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고승아 기자]막을 내린 ‘왕은 사랑한다’가 결국 사전제작 드라마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 7월17일 첫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왕은 사랑한다(극본 송지나, 연출 김상협)’은 매혹적인 아름다움 이면에 뜨거운 욕망과 정복욕을 품은 세자 왕원(임시완 분)과 강직한 품성, 사랑의 열정을 지닌 왕족 왕린(홍종현 분)의 브로맨스를 한순간에 무너뜨린 은산(임윤아 분)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왕은 사랑한다’는 제작 단계부터 화제였다. 군 입대를 앞두고 마지막 작품으로 선택한 임시완, 사극을 연이어 고른 홍종현, 국내서 사극에 첫 도전하는 임윤아 조합과 ‘모래시계’, ‘태왕사신기’, ‘힐러’ 등을 집필한 송지나 작가가 합세, 동명의 인기 소설을 바탕으로 100% 사전 제작했기 때문.
그러나 ‘왕은 사랑한다’는 지난 7월 자체 최고 시청률 8.1%(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찍고 반등하지 못한 채 5~7%대에 머물렀다. ‘태양의 후예’가 대성공한 이후 다수의 사전제작 드라마가 선보였지만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한 가운데 ‘왕은 사랑한다’ 역시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사전 제작 드라마의 한계로 손꼽히는 점은 바로 ‘순발력’이다. ‘왕은 사랑한다’ 역시 이를 뛰어넘지 못했다. 시청자와의 즉각적인 피드백이 오가지 못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사극이라는 특수한 공간과 시간적 배경을 가졌지만 이를 적극 활용하지 못한 점도 아쉽다. ‘사극의 명가 MBC’라는 말답게 연출은 호평을 얻었다. 특히 사극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 영상미는 눈을 즐겁게 해줬다.
그러나 특수한 배경 속에서도 캐릭터들은 특별한 멜로는 부재했다. 배경만 과거일 뿐 현대극과 다른 것이 없는 멜로 라인도 진부했다. 기존 삼각 로맨스와 달리 마지막회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확실한 러브라인이 그려지지 않았다. 이 부분은 ‘고구마 전개’로 시청자들의 답답함을 유발했고, 여주인공 은산은 ‘어장관리녀’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애절함을 잡느라 시청자를 떠나보낸 셈이다.
이미 보증 받은 임시완의 안정적인 연기와 더불어 임윤아, 홍종현의 성장은 극 중간에 흐름을 불어 넣을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왕은 사랑한다’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는 ‘사전제작’이 가지는 순발력의 부재에서 비롯됐다. 결국 피드백을 받지 못한 채 움직인 캐릭터는 주체적이지 못했다.
탄탄한 구성과 차별성을 가지고 제작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왕은 사랑한다’ 였기에 이런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반기 기대작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아쉬운 성적 속에 마무리됐다.
한편, ‘왕은 사랑한다’의 후속으로는 ‘20세기 소년소녀(극본 이선혜, 연출 오현종)’이 편성됐다. 오는 25일 오후 10시 첫방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