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매튜 맥커너히·설경구 사이 타협점 찾았죠” 바르고 곧은 이미지의 배우 김명민이 박훈정 감독의 새로운 느와르 영화 ‘브이아이피’를 통해 오랜만에 색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김명민은 극중 북에서 온 VIP ‘김광일’(이종석 분)을 연쇄 살인사건의 결정적 용의자로 지목하고 잡으려 하는 경찰청 형사 ‘채이도’ 역을 맡았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김명민은 이번 작품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전혀 내지 않고 감독이 시키는 대로만 연기했음을 알렸다.
“작가 출신 감독님들은 시나리오를 불친절하게 쓰는 경향이 있다. 어차피 자기가 연출하는 거니깐 머릿속에 다 있는 거다. 그래서 배우의 입장에서는 욕심을 내면 안 되겠구나 싶었다. 감독님이 대본 수정할 마음이 없을 뿐더러, 누구 하나 튀지 않는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구나 싶었다. 감독님의 톤앤매너를 이해하고, 감독님을 믿고 가야 하는 작품이었다.”
이어 “촬영장에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 없이 찍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오히려 맛집 이야기를 제일 많이 한 것 같다. 감독님이 이미 그림을 다 짜놨으니 그것에 최적화된 연기를 해야 했다. 욕심은 내려놓고, 전체적인 그림에 맞췄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럼에도 김명민이 연기한 ‘채이도’는 형사 캐릭터로, 전형적이고 현실적이라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튈 수밖에 없다. 김명민 역시 그런 부분에서 고민이 많이 됐단다.
“그동안 형사 캐릭터들이 많았고, 또 많은 배우들이 잘해주지 않았나. 잘해도 본전 정도니 고민이 많이 됐다. 감독님은 최대한 건조하게 해달라면서 미국 드라마 ‘트루 디텍티브’의 매튜 맥커너히가 연기한 형사 캐릭터를 참고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봤는데 너무 건조해서 졸릴 정도였다. 하하.”
그러면서 “그래도 그걸 모티브로 삼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거기에 맞춰서 캐릭터를 심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한달 뒤쯤 전화와서 안 되겠다며 그것보다는 톤을 올려달라고 하더라. 대신 ‘강철중’보다는 낮춰달라고 하더라. 튀지 않으면서도, 또 너무 건조하지 않은 선에서 타협점을 찾았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김명민은 ‘브이아이피’가 ‘신세계’와는 다른 결의 느와르임을 강조했다. ‘신세계’에서는 캐릭터들의 관계에서 뜨거움이 있었다면, ‘브이아이피’에서는 그런 것들이 완전히 배제됐기 때문이다.
“캐릭터 중심이 아닌 사건 중심의 영화다. 캐릭터를 따라 가면 안 된다. 나 역시 인물의 전사가 필요 없었다. 캐릭터들 사이 유기적인 관계를 기대하면 안 된다. 오히려 철저하게 배제시켰다. 챕터별 끊기는 느낌이 드는데, 모두 노멀한 톤으로 해주길 원했다. 계주와 같다고 할까. 바통을 터치하듯 다음 캐릭터에 자리를 내준다. 또 다른 느낌의 느와르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다. 하하.”
한편 김명민을 비롯해 장동건, 박희순, 이종석 등이 출연하는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영화다. 현재 절찬 상영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