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전체적인 화법에 끌렸다” ‘광식이 동생 광태’, ‘스카우트’, ‘시라노; 연애조작단’, ‘쎄시봉’ 등을 통해 늘 사람과 시대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스크린 가득 담아냈던 김현석 감독이 이번에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로 가을 극장가를 따뜻함으로 물들이고 있다.
이 영화는 모두 가슴 아프게 생각하면서도 차마 더 들여다보지 못한 대한민국의 슬픈 역사 위안부 소재를 우회적으로 다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든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김현석 감독은 ‘아이 캔 스피크’의 소재 다루는 법이 마음에 들었다고 털어놨다.
“명필름에서 제안해왔는데 중반까지는 고만고만한 코미디구나 싶어서 거절하려고 했다. 그런데 중반부 지나고 사연이 밝혀지면서 끝까지 훅 읽게 되더라. 당시 중국 영화를 준비하고 있어서 연말까지는 계약이 돼있었다. 그걸 말씀드렸는데 이후 연락 없으셔서 거절로 알아들으셨나 싶으면서 아쉬웠다. 그런데 다시 연락이 왔고, 기쁜 마음으로 하기로 했다.”
이어 “무엇보다 다루는 방식이 좋았다. 위안부 소재를 다룬 대부분의 작품들은 정공법으로 그리지 않나. 영화의 전체적인 화법이 좋았던 거다. 직설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때로는 돌려 말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방식을 좋아하고, 시나리오의 이런 태도가 좋았다. 그래서 마음이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현석 감독은 ‘스카우트’에서 비슷한 방식을 취한 바 있다. 이에 ‘아이 캔 스피크’의 방식에 대한 자신감이 있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소재상 부담을 떨쳐버릴 수는 없었다.
“‘스카우트’를 10년 전 해봤기 때문에 돌리는 방식에 끌렸고, 자신 있었다. 위안부에 대해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영화를 준비하면서 더 알게 되니 두렵긴 하더라. 독도랑은 다른 문제인 것 같다. 독도 문제 역시 욱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가슴이 아리지는 않은데, 이건 연약한 소녀들의 인권 문제이지 않나. 제일 슬픈 역사인 것 같다. 부담을 갖게 되면서 이 방식에 대한 확신이 오히려 더 생겼다.”
‘아이 캔 스피크’는 휴먼 코미디 장르다. 그런 만큼 곳곳에 코믹 요소가 존재한다. 원래 시나리오에 김현석 감독 특유의 유머가 녹아들었다. “처음 받았을 때도 구조는 비슷했다. 그런데 유머 코드가 내 취향이랑은 안 맞아서 구청 장면에서는 내 식으로 캐릭터든, 코미디든 바꿨다. 내 취향에 맞는 코드로 바꾸면서 코믹 요소가 아주 왁자지껄하지는 않게 나왔다. 덜컥거릴까봐 연결고리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이 제출로부터 만장일치 통과하기까지 무려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는 지난 2007년 2월 15일 미국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에서 있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김군자 할머니의 증언이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일본은 현재 모르쇠 태도만 취하고 있다. 김현석 감독은 ‘아이 캔 스피크’를 통해 일본을 향해 강력한 일침을 날린다. 김현석 감독은 “당시 통과됐을 때는 나름 큰 성취였는데, 법적 구속은 없으니 일본은 무시했다. 또 한국 정부는 어리버리하게 합의를 해버리지 않았나. 안 짚을 수가 없었다. 다시 짚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강력하게 넣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남성 캐릭터 중심의 영화가 대부분이었다면, 우리 영화에는 좋은 여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또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다. 한국인들에게 아픈 상처 같은 위안부 소재를 살짝 돌려서 말하는 방식으로 편안하게, 더 깊게 울 수 있는 영화 같다. 우리 영화를 통해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