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호연 기자] 배우 엄기준, 권율, 동하, 다솜이 안방극장에 섬뜩함과 흥행 기운을 함께 몰고 왔다.
올해 상반기 방송된 SBS 드라마는 장르도 시청률도 다양했다. 월화드라마 '피고인', '귓속말', '엽기적인 그녀',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수상한 파트너', 주말드라마 '우리 갑순이', '언니는 살아있다'는 서로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잡아당겼다. 특히 '피고인', '귓속말' 등 장르물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정의를 찾는 주인공 만큼이나 올해 SBS 장르물 드라마의 흥행을 좌지우지한 건 소름 유발 악역 군단이다. 사람을 죽이는 건 기본, 죄책감도 잘 느끼지 않는 살인마들이 SBS 안방극장 흥행을 이끌었다. 대표적으로 '피고인' 엄기준, '귓속말' 권율, '수상한 파트너' 동하, '언니는 살아있다' 다솜이 특급 활약을 펼쳤다.
먼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방송된 '피고인'에서 엄기준은 쌍둥이 형을 죽이고 그 행세를 하며 악행을 저지르는 차민호 역을 맡아 지성(박정우 역)과 대립각을 세웠다. 차민호는 자신의 정체를 의심하는 박정우의 아내를 죽이고 딸을 납치하며 살인 누명까지 씌웠다. 외에도 수많은 이들을 죽이는 악행을 추가했다.
엄기준은 섬세한 표정 연기로 뻔뻔한 악역 차민호를 완벽하게 표현해 지성 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엄기준의 하드캐리 덕분에 지성의 복수극이 더 활기를 띨 수 있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차민호의 아픈 가정사가 공개된 뒤, 엄기준은 복합적인 감정까지 시청자들에게 이해시켰다.
'피고인' 후속으로 3월부터 5월까지 전파를 탄 '귓속말'에서 권율은 엘리트 변호사로 등장했으나 사실 이보영(신영주 역)의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우고 이상윤(이동준 역)에게는 열등감을 느끼는 강정일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극중 강정일은 악행을 덮기 위해 더 큰 악행을 저지르는 법비로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권율은 전작 '식샤를 합시다', '한 번 더 해피엔딩' 등에서 보여준 밀크남 이미지를 완전히 지우고 폭발하는 감정을 자신의 톤에 맞춰 연기하며 새로운 악역 캐릭터를 만들었다. 법비의 의미와 힘을 무게감 있게 표현하는 동시에 사랑에 올인한 남자의 애절함도 그려냈다. 권율의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이 실감됐다.
그런가하면 로맨스릴러 장르의 '수상한 파트너'에서는 미스터리를 담당하는 큰 축으로 동하가 자리하고 있다. 동하는 과거 남지현(은봉희 역)에게 누명을 씌운 살인사건 진범이자 지창욱(노지욱 역) 앞에 의뢰인으로 다시 나타난 수상한 정현수 역을 맡았다. 최근 방송에서 정현수는 모든 인물의 의심을 사고 있다.
동하는 중반부 이후 '수상한 파트너'의 큰 이야기 축을 책임지면서 지창욱 못지않은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처음엔 은봉희의 공감을 얻었을 정도로 억울함을 주장했던 정현수의 반전에 시청자들의 흥미와 몰입도는 급상승했다. 동하는 이런 감정의 폭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전반적인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언니는 살아있다'에도 악역이 많다. 그 중에서도 다솜은 거짓말로 신분을 세탁하고 자신의 비밀을 덮기 위해 끝없는 악행을 계획하는 양달희 역을 맡았다. 구세경(손여은 분), 이계회(양정아 분)와도 손잡은 양달희의 계략이 강하리(김주현 분)와 설기찬(이지훈 분)을 또 어떤 위협에 빠트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솜은 '언니는 살아있다'를 "절실하고 중요한 기회"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걸그룹 씨스타에서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의 인상을 확실히 각인시키고 있는 다솜은 비굴함부터 뻔뻔함까지 여러 감정을 상황에 따라 다양한 표정으로 연기하면서 호평 받고 있다. 후반부에도 다솜의 재발견이 계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