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이병헌 감독이 '바람 바람 바람'을 통해 불륜을 미화하려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은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매제 '봉수',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 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제니'가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되는 상황을 그린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
이 영화는 코미디 영화의 새로운 이정표가 된 '스물'로 300만 관객을 동원한 바 있는 이병헌 감독의 신작이다. '스물'보다 스무살은 더 많지만 여전히 철 없는 어른들과 함께 만들어나간 어른용 코믹물이다.
'바람 바람 바람'은 '스물'과 마찬가지로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이 돋보인다. 하지만 '스물'이 덜 자란 청춘의 성장담이라면, '바람 바람 바람'의 경우는 누구나 흔들릴 만한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한 여자가 몰고 온 태풍보다 더 위험한 '바람'을 맞이하게 된 네 남녀의 이야기다. 이처럼 장르적으로는 '스물'에 이어 코미디이긴 하지만, '바람'을 소재로 삼은 만큼 불륜을 미화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연출을 맡은 이병헌 감독은 "체코 영화 원작이 있는데, 리메이크 제안을 받았다. 우리나라 정서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원작에서는 감정보단 상황을 따라가는데, 이 인물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궁금증이 생겼다. 상황이 아닌 감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의미가 있을 거다 싶었다. 감정에 신경을 쓰다보니까 미세한 차이로도 크게 감정에 차이가 나는 걸 느꼈다"고 연출 계기를 공개했다.
이어 "원작의 감정 자체가 어려웠다. 전사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우리 정서로 표현해야만 했는데 관객들이 이해할까 싶었다. 부정적인 소재인데 장르는 코미디라 우리가 의도했던 것과 달리 해석의 여지가 클 것 같았다. 밸런스를 맞추는 게 어려웠다. 말투 하나하나 정해놓고 가지 못했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병헌 감독은 "막장 코미디에서 그치길 원했다면 시작을 안 했을 것 같다. 불륜은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은 선에서 가장 큰 죄악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걸 코미디로 녹여보니 가볍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옹호하거나 미화하려는 여지가 있어서 그러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행동에 대한 변명을 외로움이라고 하더라. 그런 죄악은 외로움 안에서 당위를 찾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하찮은 쾌감에 대한 허무함을 전하고 싶었다"고 자신의 생각을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이병헌 감독이 최대한 밸런스를 맞추면서 불륜을 미화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한 만큼 '바람 바람 바람'이 소재 자체에 예민하게 초점이 맞춰지기보단 '하찮은 쾌감에 대한 허무함'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