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장민혜 기자]언론인들이 저널리즘을 다룬 영화 '더 포스트'와 '스포트라이트'에 대해 이야기했다.
23일 오후 방송된 JTBC '방구석1열'에서는 저널리즘 정신을 다룬 영화 '더 포스트'와 '스포트라이트'가 명작 매치를 벌였다.
이날 JTBC '밤샘토론' 진행자인 신예리 보도제작국장과 JTBC 이가혁 기자, 저널리즘 전문가 이재국 교수가 함께했다.
첫 번째로 다룬 영화는 펜타곤 게이트를 보도한 워싱턴 포스트의 이야기 '더 포스트'였다. 메릴 스트립은 여성 언론인으로서의 깊은 내면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변영주 감독은 "스티븐 스필버그는 우아한 상업 영화를 만들어냈다. '더 포스트'는 공기로 증명하고 보여주겠다는 걸 보여줬다. 마지막에 법원에서 내려올 때 그녀를 바라보는 여성들의 눈빛에 울컥하는 게 있지 않나. 그런 게 스필버그의 우아한 상업주의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신예리 국장은 "캐서린이 본인이 선택한 자리는 아니지만 그 자리에 어울릴 자격이 있음을 입증해 낸 거다. 사주로서 어려운 결정이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신예리 국장은 "'밤샘토론'을 5년 전 시작했을 때 댓글에 '시사토론 진행을 여자가 하지?' '손석희 사장이 직접 하지 않니?' '손석희는 중요한 걸 많이 해서 저 여자한테 맡겼나 봐' 등이 있었다. 100회 특집을 했고 이제 더 이상 그런 댓글이 없는 거 같아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라고 여성 언론인으로서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신예리 국장은 "미국 신문과 우리나라 신문 구조적 차이가 있다. 논설위언실과 보도국 사이에 방화벽이 강하게 구축돼 있다. 그니까 특정 후보 지지 선언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을 했다. 변영주 감독은 "차라리 대놓고 지지 선언을 한다면 기사가 객관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중립인 척하며 기사를 쓰고 있다"라고 전했다. 신예리 국장은 "그런 행태를 우리 독자가 수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할 거 같다. 언론사 스스로 떳떳하다고 해도 지금 같은 사회 분위기에서는 시기상조가 아닐까 싶다"라고 답했다.
이재국 교수는 "닉슨 대통령이 재선을 하려다가 실패할 거 같았다. 그래서 민주당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됐다. 그 사실을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그 전까지는 미국에서 저널리즘 위치가 높지 않았다.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미국 전체 저널리즘 스쿨에 학생들 지원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저널리즘 위치 자체를 바꿨다"라고 설명했다.
장성규 아나운서는 "'더 포스트'를 보면서 우리나라 2015년이 떠오르기도 한다"라며 운을 띄웠다. 이가혁 기자는 "조금씩 나왔는데 JTBC가 태블릿PC를 보도함으로써 실체가 있음을 보여줬다. 보도 이후에 보니 각 언론사별로 '국정농단'이란 그룹이 지어졌더라. 다른 언론사들도 다른 팩트, 줄기를 찾고 있었고 JTBC가 태블릿PC를 발견하니 다른 언론사들도 또 다른 줄기를 찾아낸 것"이라며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당시 이야기를 전했다. 이가혁 기자는 "오전 회의가 끝나면 큐시트가 나온다. 그날 큐시트가 오후가 될 때까지 비어 있더라. 오후 4시 회의가 끝났는데도 비어 있더라. 보도국 내부에서도 공유하지 못할 무언가가 있었다는 걸 알았다"라고 2015년 10월 24일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가혁 기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정유라 씨가 있다는 걸 접수하고 갔다. 수사기관도 못 찾는데 찾을 수 있을까 싶었다. 헛발질을 하는 과정도 보도했다. 교민들도 그걸 보고 서로 물어봐 주셨던 거 같다. 어느날 '발신자표시제한' 전화가 왔다. 또랑또랑한 50대 여성 같은데 제가 들은 바로는 덴마크에 간 거 같다고 했다. 그래서 덴마크에 갔다. 한국 밥솥이 창문에 딱 있었다. 이 집에는 최소한 한국 사람이 산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최순실의 검정색 밴도 있었다. 이틀을 기다려서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독일에서 덴마크로 출발을 한 게 12월 30일이어서 손석희 앵커한테 새해 인사를 드렸다. 나중에 말했더니 '나한테도 (취재 중인 걸) 숨겼냐. 보안의식이 철저하다'라고 칭찬해 주더라"라고 털어놨다. 취재하면서 정부나 권력에 대해 두려움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가혁 기자는 "JTBC에서 취재하면서 한번도 그랬던 적은 없다. 오보를 내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은 있다"라고 말했다. 신예리 국장은 "권력자들에게 문제제기를 하는 게 두렵다고는 생각해본 적 없다"라고 전했다.
