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수정 기자]한국 드라마 역사에 ‘최초’의 도전으로 이름을 남긴 ‘써클’이 종영했다. 그 도전이 남긴 의의와 성과는 무엇일까.
tvN ‘써클 : 이어진 두 세계’(극본 김진희, 유혜미, 류문상, 박은미/연출 민진기/이하 써클)은 지난 27일 12회로 종영하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인간의 기억을 통제하는 기억절제술을 둘러싼 인간의 탐욕과 이를 막으려는 한 형제의 이야기를 보여준 ‘써클’은 한국 드라마 사상 최초로 더블트랙과 SF를 동시에 도전하며 의의를 남겼다.
‘써클’은 2017년 미지의 존재로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을 쫓는 '파트1:베타프로젝트'와 감정이 통제된 2037년 미래사회 '파트2:멋진 신세계'를 배경으로 두 남자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해가는 SF 추적극으로 시작을 알렸다.
‘써클’이 시도한 더블트랙은 타임슬립이 아닌 다르면서도 이어져 있는 두 시대의 이야기가 한 회에 펼쳐지는 형식. 2017년과 2037년의 이야기를 각각 30분씩 방송하며 각 이야기 속에 숨겨진 퍼즐을 맞춰가는 재미가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보통 드라마당 1~2명씩의 작가가 집필을 맡은 반면, ‘퍼즐’은 4명의 작가가 집필해 촘촘한 이야기 고리를 만들었다.
특히 2017년의 인물이 2037년의 어떤 인물일지 맞추는 것이 반전의 묘미를 안겨다줬다. 김강우는 2017년의 안우연이었으며, 블루버드는 2017년의 공승연, 휴먼비 회장이 알고보니 2017년의 연구원 한상진인 것이 드러나면서 ‘써클’ 제작진은 ‘반전 장인’의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또한, 마지막회가 가까워질 때까지 2017년 김우진(여진구 분)의 정체를 2037년 속에서 모호하게 만들며 몰입도를 놓치지 않았다.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의 빠른 전개, 12부작이라는 파격 편성과 더불어 기존 한국드라마에서 찾을 수 없는 새로운 재미였다.
SF 요소도 합격점이었다. 2037년은 황사,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이 심해지고 도시 공동화로 황폐해진 일반 지구와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혁신적인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지구가 배경이다. 미래사회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풀어지는 일반 지구 형사 김준혁(김강우 분)과 스마트 지구 공무원 이호수(이기광 분)가 이야기의 핵심으로 출발했다.
‘써클’은 황사, 미세먼지 등 2017년에서도 사회문제도 대두되는 요소를 2037년에 극대화하면서 현실적인 요소를 더했고, CG에 중점을 두기보다 기본적인 주제를 표현하는 데에 집중하면서 어설프지 않은 SF를 만들어냈다. 적절한 미래도시 설정과 배경은 ‘써클’의 반전과 복선을 찾게 만드는 재미를 더했다.
‘써클’ 제작발표회 당시 민진기 연출은 “SF라는 장르가 드라마로 된 경우가 거의 없다. SF를 소재를 쓰는 것에 의미가 있고, 한편으론 우리가 못 만들면 다른 분들이 SF가 못할 거 같아 부담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그 부담을 털어내고 다시 SF에 도전해도 될 것 같다. 비록 시청률은 1~2%대에 머무는 데에 그쳤지만, ‘써클’의 의의는 시청률이란 숫자를 넘어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