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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인터뷰]'역적' 채수빈 "내가 사랑받는 이유? 시대 잘 타고 난 것 같아요"

입력 2017-06-02 07: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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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은경 기자
사진=민은경 기자

[헤럴드POP=노윤정 기자] 채수빈은 밝고 긍정적인 기운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해사하게 웃는 얼굴과 귀염성 가득한 말투가 상대까지 저절로 미소 짓게 만들었다. 이 기운은 그가 연기한 ‘가령’이라는 인물에도 그대로 반영돼, 많은 시청자들이 가령을 사랑하게 만들었다.

채수빈은 MBC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에 합류해 30부작의 짧지 않은 여정을 달려왔다. 작품을 마치고 지쳤을 법도 하건만, 그는 “팀워크가 정말 좋았던 팀이에요. 모난 사람 한 명 없이 좋은 사람들이 잘 만나서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아요”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유쾌하게 말했다.

“사극을 하면 힘들다고 하는데, 사실 전 그렇게 힘들지 않았어요. 다른 배우 분들이 가령이는 ‘꿀 빤다’고 하셨을 정도였어요.(웃음) 가령이는 사실 전쟁씬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다른 분들 다 다칠 때 저 혼자 멀쩡했거든요. 크게 고생하지 않았어요. 또 김진만 감독님께서 촬영이 생방송처럼 진행됐는데도 스케줄 조정을 잘 해주셔서 마지막 주만 제외하고 월요일은 다 쉬었거든요. 밤도 거의 안 샜어요. 특히 저는 더 밤을 새는 경우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사실 그렇게까지 고되게 촬영하지 않았어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당분간 사극을 또 할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좋은 작품이 온다면 또 할 것 같아요”

채수빈은 단막극 ‘원녀일기’, ‘구르미 그린 달빛’에 이어 ‘역적’을 통해 세 번째 사극에 도전했다. 특히 전작 ‘구르미 그린 달빛’ 이후 차기작으로 다시 한 번 사극인 ‘역적’을 선택해 관심을 받았다. 연달아 사극에 출연한다는 것이 부담이 될 수도 있었을 터. 그럼에도 ‘역적’을 선택한 이유는 제작진에 대한 신뢰가 있었고, ‘직진 가령’이라는 애칭까지 붙은 가령 캐릭터의 매력에 끌렸기 때문이었다.

“감독님에 대한 믿음, 작가님에 대한 믿음도 있었고, 역할도 흔하지 않은 매력을 가진 인물이었어요. 시놉시스 볼 때도 재미있었고, 그래서 망설이지 않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감독님이 첫 미팅 하는 날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나중에 말씀하시는 거예요. 저는 전혀 아니었거든요. 되게 좋아했는데.(웃음) 정말 너무 좋았고, 다시 돌아가도 망설임 없이 이 작품을 선택할 것 같아요”

“요즘에도 그렇게 자기감정에 솔직하기 쉽지 않은데, 가령이는 나는 널 이렇게 좋아한다고 자기 마음을 솔직하고 꾸밈없이 보여줘요. 그렇다고 내가 좋아하는 만큼 사랑을 달라고 욕심 부리는 것도 아니고 ‘나는 이렇게 널 좋아하고 이렇게 널 기다리고 있다. 언제든지 난 이 자리에 있을게’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이런 캐릭터가 흔하지 않잖아요. 그런 면이 가령의 큰 매력이었고, 멋있는 인물이에요”

그 말처럼 극 중 가령은 솔직하고 꾸밈없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길동(윤균상 분)에게 먼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해 사랑을 쟁취했고, 혼인하자는 이야기를 먼저 꺼낸 이 역시 가령이었다. 이런 가령 캐릭터의 매력은 배우 채수빈을 만나 배가됐다. 자연스럽게 가령 캐릭터를 맞춤옷처럼 입었던 채수빈. 하지만 그 안에는 캐릭터를 잘 구현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있었다.

