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최선 다해 후회되는 부분은 없다” 지난 2013년 영화 ‘더 테러 라이브’를 통해 데뷔하자마자 ‘천재 감독’으로 찬사를 받으며 주목 받게 된 김병우 감독이 5년 만에 신작 ‘PMC: 더 벙커’로 돌아왔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고립을 다루지만, 사건보다는 인물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김병우 감독은 극장에서 영화를 재밌게 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체험’이라는 키워드를 찾았고, 거기에서 ‘PMC: 더 벙커’가 출발하게 됐다고 알렸다.
“대중이 영상 콘텐츠들을 소비하는 방식이 현재와 앞으로 몇 년 후가 같지 않을 텐데 극장에서 영화를 재밌게 볼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골똘히 고민했다. 그러다 체험이라는 키워드가 생각났다. 또 직업이 군인이라고 하면 애국심, 전우애처럼 색깔이 고정적이라 이 공간 안에 돈을 벌기 위해 온 사람들이면 어떨까 싶어 PMC라는 소재를 삼게 됐다.”
무엇보다 ‘더 테러 라이브’에 이어 ‘PMC: 더 벙커’에서도 고립된 상황을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가 흥미롭다. 김병우 감독은 좋아해서라기보다 전작에서의 아쉬움을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컸단다.
“신을 연장 또 연장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다 보니 그런 식으로 시나리오를 쓰기가 훨씬 어렵다. 좋아하는 게 절대 아니다. 어찌 보면 전작에서 다 못한 부분을 이번 작품에서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찍었음에도 전작을 많이 봐주셔서 그런 엔진을 다시 사용하는데 있어서 큰 부담감이 없었다.”
‘PMC: 더 벙커’는 글로벌 군사기업(PMC)의 핵심팀 캡틴 ‘에이헵’(하정우), 북한 엘리트 의사 ‘윤지의’(이선균)라는 두 캐릭터 중심으로 전개가 된다. 극과 극이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콤비가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은 이번 작품에서 핵심 포인트. 김병우 감독은 전혀 다른 두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가 있었다.
“‘에이헵’은 사람 죽이는 게 직업, ‘윤지의’는 사람 살리는 게 직업이다. 확실히 대비시켜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사람 죽이는 게 직업인 사람이 여러 사건들을 거치게 되면서 살리는 게 직업인 사람을 살리려고 하는데 시나리오에서 큰 키워드였다. 그걸 출발점으로 세우고, 조금씩 구성해나갔다.”
그러면서 “아무리 사람을 죽이는 게 직업이지만, 그 사람도 사람인지라 갈등이 있을 거고 그 고민을 한꺼풀씩 벗기며 내면에 점점 다가갈수록 관객들과 친구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사실 ‘윤지의’는 중간에 개입되니 제대로 보여줄 여유가 없었다. ‘에이헵’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인데, 이선균이 연기하면서 영화가 훨씬 더 따뜻해지고 관계 맺기가 매끄럽게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인물을 중심에 내세운 건 김병우 감독이 ‘더 테러 라이브’에서 인물이 사건을 위해 소모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두 캐릭터와 관객들과의 교감을 가장 중요시한 셈이다. 하정우가 극중 분한 ‘에이헵’ 캐릭터의 액션 비중이 기대치보다 낮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더 테러 라이브’를 끝내고 생각해보니 인물이 사건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더라. 이번에는 사건이 인물을 위해 존재하게 하고 싶었다. 폭격 전에는 상황이 우선이다가 이후 인물이 우선이라고 할까. ‘에이헵’의 내면을 보여주기 위해 그가 총을 쏘면서 사건을 해결해서는 안 된다 싶었다. 주저앉혀서 관객들과 같이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 생각했다. 앵글 역시 바로 곁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계산했다.”
‘PMC: 더 벙커’의 명장면으로는 후반부 낙하신이 꼽힌다. 해당 장면을 위해 할리우드에서 상용화된 시스템인 프리비즈 시스템이 도입됐다. 김병우 감독은 최고의 액션신이자, 감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최고의 액션신이자, 최고의 감정신이라 사전 준비부터 마지막 CG 작업까지 힘을 쏟아야 한다 싶었다. ‘에이헵’이 액션을 거의 안 했는데 여기서 보여줘야 한다 싶었다. 이와 동시에 내적갈등을 극복하는 과정이기에 인물의 얼굴을 정확하게 포착하는 게 필요했다. 수십 차례 반복, 수정을 통해 프리비즈가 나와 이 정도로 유사하게 촬영이 된다면 결과물로 쓸 수 있겠다 싶었다. 나오는데 꽤 걸렸다.”
“‘PMC: 더 벙커’를 오래 걸려 준비한 만큼 미련이라고 할까, 후회되는 부분은 없다. 그만큼 최선을 다했다고 말씀 드릴 수 있다. 인물 바로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현장감을 극대화시키다보니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관객들도 있더라. 극장에서 느낄 수 있는 박진감이 듬뿍 담겼다. 새로운 형태의 이 영화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웃음)”

