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인터뷰②]'아기와나' 손태겸 감독 "첫 장편 데뷔, 부담감 컸다"

입력 2017-12-0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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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AFA/CGV아트하우스
사진제공 = KAFA/CGV아트하우스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아기와 나'는 손태겸 감독의 열정과 믿음의 결과물이었다.

단편 ‘야간비행’부터 첫 장편데뷔작인 ‘아기와 나’까지. 손태겸 감독은 국내외 다수의 영화제에서 큰 주목을 이끌어냈다. 단편 ‘야간비행’의 경우 칸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3등상을 수상하는가하면 부산국제영화제, 미쟝센 단편 영화제 등에서 주목을 받았고, ‘아기와 나’는 제23회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에서 에밀기메상을 수상,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는 영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간 수많은 단편 작품을 통해 큰 주목을 받았던 손태겸 감독. 그렇기에 첫 장편데뷔작인 ‘아기와 나’를 만드는 과정은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또한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의 시나리오 장편과정에 선정되기까지의 고단함과 7천만 원이라는 제작 예산의 한계까지. 이처럼 ‘아기와 나’는 많은 고단한 과정을 거치면서 제작된 손태겸 감독의 소중한 첫 장편데뷔작이었던 것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씨네큐브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손태겸 감독은 첫 장편 데뷔에 대해 “부담감이 상당했다”고 얘기했다. 손태겸 감독은 이어 “(제가 연출한) 단편영화가 상을 받은 것도 저는 과분하다고 생각했다. 학교 다니면서 재능 있고 실력 있는 친구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그 과정에서 실력 차이도 많이 느끼고 그러다보니 상을 받고 나서도 내 실력으로 상을 받은 게 맞나. 이래도 되는건가 라고 스스로 많이 생각했다”며 “그러다보니 주변에서나 가까운 사이에서나 드려오는 얘기 중에는 실력이 대단한 것 같지는 않는데 상을 받았다더라 장편을 찍는다더라라는 소리도 있었다. 그래서 그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사진제공 = KAFA/CGV아트하우스
사진제공 = KAFA/CGV아트하우스

덧붙여 손태겸 감독은 “근데 한편으로는 괜히 전작들을 보신 분들의 기대치가 높아져서 실망을 하지 않을까라는 부담감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손태겸 감독은 KAFA 장편과정의 혹독한 경쟁을 통과한 뒤, 영화를 제작하면서 ‘아기와 나’에 대한 애착이 굉장히 강해졌다고 얘기했다. “KAFA 장편과정에 뽑히는 것 자체가 힘든 과정이었다. 저는 솔직히 떨어져도 무방했다. 왜냐하면 저보다 더 시나리오를 잘 쓰시고 실력 있는 분들이 많으셨다. 근데 막상 제가 뽑히고 작업을 하게 됐다. 이후 스태프들, 배우 분들과 함께 오랜 시간 같이 작업을 하게 되는 과정에서 애착이 강해졌다. 시나리오도 허점이 많았는데 이걸 같이 찍겠다고 희생해서 모여든 사람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관심과 애정이 많았고 애착이 강해졌다”

그렇게 시작된 7천만 원 예산 안에서의 장편 영화 제작. 혹시나 그 과정이 영화 제작에 있어서 고단함을 증가시키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손태겸 감독은 “단편 영화 찍을 때부터 제작비에 대한 문제는 항상 있었다”고 대답했다. 이어 손태겸 감독은 “대학교 입학하고 얼마 안돼서는 40, 50만원으로 찍어도 봤고, '야간비행' 때는 제 돈 200만원에 친누나 돈 100만원 빌려서 찍기도 했다”며 “그러다보니 열악한 환경에는 익숙해졌는데 장편은 또 다른 문제였다. 시간도 많이 걸리다보니깐 예산을 어떻게 줄일까라는 생각도 했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손태겸 감독은 그 과정에서 “제작팀이 살림을 잘 해줘서 스트레스 받지 않게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함께한 제작팀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손태겸 감독은 이어서 제작과정에서 예산과 관련된 에피소드 하나를 풀어내기도 했다. “하나 재미있었던 건 제가 학생일 때, 보통 거친 현장에 나가면 다들 예산 사정이 어려우니깐 막내 인건비부터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서 우선적으로 스태프들의 노동 가치를 줄이는 걸 많이 봐왔다. 그래서 나중에 내가 연출을 하게 되면 사람들의 일하는 것에 대한 보상과 배려는 해줘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근데 막상 이번 영화 제작비 회의를 하면서 지출 항목을 딱 보는데 더 이상 줄일 곳이 없더라. 자연스레 저도 눈이 계속 인건비 쪽으로 가게 됐다. 이래서 인건비를 줄이는구나 생각하면서 되게 씁쓸했다.”

사진제공 = KAFA/CGV아트하우스
사진제공 = KAFA/CGV아트하우스

하지만 손태겸 감독은 “처음 영화 들어가면서 인건비 항목은 소위 후려친다는 표현처럼 줄이지 말자고 했기 때문에 그 부분은 동결했다”고. 그리고 그 예산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으로 손태겸 감독은 “예를 들어 이동거리라던 지 그런 부분에서 줄여나갔다”며 “영화 촬영도 저희 동네와 저희 집에서 했다. 최대한 경제적으로 찍을 수 있는 장소나 차량에 대해 많이 아끼자라고 생각하며 진행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예산의 한계로부터 극 중 도일(이이경 분)의 집 장면은 손태겸 감독 본인의 집에서 촬영을 시작하게 된 것. 손태겸 감독은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한정된 시간과 예산으로 찍을 수 있는 가정집을 구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한 날은 장소 섭외를 위해서 돌아다니다가 촬영 감독님과 프로듀서님이 저희 집에 잠깐 쉬러 오신 날이 있었다. 그때 촬영 감독님이 집을 훅 둘러보더니 꼼꼼하게 안방도 보고 화장실도 보고 나가시면서 ‘예상을 하고 있었겠지만 현실적 대안은 연출 당신 집 밖에 없다’고 하셨다. 물론 저희 부모님도 계시고 어렵겠지만 영화를 생각하면 시나리오에 맞는 분위기를 현실적인 조건 안에서 모두 갖춘 곳은 여기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부모님에게 배려해달라고 부탁하면서 각종 골목길도 집 근처에서 찍으면서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손태겸 감독의 모습에는 영화를 향한 손 감독의 열정이 그대로 묻어나왔다. 이처럼 손태겸 감독의 열정과 믿음 하나로 시작하게 된 영화 ‘아기와 나’. 결국 그 열정은 영화의 완성도와 작품성으로 연결됐고, 손태겸 감독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당당히 성공적인 장편데뷔작을 새길 수 있게 됐다.

한편, 칸이 선택한 신예 손태겸 감독의 첫 장편데뷔작 ‘아기와 나’는 결혼을 앞두고 여자친구인 순영(정연주 분)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설상가상 속도위반으로 낳은 아기는 자신의 아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도일(이이경 분)의 혼란스러운 감정과 위태로운 선택의 과정을 담아내는 작품, 현재 절찬 상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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