“처음에는 이 인물을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걱정하지 말고 그냥 가령이로 와서 놀면 된다고 해주셔서, 정말 내려놓기 연습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내려놓고 현장에 가서 가령이에 집중하고 순간순간의 감정들을 느끼려고 노력했고, 그렇게 하다 보니까 애쓰지 않아도 가령의 마음이 느껴지면서 어느 순간 가령이 되어 있더라고요. 이런 새로운 경험들이 저는 굉장히 만족스러웠어요. 물론 부족한 면도 있었죠. 모니터링 하면서 ‘이 장면은 저렇게 했으면 좋았을 걸’ 이런 아쉬움들은 있었는데, 크게 ‘이렇게 했으면 안 됐는데’ 그런 장면들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채수빈은 어느 순간 서서히 ‘가령의 옷’을 입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서서히 가령과 동화되어 갔다는 설명. 채수빈은 “역할을 온전히 입기 전, 그때가 가장 힘든 것 같아요. 감독님도 계속 여러 톤으로 던져보라고 하셨고, 그렇게 리딩을 여러 번 하면서 ‘가령이스러운’ 걸 찾아갈 때가 제일 어렵고 고민이 많았어요”라고 말했다. 더욱이 가령은 극 중반 들어서며 남편 길동을 잃었다고 생각하고 극한 감정을 드러내게 된다. 이런 캐릭터의 감정선 변화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많은 고심을 거듭했다.

“(감정 변화를 표현하는 데) 개인적으로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그런 것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고 따라가게 해주셨어요. 사실 가령의 성격이 바뀌었다기보다는 인물의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표현이 달라진 거라서, ‘여기서는 순한 모습을 보여주고 여기서는 독한 걸 보여줘야지’ 그런 생각을 안 했던 것 같아요. 그냥 가령이로서 이런 상황에서 이 사람의 선택이 어땠을지, 그걸 따라갔어요”

“저도 대본을 보다 보면 ‘엄마 미소’가 나올 때가 있더라고요. 너무 사랑스럽게 말하고 행동하니까, 연기하는 데 있어서도 밉보일 것에 대한 걱정을 단 한 번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했어요.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그렇게 가령이라는 인물을 만들어가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공감해준 시청자들의 반응을 볼 때였다. 채수빈은 “가령이와 함께 울고 웃었다는 말을 해주실 때 연기자로서 가장 뿌듯함이 느껴졌어요. 이런 마음을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 공유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기쁜 일이에요”라며 긴 시간 가령과 함께 해준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역적’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처럼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힘이 컸다. 또한 그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와 케미스트리가 마지막까지 극에 흡인력을 불어넣었다. 채수빈은 “작품을 하다보면 조금이라도 더 친해지는 배우가 생기잖아요. 그런데 ‘역적’ 팀은 정말 다 친했어요. 처음에는 나이 차이도 있고 선배님도 계셔서 어렵게 느껴지는 점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 선배님들이 친구처럼 먼저 장난치시고 하니까 가족처럼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한 분도 빠짐없이 의지가 됐고, 이렇게 모두 돈독해지기 쉽지 않을 텐데 이것 또한 정말 좋은 기억이었고 경험이었어요”라고 ‘역적’ 팀의 팀워크를 자랑했다.

가장 많이 호흡을 맞췄던 윤균상에 대해서는 “오빠가 워낙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고 연기할 때 어떤 톤으로 줘도 다르게 잘 받아줬어요. 그래서 ‘이렇게 해도 되나’ 이런 걱정 하나도 없이 자유롭게, 그 순간만큼은 길동과 가령이 되어 만날 수 있었어요. 너무 고맙고 다음에 다른 작품에서 또 다른 역할로 만나보고 싶어요”라고 추켜세우며 고마움과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극 초반 인기를 견인했던 김상중(아모개 역)의 연기력에 감탄을 표하며 “확실히 주시는 에너지가 정말 크더라고요. 제가 특별히 많은 준비를 하지 않아도 주는 에너지가 있으니까 같이 울컥하게 되는 게 있어요. 또 정말 따뜻한 분이세요. 선배님으로서도 좋았고, 진짜 아버지처럼 잘 챙겨주셔서 너무 따뜻했고 감사했어요. 초반에 너무 잘 이끌어주셔서 (하차할 때) 시청자분들의 우려도 많았는데, 감독님도 선배님도 그런 부분에 대한 부담감을 가질 필요 없다고 먼저 이야기해주셨어요. 후배들에게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으시는 선배님이세요”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또한 “워낙 선배님이 탄탄하게 잘 이끌어가셨으니까 저희가 뒤를 이어받아서 같은 에너지로 가야 할 텐데, 그런 걱정이 있었어요. 그런데 다 같이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고, 그래서 기뻐요”라고 다시 한 번 팀에 대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역적’은 흡인력 강한 대본과 극의 매력을 화면에 그대로 구현하는 연출,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한 배우들의 열연으로 마지막까지 ‘웰 메이드’라는 평가를 받았다. ‘역적’은 최종회 방송분에서 자체 최고 기록인 14.4%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화제성 지수 역시 높았다. 배우들은 이런 흥행세를 처음부터 예감했을까.

