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첫 회부터 시청자들의 꾸준한 호평과 입소문으로 탄탄한 시청 층을 형성해온 '역적'이 마침내 월화극 정상에 올랐다. 월화극 정상에 오른 저력,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28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연출 김진만, 진창규/극본 황진영/이하 역적) 18회가 13.9%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한 회 만에 경신한 수치이자(17회 시청률 13.8%) 동시간대 방송된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에 해당한다.
'역적'은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는 홍길동의 서사를 다룬다. 하지만 익숙한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 속 홍길동이 아닌 실제 역사 속 기록된 홍길동을 조명해 그리고 있다. '역적' 속 홍길동은 호부호형 하지 못하는 설움을 갖고 있는 서자의 아들이 아니라 씨종의 아들로, 축지법과 분신술, 둔갑술을 쓰는 도인이 아닌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역사(力士)로 그려진다.
극 초반에는 아모개(김상중 분)와 조참봉(손종학 분)의 대립을 중심으로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대립이라는 하나의 줄기가 스토리를 이끌고 갔다. 극 중 조참봉과 참봉부인 박 씨(서이숙 분), 충원군 이정(김정태 분)으로 대표되는 지배계급은 조선의 기강을 세운다는 미명 하에 백성들을 핍박했고, 아모개는 '능상척결의 시대'에 반기를 들었다.
이야기의 중심 흐름이 아모개에서 아들 홍길동(윤균상 분)으로 넘어간 후에는 한층 풍성한 이야기를 보여줬다. 홍길동은 가족들을 풍비박산 낸 충원군에 대한 복수를 차근히 준비했으며, 그 과정을 겪으면서 역사로서 힘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역적'이 월화극 왕좌에 오를 만큼의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보는 이들의 속을 뻥 뚫어주는 통쾌한 전개에 있다. 아모개는 금옥을 죽음에 이르게 한 조참봉의 목을 직접 베었고, 그로 인해 옥에 갇혔으나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타개했다. 아모개가 참봉부인 박 씨에게 사과까지 받고 당당히 옥사를 걸어 나와 아들들과 재회하는 장면은 지금까지도 '역적'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또한 홍길동을 비롯한 홍(哄) 가 식구들이 충원군을 유배 보내고 그 초라한 모양새를 보며 약을 올리는 모습이나, 어리니(정다빈 분)를 찾으러 나서서는 '홍첨지'라는 이름으로 전국 각지의 못 된 양반들을 벌주고 다니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속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줬다. '역적'은 주인공의 '반격'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초반 전개를 답답하게 만드는 여타 드라마와 다른 구성을 취하면서도, 시청자들로 하여금 충분히 역사, 의적으로 성장해 가는 홍길동의 모습에서 통쾌함을 느끼게 했다.
뿐만 아니다. 윤균상은 전작 '너를 사랑한 시간', '닥터스' 등을 통해 멜로도 가능한 배우임을 증명해왔다. '역적'에서도 윤균상은 이하늬(공화/장녹수 역)와 애틋한 로맨스를 보여줬고, 채수빈(가령 역)과 귀여우면서도 아기자기하고 풋풋하게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또한 김지석(연산군 역)과 이하늬의 아슬아슬하면서 농염한 케미스트리는 극에 신선한 긴장감을 불어 넣고 있다.
이처럼 '역적'은 탄탄하고 쫄깃한 스토리로 첫 회부터 차근차근 힘 있게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왔다. 그 결과, 굳건히 월화극 왕좌를 지키고 있던 '피고인'이 떠난 뒤 당당히 월화극 1위에 올랐다. 이제 '역적'은 본격적으로 의적 홍길동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연산군과의 대립을 전면에 내세울 전망이다. 앞으로도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예고돼 있는 바, '역적'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