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다큐 속 위안부 피해자들 담담함에 눈물펑펑”
지난 2014년 ‘명량’을 통해 작은 비중에도 심금을 울린 바 있는 배우 이정현이 올 여름에는 영화 ‘군함도’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이정현은 극중 갖은 고초를 겪은 강인한 조선 여인 ‘오말년’ 역을 맡았다.
‘오말년’의 “한 명이라도 살믄 우리가 이기는 거여, 단 한 명이라도”라는 대사는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이정현은 ‘오말년’의 단단함에 끌렸다고 털어놨다.
“다른 캐릭터들은 허구이지만, ‘말년’은 위안부 피해자이지 않나. 너무나 조심스러웠다. 감독님은 더 조심스러워하셨다. 다만 시나리오 받고 좋았던 건 여느 작품들과 달리 강해서 좋았다. ‘이소희’(김수안 분)에게는 엄마 같은, 다른 소녀들에게는 정신적 지주 같은 존재다. 일본에 당당하게 맞서는 모습에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특히 ‘오말년’은 ‘최칠성’(소지섭 분)과 과거를 회상하며 나누는 대화 장면에서 아픔을 아무렇지 않게 전해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 대본 리딩 할 때는 느끼는 그대로 대사를 했지만, 이후 류승완 감독이 보내준 다큐멘터리를 보고 덤덤한 톤으로 설정을 바꿨단다.
“리딩 당시 둘의 대화가 너무 슬프고, 충격적이라 울었다. 느끼는 그대로 슬프게 대사했고, 많은 분들이 울먹였었다. 그런데 며칠 후 감독님께서 다큐멘터리를 보내주셨는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담배를 피며 아무렇지 않게 고통을 툭툭 던지시더라. 너무 가슴 아파서 울었다. 다큐멘터리처럼 현실성 있게 가자고 하셔서 오히려 덤덤하게 그리게 됐다.”
‘오말년’은 남자들도 겁내는 ‘최칠성’에게도 당차게 맞설 정도로 거침없다. 나중에는 일본인들을 향해 총을 겨누기도 한다. 이정현은 ‘오말년’의 강함을 표현하기 위해 사투리를 쓰자고 직접 제안했다.
“원래 서울말을 쓰는 캐릭터였다. 그런데 서울말로 강한 대사를 한다면, 잘못하면 그저 예뻐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사투리 써보는 게 어떨까 제안했는데, 감독님께서 좋아하셨다. 나중에는 조금 후회한 게 감독님이 워낙 완벽주의라 억양 하나 틀려도 오케이가 안 떨어졌다. 후시녹음 때 엄청 고생했다. 하하.”
그러면서 욕 선생을 두고 욕을 배우기도 했다면서 “욕도 자연스럽게 해야 했다. 어색하다고 지적을 자꾸 받아서 욕을 배웠다. 윤경호라는 배우가 내 욕 선생이다. 가나다라 배우듯 욕을 배웠다. 이 작품 아니면 언제 해볼까라는 마음으로 사투리와 욕을 입에 달고 살았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하지만 ‘군함도’는 막상 베일을 벗고나자 혹평이 쏟아지기도 했다. 조선인 강제징용이라는 역사보다는 탈출이라는 픽션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실망이라는 것. 이에 이정현은 ‘군함도’를 모티브로 한 영화라며 ‘군함도’의 아픔은 새기되, 영화는 영화로만 봐주길 당부했다.
“일본이 인정을 안 하고 있는 아픈 역사를 알리기 위한 게 제작의 첫 의도였다. 일본이 모든 안내서에 기재한다고 해놓고 여전히 안 하고 있지 않나. 나 역시 그런 부분이 ‘군함도’를 선택했던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우리 영화는 그 사실을 바탕으로 해서 영화적 스토리를 가미한 영화다. 어디까지나 영화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