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 김찬호는 오는 4월 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되는 연극 ‘베헤모스’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이면 한 번쯤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답답함을 남기고, 한편으로는 씁쓸한 뒷맛을 남기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시대와 사회를 돌이켜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베헤모스’가 던지는 ‘너와 내가 다르다고 생각해?’라는 물음에 어떻게 살고 있고, 사회는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우리는 나쁜 괴물들이 판을 치는 사회를 방관할 것인지, 섞여서 같이 나빠질 것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극 안에서는 어떤 누구도 자신의 편이 없다. 이변은 태석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목적으로 일하고, 오검(오진욱 검사) 또한 이변을 잡고 싶어 안달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워크는 돈독했다. ‘부패척결 베헤모스!’라는 독특한 구호로 화이팅을 다지기도 한다.
“그 구호는 (김)도현이 형이 만들었다. 도현이 형이 모든 공연 할 때마다 팀 구호를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가 부패척결을 하지는 않지만 이거 어떻겠냐고 제안했을 때, 좋았다. 거기에 (최)대훈 형님이 움직임을 추가해서 지금의 구호가 완성됐다.”
동료들의 이야기를 꺼내자 김찬호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형들에게 연기적으로 많이 배우고, 동생들과의 우애도 깊다는 그는 연습실에서는 자주 만났는데, 더블(최대훈)끼리는 자주 못 봐서 아쉽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연습실에서는 어떤 재미난 일들이 있는지를 묻자 ‘탱탱볼’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연습하면서 쉬는 타이밍에 탱탱볼을 가지고 공놀이를 했다. 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발로 차는 놀이다. 그런데 정원조 형은 공놀이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 움직이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아기들 걸음마 가르치듯 공놀이를 가르쳤다. 나중에는 좋아하시더라(웃음). 한번은 내기를 했다. 박스 안에 공을 못 넣는 사람이 커피를 사는 것이다. 정원조 형은 탐탁지 않아 했지만 참여했고, 결국 커피를 쐈다. 사실 우리가 그린 빅피쳐다(웃음).”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연습실 에피소드를 설명하던 김찬호는 정원조에 대해 자신의 ‘최애캐(최고 애정하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김찬호는 자기만의 공간에서 가습기 쐬면서 앉아있는 정원조에게 ‘형 같이해요’라고 적극적으로 다가갔고, 정원조 또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었다. 예전에는 쑥스러워 구호를 외치며 움직이는 것도 잘 안 했는데 이제는 조금씩 움직인다고. 그런 애정 넘치는 두 사람은 무대 위에서도 찰떡궁합이었을까.
“무대 위에서 실수한 적이 있다. 오검(정원조 분)과 취조실에서 나와 마주하는 장면이다. 내가 ‘저 못 잡아요’라고 말 한 뒤 ‘첫 번째, 덩치’라고 해야되는데 ‘첫 번째, 원칙’이라고 해버렸다. 원조 형 눈이 동그래졌다(웃음). 그래서 ‘검사님은 원칙대로 하고 저는 반칙하며 싸우는데 감당할 수 있겠어요?’까지 이어놓고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원래 ‘덩치→원칙→증거’ 해야 하니까, 다음에 '증거'로 들어갈까 고민했다. 원조 형이랑 주고받는 대사여서 형이 뭐라도 해주실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형도 멍때리고 있더라. 그래서 원칙에서 덩치로 순서를 돌아간 적이 있다. 그런데 원조 형도 어마어마한 실수를 한 적 있다. 원조 형이 ‘현수야 또 보자’라고 해야 되는데 '태석아'라고 불렀다. 그래서 ‘누구요?’라고 물었더니 '....또 보자'라고 하시더라. 그냥 이어갔다(웃음). 공연 끝나고 원조 형이 ‘너 누구요?라고 왜 그랬어. 그냥 넘어가지. 왜 물어봐’라고 안타깝게 말씀하셨다. 굉장히 귀여우셨다. 실수였지만 되게 재미있었다. 그 ‘또 보자’가 너무 안타까운 말투여서 잊을 수가 없다.“
김찬호의 이변은 성격이 좋지 않다. 감정적이고, 자신의 감정을 굳이 필요 없는 곳에서는 숨기지 않는다. 그것이 폭발하는 장면이 ‘스시박스’를 던질 때다. 이변이 태석이를 위해 스시를 사오는데, 태석의 행동에 열 받아 결국 스시박스를 던져버린다. 그런데 그냥 슝~하고 날아가는 것이 아니고 벽을 뚫을 기세로 팍-하고 벽을 때리며 추락한다. 그 안에 뭐가 있는지 궁금했다.
“스시박스 안에는 진짜 스시 모형이 박스에 담겨 들어있다. 혹시나 찢어져서 튀어나올 것을 대비해 넣어놨다. 사실 연습할 때는 아무것도 없는 종이였다. 아무리 세게 던져도 팔만 아프고 근처에 떨어졌다. 그래서 봉투를 채워달라고 요청했다. 언젠가 마지막 공연 전에 봉투를 찢어서 초밥 튀어나오게 해볼까 생각 중이다. 아니면 초밥을 꺼내서 던지는 거다(웃음). 이 스시박스를 던지는 것이 대훈이 형의 이변과 다른 부분이 되기도 한다. 이변의 속내를 드러내는 부분을 나는 그곳으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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