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업★]"'故' 아닌 '배우' 수식어로" 김주혁 인생을 빛냈던 작품들

입력 2017-11-04 10: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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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진공동취재단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헤럴드POP=최경진 기자]여전히 '故'라는 글자를 그의 이름 앞에 붙이는 일은 생소하다. 김주혁의 비보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속에서 지내고 있다. 김주혁의 소속사인 나무엑터스 김종도 대표가 밝혔듯 그러나 김주혁은 "남에게 폐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었고, 슬픔에 앞서 김주혁 삶의 찬란했던 순간들을 짚어보고 싶다. 김주혁이라는 세 글자 앞에 '故'를 붙이기 보다 '배우'라는 수식어를 달아본다.

배우 김주혁은 예능 프로그램인 '1박 2일'외 10개의 드라마로 안방을 찾았다. 영화로는 23작품에 출연하며 장르를 넘나드는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KBS 제공
KBS 제공

이 중 '1박 2일'에서는 "구탱이형"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많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구탱이형"이라는 별명은 1박 2일 촬영 중 퀴즈프로그램을 맞추다 "토사구팽"이라는 사자성어를 "토사구탱"이라고 외쳤던 것에서 비롯된 것. 김주혁의 마지막 프로필 사진이 1박 2일 촬영 중 찍은 인형탈을 쓰고 있는 사진인만큼 김주혁 또한 1박 2일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1박 2일 촬영을 하러 떠날 때마다 "2주에 한 번씩 크게 웃으러 간다"고 생각했었다는 김주혁은 1박 2일을 하차하던 날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은 순간에도 이상하게 자제하게 됐다"며 "그 순간 내가 이 팀에 민폐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바 있다. 돋보이면 돋보일수록 더 좋은 자리에서도 주변 사람들과 프로그램의 재미부터 생각했던 김주혁의 마음 씀씀이가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이 때 스텝들이 동시에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 또한 김주혁이 얼마나 따뜻한 사람이었는지를 보여준다.

tvN 제공
tvN 제공

마지막 드라마 작품인 tvN 월화드라마 '아르곤'에서 배우 김주혁이 맡았던 '김백진' 역할 또한 아직까지 여운을 남기는 장면 중 하나다. 드라마 속에서 김주혁이 연기했던 '김백진'은 방송사의 인물 소개에 따르면 '상관과의 술자리보다 정년 퇴임하는 방송사 운전사의 마지막 회식에 참석하고, 막내작가의 아픈 가족을 위해 백방으로 병원을 알아봐주는' 따뜻한 역할이다.

'아르곤' 측에서 방송 중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바에 의하면 김주혁이 꼽은 '아르곤' 속 첫번째 명대사는 "우리에게 산 자와 죽은 자를 가르는 150개의 스토리가 있다"였다. 김주혁 만큼이나 김주혁이 선택한 '김백진'이라는 인물 또한 '사건'보다 '사람'을 중심에 두는 휴머니스트였다.

MBC 제공
MBC 제공

예전 '허준'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로 '전광렬'이 있었다면 2013년 방영된 MBC 드라마 '구암허준'에서 김주혁은 그 자리에 보기좋게 비집고 들어가 드라마 '허준'의 각종 명장면을 자신만의 연기방식으로 채워놓았다.

드라마 '구암 허준' 중 병조의 반위를 치료하다 병증에 차도가 없자 허준의 손이 짤릴 위기에 처하는 장면이 있다. 허준은 "반위를 고칠 수 있다. 스승 유의태에게서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조롱하는 양예수에게 허준 역을 맡은 김주혁은 손이 잘릴 위기임에도 스승 유의태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이를 앙다물고 스승의 가르침을 전했다. 이 때 허준이라는 인물의 복합적인 감정을 그대로 담은 눈빛 연기는 허준의 명장면을 구암허준 판으로 대체하기에 충분했다.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포스터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포스터

영화를 보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아내가 결혼했다'라는 제목은 익히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새로운 남자가 생겼다며 그 남자와도 결혼하겠다는 자유분방한 연애관을 가진 아내의 남편 역으로 출연했던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김주혁은 아내에게 휘둘리는 평범남 역할을 맡아 오랜시간 관중들의 기억에 자리잡았다.

본지와의 인터뷰 중 "힘을 빼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던 김주혁은 이미 이 영화 속에서 눈에 힘을 주지 않은 자연스런 연기를 보여준 바 있다. 특히 이 영화는 김주혁을 2008년 제29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후보로 만들어주기도 했다.

CJ엔터테인먼트,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제공
CJ엔터테인먼트,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제공

지난달 열렸던 시상식인 '제1회 서울 어워즈'에서 김주혁은 영화 '공조'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김주혁의 말대로 "연기생활 20년 만에 영화로 처음 타본 상"이었다. 이후 이 수상소감은 많은 사람들에게서 회자되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한 매체를 통해 서울어워즈 시상 직후 인터뷰에서 김주혁은 "연기자니까 연기 잘한다는 말은 당연한 것이고, '잘 살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하는 영상이 공개돼 비보 직후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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