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장동건, 류승룡은 2017년을 반등의 해로 만들 수 있을까. 한때는 그 누구보다 잘나갔던 두 배우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기대된다.
톱스타, 톱배우란 수식어가 누구보다 잘 어울렸던 이들이 있다. 한 사람은 조각 같은 외모로 주목 받더니 꾸준한 노력으로 연기력까지 갖추게 됐다. 또 다른 한 사람은 오랜 무명시절을 거쳐 연기력 하나로 대중을 사로잡으며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가 됐다.
그러나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고 했다. 지금 잘나간다고 해서 영원히 정상을 지키란 법도 없다. 그리고 정상에서 잠시 내려왔다고 해서 다시 못 올라가리란 법도 없다. 2017년, 그 누구보다 절치부심 재기를 노리고 있는 배우 장동건, 류승룡 이야기다.
지난 1992년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으로 데뷔한 장동건은 등장과 동시에 조각 같은 외모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잘생긴 배우’에서 한때 ‘잘생기기만 한 배우’로 불렸던 장동건은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친구’ 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톱스타에서 톱배우가 됐다. 특히 ‘태극기 휘날리며’로는 1,0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하며 대중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280억 원이 투입된 대작 ‘마이웨이’(2011)가 흥행에 실패했고,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신사의 품격’으로 안방극장에 복귀했으나 배우 장동건에 대한 평가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오히려 전과는 달라진 비주얼에 대한 혹평이 나오기도. 이어 ‘아저씨’ 이정범 감독과 손잡고 100억 대작 ‘우는 남자’(2014)로 다시금 충무로에 컴백했으나 관객수 60만 명에 그쳤다. 그야말로 자존심 구긴 장동건이다.
황정민, 정재영과 서울예대 연극과 90학번 동기인 류승룡은 이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늦게 빛을 봤다. ‘난타’ 주요멤버로 브로드웨이에서도 활동했지만 연극 무대를 전전하던 그를 알아보는 이는 별로 없었다. 그러던 중 서울예대 1년 선배인 장진 감독의 영화 ‘아는 여자’(2004) 단역으로 충무로에 데뷔한 류승룡은 이후 ‘박수칠 때 떠나라’(2005) ‘거룩한 계보’(2005) ‘황진이’(2007) 등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이어 드라마 ‘별순검’에서 주연 강승조 역으로 두각을 나타낸 류승룡은 영화 ‘시크릿’(2009) ‘베스트셀러’(2010) ‘평양성’(2010) ‘고지전’(2011) 등 쉼 없이 작품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자신의 인생작을 만나게 된 류승룡이다. 영화 ‘최종병기 활’(2011)에서 쥬신타 역을 맡아 완벽한 만주어와 액션연기를 선보이더니 ‘내 아내의 모든 것’(2012)에선 장성기 역을 맡아 더티섹시의 새 지평을 연 것. 여기에 그치지 않고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7번방의 선물’(2012) ‘명량’(2014)까지 세 편의 1,000만 영화를 보유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류승룡이다. 이후 충무로는 류승룡의 것이 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손님’(82만 명) ‘도리화가’(31만 명)가 연이어 흥행에 실패했고, 작품 외적인 논란에 휘말리며 고개를 숙인 류승룡이다. 한때 수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
그런 장동건, 류승룡이 반전을 꽤한다. 2017년 개봉 예정인 영화 ‘7년의 밤’(감독 추창민/제작 폴룩스 픽쳐스)으로 뭉친 것. 지난해 5월, 6개월간의 촬영을 마치고 올해 개봉을 준비 중인 ‘7년의 밤’은 정유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광해, 왕이 된 남자’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류승룡과 이미 한차례 1,232만 명 동원이란 대기록을 이뤄낸 바 있는 추 감독이기에 어느 때보다 기대가 높다.
‘7년의 밤’은 세령호에서 벌어진 우발적인 살인사건 후, 한 순간의 실수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현수(류승룡)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영제(장동건)의 7년 전 진실과 7년 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다.
류승룡은 자신이 저지른 교통사고로 인한 소녀의 죽음 이후 아들에게까지 이어지는 엄청난 비극을 마주하는 최현수 역을 맡아 씻을 수 없는 죄책감과 절박한 부성애를 보여준다고. 장동건은 딸을 죽인 범인을 향한 복수를 꿈꾸는 영제를 연기한다. 세령마을 대지주의 외아들이자 치과 의사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혹함과 치밀함을 지닌 인물이다. 이에 서로 다른 부성애로 맞서는 장동건, 류승룡의 치열한 연기대결이 기대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장동건은 ‘부당거래’ ‘악마를 보았다’ 각본을 쓰고 ‘신세계’ 각본과 연출을 맡아 흥행에 성공한 바 있는 박훈정 감독의 신작 ‘V.I.P.’(제작 영화사 금월)에도 캐스팅돼 촬영을 마쳤다. ‘V.I.P.’는 국가도 법도 통제 불가능한 북한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그를 쫓는 대한민국 특별수사팀과 북한에서 넘어온 비밀 공작원, 미국 CIA와 대한민국 국정원 등이 얽힌 이야기를 그린다. 장동건은 미국 CIA와 대한민국 국정원을 오가는 박재혁 역을 맡아 김명민, 이종석, 박희순 등과 호흡을 맞춘다. 2017년 두 편의 다채로운 영화로 관객을 만나게 된 장동건이다.
여기에 류승룡은 지난해 ‘부산행’으로 1,156만 명을 동원하며 화려한 실사 영화 연출 데뷔 신고식을 치른 연상호 감독과 다시 뭉친다. ‘부산행’의 프리퀄 격인 애니메이션 영화 ‘서울역’에서 목소리 연기를 맡았던 류승룡은 그 인연으로 연상호 감독의 차기작 ‘염력’(제작 레드피터)에 합류했다. ‘염력’은 우연하게 초능력(염력)을 갖게 된 한 남자가 예상치 못한 일에 휘말리게 된 딸을 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류승룡은 우연히 염력을 얻게 된 아버지 석헌 역을 맡아 새로운 장르 영화에 도전할 예정이다.
과연 누구보다 사랑 받았던 두 배우 장동건, 류승룡은 2017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 수 있을까? 연기력이야 믿어 의심치 않는 장동건, 류승룡. 관객이 이들의 새로운 도전에 어떤 평가를 내릴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