“시청률이 잘 나오면 너무 감사하고, 많은 사랑을 받는다는 거니까 뿌듯하고, 우리 작품이 인정받았다는 점은 좋은데, 저나 팀 모두 현장에서 시청률에 크게 좌지우지 되지 않았어요. 최고 시청률 찍었을 때도 그렇고, 떨어졌을 때도 크게 달라지는 게 없었어요. 시청률에 대해 기대를 하긴 했지만, 처음 시작할 때부터 좋은 작품이 될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시청률 자체를 크게 생각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결말 역시 만족스러웠다. 채수빈은 ‘역적’이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임은 알고 있었다고 밝히며, 결말에 이르는 과정이 어떨지가 궁금했다고 전했다. 특히 극 초반 가령의 죽음을 암시하는 듯 가령이 길동의 화살에 맞는 장면이 등장했던 것을 언급하며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29부까지도 마지막에 어떤 식으로 엔딩이 날지 궁금증이 있었는데, 30부 대본이 나온 다음에 읽어보니까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너무 훈훈하게 끝나는 거예요. 그래서 읽으면서 괜히 찡한 마음도 있었고,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았어요”

“다들 가령이 죽는지 안 죽는지에 대해 물어보시는 거예요. 그래서 ‘죽을 수도 있고, 안 죽을 수도 있지’ 이렇게 말하면서 대답 안 해줬거든요. 친척들도 단체 메신저 방에 ‘그래서 가령이는 죽는 거냐, 아니냐’라고 물어보시는데, 그것도 재미있었어요. 많은 분들이 비극을 걱정했는데, 마지막은 모두가 원하는 결말로 끝난 것 같아서 좋았어요”

사진=민은경 기자
사진=민은경 기자

보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장면과 대사들은 ‘역적’의 인기를 견인한 한 요인이었다. 스토리를 촘촘하게 채워가는 대본과 캐릭터의 매력을 온전히 전달하는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터. 채수빈 역시 ‘역적’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기억에 남는 장면들을 꼽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서방을 장대에 매달려서 불렀을 땐데 1회에 나왔던 그 씬들과 똑같은 대사, 상황이지만 그때는 거의 첫 촬영이었거든요. 그래서 장대에 매달려서 상상 속에서 가령이라는 인물을 만들고 이런 상황일 거라고 상상하고 그 속에서 연기했을 때랑 감정들이 쌓인 다음에 가령이와 길동이로 만났을 때랑 감정의 차이도 크고, 가장 슬펐던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많이 와 닿았고 그래서 기억에 남아요. 또, 1회 찍었을 때 너무 추웠거든요. 입이 얼어서 대사가 안 나올 정도로. 장소도 황매산인데 갈대밭이니까 칼바람이 엄청 부는 거예요. 대한민국에 이렇게 추운 곳이 있다는 것도 처음 느꼈고, 추운 게 이렇게 고통스러운 거라는 것도 처음 느꼈고, 다들 얼어서 너무 고생했어요. 그때도 잊을 수 없어요”

“마지막에 길동이 이융(연산군/김지석 분)한테 가서 ‘능상’이라고 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아요. 그 장면이 정말 소름 돋았어요. 두 분 다 연기를 너무 잘하셨어요”

채수빈은 가령의 극한의 감정을 이끌어내야 했던 연산과의 대면 씬과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던 길동과의 ‘딸기 키스’ 촬영 비화도 전했다.

“처음 대본을 보고 ‘귀를 물어뜯는다고?’ 다들 이랬는데, 그것 또한 가령이스러웠던 것 같아요. 처음에 제가 생각했던 톤이랑 감독님이 이야기해주신 톤이 달라서 현장에서 좀 더 대사를 많이 뱉어봤거든요. 그런데 김지석 선배님도 계속 맞춰주시고 연습할 때도 맞춰주면서 배려해주시고 감독님도 코멘트하면서 이끌어주셔서 그 씬도 굉장히 기억에 남는 씬이 된 것 같아요”

“원래는 대추였어요.(웃음) 그전에 혼인씬 찍을 때 박준규(소부리 역) 선배님한테 대추를 받잖아요. 대본은 아들딸 낳고 행복하게 살라면서 대추 던져주시는 장면이 끝이었는데, 감독님이 컷을 안 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연기를 하긴 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박준규 선배님이 ‘이제 자리 좀 깔아라’ 이렇게 농담하시는데도 계속 컷을 안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계속 웃다가 광대에 경련도 일어나고. 그래서 뭘 할지 고민하다가 부모님들 결혼사진 보면 대추를 같이 물고 있는 장면 있잖아요. 그래서 대추를 입에 물고 서방한테 내밀었어요. 서방이 당황하다가 선배님들이 부추겨서 그 장면을 찍었는데 방송에는 편집이 됐어요. 그런데 그 이후에 키스신이 나온 거예요. 그런데 둘 다 대추를 안 좋아해요. 어떻게 하다가 딸기로 바뀌게 됐죠”(웃음)

채수빈은 “가령으로서 너무 너무 큰 사랑을 받았어요. 극 중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고 시청자분들께도 많은 사랑을 받아서 행복했어요”라며 ‘역적’으로 이루고자 했던 목표를 이뤘다며 즐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채수빈에게 ‘역적’은 행복한 기억으로 남은 작품이었다.

