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황수연 기자]제작진을 향한 개그맨 정종철의 소신 발언, 분명 용기 있는 일침이었다. 하지만 정작 상처를 입은 건 '개그콘서트' 900회를 찾은 손님들이었다.
KBS 2TV '개그콘서트'는 오는 28일 900회를 맞아 지난 14일부터 3주간 특집을 준비했다. 지난 14일 방송에서는 김준호·김대희 특집으로 신봉선, 장동민, 김준현, 김지민, 홍인규 등 함께 코너를 꾸민 후배 개그맨들과 '1박 2일'팀 김종민, 데프콘, 정준영 그리고 유재석이 자리를 빛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좋았다. '대화가 필요해' '씁쓸한 인생' '꺾기도' '감수성' 등 추억의 코너들이 부활했고, '아무말 대잔치' '연기돌' 등 현재 개콘 코너들에 선후배들의 감칠맛 나는 지원사격이 더해지며 재미를 줬다. 사전 녹화까지 진행하며 흔쾌히 축하 행렬에 동참한 유재석의 '속마음 통역사' 코너도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논란은 방송 다음 날인 지난 15일에 일어났다. 정종철이 이날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작진에 대해 서운함을 드러낸 것. 그의 발언에는 일부 개그맨들이 제작진과 갈등이 있었음을 추측게 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고, 겉모습이 화려한 축제보다는 고생하는 개그맨들을 위한 특집이길 바라는 애정 어린 조언이 있었다.
하지만 '핫한 연예인들을 불러다 잔치하고 그들에게 감사할 게 아니다'라는 부분과 개그맨 임혁필이 '동자야 이런 게 하루 이틀이냐. '개그콘서트'와 아무 상관없는 유재석만 나오고'라는 댓글에 대중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바쁜 스케줄 속에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찾아온 유재석, 그리고 '1박 2일'팀 김종민, 데프콘, 정준영을 '개콘' 잔치의 민폐 하객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결국 정종철은 임혁필의 댓글을 삭제했고 유재석에게 전화로 사과까지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다음날 임혁필은 "유재석 선배는 KBS 직속으로 말 놓기가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휘재랑 한석이랑 만나면 재석이라고 부른다. 나이가 동갑이고 친구인데 그게 잘못이라면 제가 사과하겠다. 동갑내기한테 유재석이라고 했다고 쓰레기라는 소리까지 들어야 하는 걸까"라며 비아냥 거렸고 현재는 글을 삭제한 상태다.
17일, 결국 상황을 지켜보던 '개그콘서트' 제작진까지 사태 진압에 나섰다. 제작진 측은 900회 특집 기획 의도를 설명하며 그동안 함께해온 개그맨들을 모두 초대하지 못한 데에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다가올 1,000회에는 즐거운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은 900회 특집의 두 번째 녹화가 있는 날이다. 21일과 28일에는 유세윤, 강유미, 김병만, 이수근을 비롯해 남궁민, 김응수, 트와이스 등 특별 게스트들의 출연이 예정된 상황. 기쁜 마음으로 출연에 응했지만 정종철이 쏘아올린 작은 공에 출연을 약속한 게스트들과 개그맨 선후배들, 제작진이 모두 곤란해졌다. 녹화장을 찾을 관객들, 시청자들까지 기쁜 마음으로 축제를 즐기기보다 눈치를 보는 상황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