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업리뷰]'살인소설', 잔인함 아닌 블랙유머로 버무린 촌철살인 스릴러

입력 2018-04-25 18: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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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살인소설' 포스터
영화 '살인소설' 포스터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소설가와 정치인이 만나 부딪히게 된다면.

김진묵 감독은 이 같은 기발한 상상으로부터 출발을 했다. 자신의 생각에 가장 거짓말을 잘하는 듯한 두 직업군의 만남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이다.

영화 ‘살인소설’은 보궐선거 시장 후보로 지명되며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은 ‘경석’(오만석)이 유력 정치인인 장인의 비자금을 숨기러 들른 별장에서 수상한 청년 ‘순태’(지현우)를 만나면서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는 24시간을 긴박하고 밀도 있게 그려낸 서스펜스 스릴러. 제38회 판타스포르토국제영화제 ‘감독주간’ 부문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하며 해외에서 먼저 작품성과 연출력을 인정받은 화제작이다.

‘경석’이 보궐선거 시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들뜬 마음을 갖고 현 국회의원이자, 자신의 장인의 비자금을 숨기러 들른 별장에서 ‘순태’와 얽히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극이 전개된다.

영화 '살인소설' 스틸
영화 '살인소설' 스틸

이 영화가 흥미로운 건 한정된 공간, 시간 구도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촘촘한 밀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순태’가 어떤 인물인지 가늠이 안 돼 긴장감을 계속해서 놓을 수 없다.

지현우의 변신이 돋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지현우가 그동안 로맨틱하거나 정의로운 쪽에 서있었다면, 이번엔 선악의 경계가 모호하다. 지현우 스스로도 카타르시스를 느낄 정도.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을 통해 연기 변신을 꾀한 만큼 그의 스크린 복귀가 어느 때보다 반갑다. 촬영장에 상주하며 상당한 양의 대사를 완벽히 소화한 것은 물론 각 인물을 대할 때마다 짓는 미소로도 차이를 둘 만큼 섬세한 연기력을 펼쳤다.

오만석 역시 기존 작품들 속 비리 정치인들과는 결이 다르다. 주도면밀하고 완벽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고, 상황을 수습하기에만 급급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연이어 발생해 관객들은 극의 방향을 종잡을 수 없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예측불가의 사건들이 쉴 새 없이 펼쳐지며 서스펜스를 극대화시킨다.

영화 '살인소설' 스틸
영화 '살인소설' 스틸

‘살인소설’은 서스펜스 스릴러라는 장르를 내새우고 있지만, 블랙코미디 요소도 곳곳에 배치돼 있다. 장르적 변주를 시도, 한국 사회의 정치 현실을 신랄하게 풍자했다. 정치 부조리를 블랙유머로 풀어냄으로써 신선한 재미를 준다. 정치적인 이권을 대가로 한 검은 돈의 거래, 아내의 친구가 내연녀가 되고, 정치적 야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짓을 일삼는 현실 정치인들의 모습이 영화 속에서 가감 없이 표현돼있다.

제목과 스릴러라는 장르로부터는 당연히 잔인함이 가장 먼저 떠오를 수밖에 없지만 오히려 블랙유머로 웃음이 터지게 되는, 독특한 스릴러가 탄생했다. 하지만 현실과 소설을 자유롭게 넘나들기에 내용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고 혼란스러운 순간도 많다. 정신 없이 흘러가는 데다,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듯한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감독이 담고자 한 메시지는 확연하게 전달되는 가운데 긴장하다가 웃고, 웃다가 긴장하는, 색다른 스릴러를 경험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연출을 맡은 김진묵 감독은 “거짓말을 가장 잘하는 두 종류의 직업군인 정치인과 소설가의 싸움을 이야기로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결코 가볍지 않은 현재 한국사회의 부조리를 신랄하면서도 유쾌하게 고발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개봉은 오늘(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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