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개룡녀' 이유리, 악녀 연민정 벗고 '걸크러쉬' 입었다.
KBS 2TV 새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극본 이정선/연출 이재상)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4일 첫 방송한 이 드라마는 1회 22.9%를 시작으로 2회에서는 3.6%P 상승한 26.5%를 기록했다. 30%대 시청률로 종영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인기를 이을 드라마의 탄생이라는 평이다.
특히나 눈에 띄는 건 이유리의 변신이다. 극 중 그는 변 씨 집안 둘째 변혜영 역을 맡았다. 자기중심적이고 냉철한 독설가지만, 결정적 순간에는 해결사로 활약하는 인물이다. 또한 별 볼일 없는 집에서 노력만으로 대형 로펌 변호사가 된 '개룡녀(개천에서 난 용 같은 여자)'이기도 하다.
이유리는 당찬 말투와 뼈 있는 어록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는 자신에게 상담하러 온 고객이 "개천에서 난 용들은 본인의 출신을 잊는다"고 하자 "여전히 개천에 사는 미꾸라지보다 낫다"라고 응수를 하는 패기를 보여줬다.
또한 동생 변미영(정소민)이 과거의 상처에 얽매여 취업을 포기하려 하자 현실적 조언을 아끼지 않는 등 맏언니로서 역할까지 톡톡히 해냈다. 뿐만 아니라 변혜영은 동생인 변라영(류화영)이 자신의 가방을 마음대로 착용하자 말싸움은 물론 머리채를 잡는 등 거침없는 성격을 보여줬다.
결혼에 대한 생각도 인상적이었다. 변혜영은 친구의 안타까운 결혼생활을 보고는 "한국에서 며느리는 인도 카스트 제도의 불가촉 천민 같은 거다. 결혼이 국민의 의무인 거냐"라며 소신을 밝혔다. 대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는 탓에 구시대적 가치관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았던 그간의 주말극에선 상상하기 힘든 캐릭터의 탄생이다.
자기 주관이 또렷하고 톡톡 튀는 변혜영. 이는 이유리의 믿고 보는 연기력 덕이 컸다. 아직까지도 MBC '왔다 장보리'(2014)에서 펼친 악녀 연기로 기억되는 그이지만, 변혜영은 이유리의 또 다른 인생 캐릭터를 예감케 할만큼 강렬한 캐릭터다. 걸음걸이부터 눈빛과 말투까지 당찬 이유리는 대형 로펌 변호사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남자들은 반하고, 여자들은 따라 하고 싶은 '개룡녀'의 탄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