“큰 배움이 된 작품인 것 같아요. 물론 작품마다 역할마다 어떤 식으로든 얻는 게 있어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주위 분들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사실 제가 한 것보다 도움을 받아서 한 게 많았어요. 또, 기존에 제가 해왔던 방식과 다르게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을 했거든요. 연기자로서 또 다른 방식을 터득하게 된 배움이 있었던 작품이에요”

사진=민은경 기자
사진=민은경 기자

채수빈은 이야기하는 내내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상대에게 전달하는 모습이 극 중 가령과 닮아 있었다. 실제 가령과 어느 정도나 닮았는지 묻자 “밝은 성격, 사람 좋아하는 성격, 말투 같은 것들은 많이 닮았어요. 그런데 저는 겁이 많아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말도 못 거는데, 가령이는 용기 있는 사람이잖아요. 사랑 앞에서도 그렇고 행동하는 부분에서도 당차고, 씩씩하고 용기 있는 모습들이 멋있고 부러워요”라고 웃으면서 답했다. 하지만 채수빈은 ‘겁이 많다’는 말과 달리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더 발전하기 위해 계속해서 부딪치고 있었다. 휴식을 취할 때도 행복하지만 연기할 때 더 행복하다며, “아직까진 작품이 끊이지 않고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큰 축복인 것 같고 놓치고 싶지 않은 역할들이 너무 많아요. 경험해보고 싶은 삶들이 너무 많아요”라고 고백했다.

물론 걱정되는 점도 있었다. 채수빈은 2014년 단막극 ‘원녀일기’로 데뷔한 후 드라마 ‘파랑새의 집’, ‘발칙하게 고고’, ‘구르미 그린 달빛’, 영화 ‘로봇, 소리’, 연극 ‘블랙버드’ 등 쉬지 않고 달려왔다. 이제 데뷔 4년차, 빠르게 주연으로 성장했다. 이는 행복한 일이지만, 동시에 겁이 나는 일이기도 했다.

“작품 속에서 역할들을 끊임없이 맡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나를 잃어 갈 것 같단 걱정을 하게 되더라고요. 촬영을 하게 되면 내 삶보다 가령이의 삶으로 사는 날이 훨씬 많고 또 다른 새 작품을 들어가면 또 다른 인물의 삶을 살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나를 잃어 가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과 걱정들 때문에 덜컥 겁이 날 때도 있어요. 그래서 (이)하늬 언니가 그런 조언을 해주셨어요. 작품 하는 것도 좋지만 작품 끝나고 쉬는 시간을 가지면서 너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다음 작품을 끝내고 나서는 짧게라도 여행도 다녀오고 내 시간을 가져볼까 해요”

그렇더라도 자신이 계속해서 작품을 통해 대중과 만날 수 있는 건 대중의 관심과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임을 잊지 않고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그렇다면 채수빈이라는 배우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평을 부탁하자 쑥스러운 듯 웃으며 “자연스러움 때문에 많이 찾아보시는 것 같고, 화려하게 생긴 얼굴이 아니니까 그래서 더 친근하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전 시대를 잘 탄 것 같아요. 예전에는 화려하게 생긴 얼굴을 선호했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자연스럽고 수수한 이미지를 좋아해주시다 보니까 작품에서 연기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진 것 같고, 그래서 감사하게 생각해요”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맡은 배역을 예쁘고 사랑스럽게 만드는 배우. 연기 욕심 많은 배우. 채수빈은 확실히 자신만의 매력을 가진 배우였다. 벌써 차기작 준비에 들어간 채수빈. 그가 앞으로 어떤 작품에서 얼마나 더 다채로운 캐릭터를 보여줄지, 배우 채수빈의 성장을 지켜보는 즐거움이 크다.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역할로 다양한 색깔을 가진 배우가 되는 게 제 목표이자 꿈이에요.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들이 많은데 딱 한 분을 꼽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그 장점들을 배워서 저만의 색깔을 찾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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