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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이슈]'문라이트' 택한 89회 아카데미, 인종차별 논란 의식했나

입력 2017-02-27 16: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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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문라이트' 포스터
영화 '문라이트' 포스터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예상치 못한 반전의 아카데미, '백인들의 잔치'란 비난을 의식한 결과인 걸까. '문라이트'가 89번째 아카데미의 주인공이 됐다.

26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각)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의 돌비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작품상의 영예는 '문라이트'(감독 배리 젠킨스)에게 돌아갔다. 미국 마이애미 빈민가에 사는 흑인 소년 샤이론이 청년이 되면서 사랑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앞서 '문라이트'는 제74회 골든글로브 드라마 부문 최우수 작품상 등 주요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165개의 상을 수상했다. '라라랜드'에 맞서는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이유다. 하지만 '라라랜드' 역시 만만치 않았다. 골든글로브 7개 부문,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 바프타) 5개 부문 등을 휩쓸었다. 모두 아카데미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시상식이다. 또한 아카데미가 사랑하는 고전, 뮤지컬 영화의 오마주란 점 역시 유리한 고지였다.

하지만 제89회 아카데미는 '문라이트'의 손을 들어줬다. 작품상은 한해를 대표하는 영화란 뜻이다. 유색인종, 특히 흑인에 대한 박한 대우로 '백인들의 잔치'란 비아냥을 들었던 지난해와는 상반된 결과다. 이외에도 '문라이트'는 작품의 완성도로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등 총 8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특히나 '문라이트'의 주인공은 흑인이자 동성애자다. '문라이트'가 소수자와 다양성을 화두로 던지는 작품인 이유다. 보수적이란 평을 들어왔던 아카데미로서는 파격적인 카드인 셈이다.

영화 '문라이트' 스틸
영화 '문라이트' 스틸

그럼에도 옥에 티는 있었다. 수상작 발표 과정에서 '문라이트'가 아닌 '라라랜드'가 호명된 것. 여우주연상을 받은 '라라랜드' 엠마 스톤을 지명한 봉투가 작품상 순서에서 잘못 전달되어 발생한 해프닝이었다. 잠시나마 '문라이트'가 누려야 할 영광에 찬물을 끼얹은 사건이다.

이에 대해 '문라이트'의 감독 배리 젠킨스는 자신의 SNS에 "여전히 말이 안나온다(STILL SPEECHLESS)"라는 글과 함께 수상작 큐시트를 공개했다. 놀라움과 황당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심경 표현이었다.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결과보다 의외성과 반전을 택한 아카데미. 이를 계기로 '백색(白色) 잔치'로 불리던 아카데미가 보다 평등한 영화 축제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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