말하기도.
연기를 처음 하는 호주의 아이를 섭외해 아들 역을 맡긴 '싱글라이더'. 이에 이병헌은 "연기를 처음 하는 아이이고 한국말을 잘 못하는 호주에 사는 아이와 함께 연기를 했다. 그 아이를 어떻게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게 할지 모두에게 숙제였다. 자연스러운 느낌을 어떻게 뽑아낼까 고민했다. 오히려 연기를 처음 접하니까 너무 깨끗해서 슬픈 대사를 하는데 아이가 두세시간 동안 울어서 촬영을 못 한 적도 있었다. 영혼이 맑고 깨끗한 아이더라"며 "침대에서 아이에게 ‘진우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라며 머리를 쓰다듬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게 시나리오 이상으로 감정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공효진도 "내 아들로 나온 배우가 연기를 처음해보는 경우더라. 외국 배우들과도 호흡을 맞춰야했다. 그래서 영어권 사람들과도 낯설지 않은 배우가 필요했다. 호주 현지에서 살고 있는 아이가 캐스팅됐다"며 "참 똘똘하더라. 영화 안에서 포착된 대사들이 임팩트가 있었다. 감독님과 고민을 참 많이 했다. 잘하더라. 나중에는 아이들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호주로 떠나와 아들을 홀로 키우는 엄마를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공효진은 "최근에 아이들과 호흡하는 영화를 많이 했는데 '미씽'은 아이가 핵심이었다면 '싱글라이더'는 남편과의 관계가 핵심이다. 이 영화를 선택한 건 남겨진 남편의 쓸쓸함을 내가 더 쓸쓸하게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로 인해서 강재훈이란 남자가 더 쓸쓸하게 보였으면 했다"며 "아이들과 촬영을 하면 배우로서 모성애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병헌, 공효진 등 연기파 배우와 호흡을 맞춘 안소희는 "영화를 기대하고 봤다. 호주에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것 같다. 영상이 예쁘게 나와서 마음에 든다"며 "촬영 현장에서 이병헌에게 많이 물어봤다. 본격적으로 촬영을 들어가기 전에는 공효진이 내 캐릭터를 많이 고민해줬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끝으로 이주영 감독은 "아직까지 난 여자가 영화를 만든다고 생각하고 촬영장에 가본 적 없다. 제작진과 스태프들 배우 모두가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게 해줬다. 여자라서 내가 남들과는 다르다는 걸 언젠가는 깨달을 수도 있는데, 보편적으로 말하는 디테일이나 그런 건 시나리오에선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연출적으로는 (내가 여성 감독이라서)어떤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여성 감독이 아닌, 영화감독으로 섬세한 감정의 결을 담아내며 배우들을 걷고 지켜보게 만든 이주영 감독. 좋은 연출과 좋은 작품, 좋은 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한편 이병헌, 공효진, 안소희 그리고 이주영 감독의 ‘싱글라이더’는 오는 2일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