두 번째 영화는 '스포트라이트'였다.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영화다. 임필성 감독은 "이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감동적이었다.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투자를 안 하려고 했는데 좋은 배우들이 출연하고 단기간 촬영하고 아카데미 상을 받았다. 가장 인상적인 상 중 하나는 미국 배우 조합상 캐스팅상을 수상했다. 전체 캐스트가 훌륭했다는 뜻이다. 리스트를 보면 대사가 있는 배우들 모두를 올려줬다. 훌륭한 상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변영주 감독은 "당시를 충실하게 재현하려는 태도를 보여준 영화"라고 덧붙였다.
윤종신은 "종교 관련 보도가 더 어렵지 않냐"라고 질문했다. 신예리 국장은 "정치 권력보다 종교 쪽이 어렵지 않냐고 하셨는데 마지막으로 남은 성역이었다. 보스턴도 그걸 건드린 거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재국 교수는 "종교의 문제도 있지만 신문사가 속한 지역 문제와도 결합돼 있는 거다. 동네 친구들이 보도를 말리고 옆집 신부를 고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가 권력에 대한 저항보다 훨씬 더 어려울 수 있다. 더 어려웠던 게 9.11 테러가 터지지 않나. 엄청난 충격에 그 기사를 내보낼 수 없는 상황이 되었지 않나"라고 말했다. 교황청 반응은 어땠냐는 질문에 신예리 국장은 "교황도 무시할 수 없어서 미국 성직자들도 모여서 회의를 했고 다음 교황이 사죄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일랜드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사죄했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변영주 감독은 "교황의 사과라는 건 세다. 오랜 기간 회의를 통해 결정하는 건데 이 사건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얼마 뒤에 사과한 건 엄중한 사건으로 본다는 의미다. 어떤 종교가 생명력을 갖게 되는 힘은 어떤 사건을 은폐하려고 오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공개하고 사과하는 거 때문에 생명력이 연장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속에서는 해당 사건이 보도되지 않자 기자가 항의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가혁 기자는 "주니어 기자들이 이게 왜 기사화 안 되냐고 데스크에게 따진다. 싸우고 하는 게 '뉴스룸'의 미덕이다. 실제로 부장이나 국장들도 치받아주길 바란다고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신예리 국장은 "'스포트라이트'를 보면서 현장에서 취재하던 게 떠올랐다. 취재 노트를 꺼내니 변호사가 집어넣으라는 장면이 보이지 않나. 대부분 취재원이 보이는 장면이다. 그걸 꺼내면 제보하려다가도 입을 다문다. 실마리가 되는 이야기가 나올 때 그 방을 나오자마자 막 화장실로 달려가서 스프링노트에 적는다. 아무 일 없이 간 것처럼 해야 한다"라고 취재 당시 일화를 털어놨다. 이가혁 기자는 "정유라 씨가 수업을 들은 어떤 과의 학과 사무실을 찾아갔다. 학과에서는 특혜를 준 입장이니 말하지 않으려고 했다. 두 번째 날 갔을 때 명함을 주고 나왔는데 말 안 하던 학과 직원분이 저를 따라서 나오더라. 그러더니 '아까는 다른 동료들이 있어서 말 안 했는데 점심시간에 연락 드릴 테니 근처에 계세요'라고 하더라. 그분이 어떻게 정유라가 특혜를 받게 됐는지 제보했다"라고 밝혔다.
'가짜 뉴스'에 대해서는 신예리 국장은 "저널리즘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변영주 감독은 "유튜브라는 공간이 허브라고 생각한다. 가짜 뉴스는 개인이 허브가 될 수 있는 걸 악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예리 국장은 "공급자 입장에서는 많은 에너지와 자원이 필요하지만 결국 탐사보도가 아닐까. 가짜 뉴스가 흉내낼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해 봤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